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저항은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

아시아평화연대 14일 추모제 참가 대표단 방한

“한국인들은 오만한 힘으로부터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비정상성을 수정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밝힐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이들과 함께 평화와 인간존엄성을 표명하며 함께 하고자 한다. 우리는 그동안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이들의 영혼에 애도를 드린다. 또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오만한 미국을 규탄한다.”

▲ 미국의 강압적 정책에 대한 세계민중의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평화연대 대표단들의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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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치사사건으로 촉발된 미국의 일방적 정책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분노와 반미시위에 아시아 이웃국가들도 공감과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 9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창립한 ‘아시아 평화연대(ASIAN PEACE ALLIANCE 한국, 일본, 필리핀, 중국, 파키스탄 등 17개 국가 평화단체 및 개인들로 구성)’대표단은 이날 시청 앞 광장에서 예정된 범국민평화대행진에 참석해 국제연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늦은 1시 반 참여연대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아시아평화연대의 연대사를 발표했다. 대표단으로서는 필리핀대학(사회·행정학)교수이자 방콕에 위치한 ‘Focus on the Global South’의 상임대표인 월든 벨로(Walden Bello)와 ‘군대폭력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여성행동(Okinawa Women Act against Military Violence)’의 구와에 데루코(Kuwae Teruko)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아시아평화연대는 이날 연대사를 통해 “남한 전역에서 퍼지고 있는 미군의 존재에 대한 강한 비판의 물결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반미시위의 흐름을 이해한다며 “두 여중생의 영혼에 대한 연민인 동시에 평화와 반군사주의를 향한 집단적 호소”이자 “미군주둔의 적법성과 미국의 독재에 대해 오랫동안 유보되었던 질문”이라고 전했다.

대표단을 통해 보내온 아시아평화연대 일본(Asian Peace Allince Japan)연대사 역시 두 여중생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함께 미군에 의한 민중의 목숨을 더 이상 잃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 내 다자간 안보틀 마련, 위협에 맞서자”

▲ 월든벨로 교수.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월든 벨로 교수는 이미 국내 일간지의 칼럼을 통해서도 익히 알려져온 인물이다. 그는 현재 한국인들이 매우 강력하고도 자발적인 방식으로 한미관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번 사건의 진행과정을 통해 자신의 모습, 한국의 모습, 약소국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나라 역사에서 보듯이 이런 인식의 순간은 순교자의 피에 의해 촉발되어 왔다”며 “두 여중생의 죽음이 지난 수십년간 다른 시위들이 이끌어내지 못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미군점령과 지배로 필리핀 민중들 역시 자유와 해방을 정착시키지 못해 분쟁과 갈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이 강대국의 전략적 이해 때문에 고통받아왔고 그래서 더욱 지금 한국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여중생들의 죽음을 보면서 이라크에서도 수만 명의 아이들이 죽임을 당할 가능성에 우려했다며 “아시아 민중들은 절대 평화에 대한 절대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함께 염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위협에서 아시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다자간 안보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에서 일어난 미군에 의한 범죄에 대한 사례 질문에 월든 벨로 교수는 필리핀 역시 사법권행사에 있어 필리핀 사법제도에 의해 피의자를 처리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992년에는 미군기지와 관련된 사법권의 불평등에 대해 미군철수운동이 대규모로 진행, 필리핀 상원이 미군기지 임대갱신을 거부하는데 이르렀다고 전했다.

구와에 데루코 사무처장은 주일 미군기지의 75%가 모여있는 오키나와 역시 불평등 지위협정으로 인해 미군이 범죄를 저질러도 군대 안에 있었다며 미일지위협정의 개정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95년 오키나와에서 있었던 미군 강간사건을 계기로 군대의 구조적 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조직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1월 또다시 오키나와에서 미군에 의한 필리핀 여성 강간사건이 일어났지만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정의 불평등성을 강조, 개정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군대를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대가 없어져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없어질 수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연대해나가자”고 말했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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