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06-07-20   1050

인도적 문제를 압박수단으로 이용하나

미사일 문제 압박 카드로 대북식량비료지원 연계한 남한, 이산가족 상봉 중단으로 맞서는 북한, 모두 비난받아 마땅

남측은 쌀, 비료 등 대북인도지원,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재개해야

북한이 어제(7월 19일) 지난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남측이 쌀과 비료지원 논의를 거부한 것에 대해 남북이산가족 상봉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를 대북 인도적 지원과 연계한 남측 정부의 태도나, 이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 중단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 역시 인도적 사안을 서로에 대한 압박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와 대북 인도적 지원은 엄연히 구별되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지난 장관급 회담에서 정부는 미사일 문제와 연계하여 북한의 쌀, 비료 제공 요구와 이산가족상봉 논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지금도 정부는 북의 6자회담 복귀 등을 선행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태도는 보편적인 인도주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그 동안 지켜왔던 대북포용정책의 기본 틀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또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수록 인도주의적 지원과 교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보더라도 인도적 지원에 대한 우려나 중단 요구는 찾아볼 수 없다. 미ㆍ일의 추가 대북제재 시사 등과 같은 대북 압박 분위기에 원칙 없이 편승하여 남한정부가 국제적 규범에도 맞지 않게 인도적 지원 문제를 압박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사태 해결의 독자적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현명치 못한 일이다.

북한 당국이 남측의 ‘인도적 문제 악용’을 비난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또한 매우 유감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남측 정부가 먼저 쌀, 비료 지원 논의를 거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이유로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하겠다는 태도는 북측이 비난하고 있는 남측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

또한 북한은 남측 시민사회가 우려를 표명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 남측 주민들의 인식과는 전혀 동떨어진 ‘선군정치’ 발언 등을 함으로써 남측의 대북지원에 대한 여론 악화를 자초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북한의 오판과 그릇된 인식은 남측 내부의 대북포용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낳는 등 대북정책 전반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조성될수록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 아닌 북한 스스로이다. 북한의 신중한 언행과 태도가 요구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다시 강조하건대, 남도 북도 인도적 문제를 압박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인도적 지원이 압박수단이 되면 불신과 대결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남북은 각각 쌀과 비료 제공과 이산가족 상봉재추진 의사를 밝혀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한 현 국면에서 정부의 원칙에 충실한 대북 정책과 북측의 전향적이고 합리적인 대응만이 사태악화를 막는 길이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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