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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한미동맹
  • 2004.10.12
  • 572
  • 첨부 2

주한미군감축협상 타결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지난 6일 미국의 일방적인 주한미군 감축 통보로 시작된 감축협상이 타결되었다. 정부는 이번 주한미군 감축협상을 통해 철수 시한의 연장과 핵심전력부대의 잔류를 관철시킨 것을 큰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축을 협상카드로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해온 미국에 대해 한국정부가 제대로 협상력을 발휘했는지는 의문이다. 그 동안 한국정부가 예정된 주한미군 감축을 연기시키기 위해 미국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함으로써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말’로 주고 ‘되’로 받은 주한미군 감축 협상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미국 측 압력에 굴복하여 줄곧 미국 측의 일방적인 요구를 받아들여 왔다.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이라크 파병방침을 결정하면서 동시에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을 차단하려고 하였고 김선일씨 피랍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추가파병 방침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하는 등 미국 눈치 보기에 급급하였다. 급기야는 지난 9월 천정배 열린우리당 대표는 미국 측에 주한미군철수 시한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파병연장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시사하기도 하였다. 또한 용산기지이전과 LPP개정 등 한국 측의 엄청난 비용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주한미군재배치 협상이 타결된 것 역시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주장에 영향 받은 바 없다고 하기 힘들다.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정부는 애초 2005년까지 감축하겠다던 미군의 감축시한을 다소 미루고 일부 장비의 한반도 잔류와 전력증강 약속을 얻어낸 것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매우 자의적인 평가다. 사실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 GPR 자체는 아직 의회 승인여부도 결정 나지 않았고 그 수준과 범위를 두고 대선과정에서 논란이 지속되는 등 끝나지 않은 미완성의 계획이다. 따라서 주한미군 감축 시한 연장이 미국 내부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리 내세울 만한 성과가 못된다.

정부가 4개월만에 협상을 타결지었다고 강조하는 것은 도리어 국민의 ‘안보불안’을 핑계로 미국의 조기타결 요구를 이견 없이 수용한 단견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는 막연한 안보불안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이 협상의 장기적인 함의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고 신중히 협상에 임했어야 했다.

주한미군 전력증강과 작전범위 확대, 약 보다는 독이 될 것

이번 감축협상 결과,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력증강과 동북아 지역군화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110억달러를 투입하여 주한미군의 전력을 증강시키는 것이나 주한미군의 작전범위를 동북아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의 약이 되기보다는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의 일부 장비를 철수하지 않기로 한 것은 신속대응군으로 미군이 편재되는 전제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과장할만한 성과가 못된다. 도리어 주한미군의 작전범위 확대를 기정사실화하는 전력재배치를 동의해 준 것이 장래에 심각한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다.

주한미군이 동북아 지역으로 작전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외부 침범으로부터의 한반도 방어라는 주한미군의 주둔목적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의 분쟁에 한국이 휩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순순히 용인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주한미군의 작전범위 확대와 관련하여 정부는 주한미군의 역할전환에 대해 공식 논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한미군 기지이전이 주한미군의 새로운 기능과 임무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작전개념과 범위에 대한 사전 논의 없이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미 한미 정책담당자들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며 지역군으로의 역할전환을 인정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한미군감축연기를 위한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 약속은 있을수 없는 일

이번 협상의 조기타결을 위해 정부가 만약 이라크 연장 동의안 의결을 이면에서 합의하거나 하는 모종의 거래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기본 요구가 관철되는 전략적 협상을 타결해 주면서 파병연장동의라는 치명적인 선물까지 덤으로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게다가 폴란드,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 상당수의 파병국가들이 철군을 선언하는 마당에 한국이 파병연장을 약속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점에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 시 한 발언의 진위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하며, 정부 역시 주한미군 감축과 파병연장 동의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안보불안 심리무마하려 전략적협상 졸속추진, 미국협상전략에 휘둘려

주한미군재배치와 용산기지이전협상, 주한미군 감축 협상 등 일련의 협상들은 또 다시 일방적인 한미관계가 관철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정부는 일부 보수진영이 제기하는 안보불안을 무마하기 위한 국내정치적 강박으로 인해 중대한 전략적 협상에서 줄곧 미국에게 끌려 다녔다. 주한미군 감축 시한을 조정하는 문제는 미군의 동북아 지역군화, 재배치, 기지이전 등의 전략적 주제에 비하면 다분히 기술실무적인 문제였다. 한국정부는 감축시한 조정이라는 사소한 성과를 얻은 반면, 기지이전 협상, 주한미군의 역할변경 및 재배치 등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문제제기조차 변변히 하지 못한 채 전략적 협상을 마무리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시한을 촉박하게 제기하는 방식을 통해 한국정부로부터 미국의 재배치 전략을 큰 이견 없이 추인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략적 양보를 감추고 사소한 성과를 과대포장하여 홍보하는 등 고 협상결과를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는데 급급하고 있고, 기지협상 등 일련의 대미협상결과에 대한 내외의 문제제기를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주한미군 감축협상과 병행해서 추진했던 용산기지이전과 LPP 개정협상만 보더라도 기지이전 분담비용의 적정성 등 협상내용 전반에 걸쳐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고 급기야 법제처에서도 포괄협정, 이행협정 등 두 종류의 협정서를 성안하고 포괄협정만 국회비준을 받기로 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는 용산기지이전 국회동의안을 10월 중에 제출하기로 하는가하면 재원조달을 위해 용산기지 일부를 매각하기로 하는 등 주한미군 기지이전협정 처리를 일사천리로 강행하려 하고 있다. 용산기지이전협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논평 참조2004. 9. 22일자, 2004. 10. 6일자)

미래 한미관계를 규정할 최근의 일련의 협상에서 정부의 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점 역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공세적인 동북아 군사전략에 따른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협상들은 한반도 평화를 가늠할 중요한 사안들임에 틀림없다. 특히 주한미군의 기지이전과 한반도내 전력증강 문제는 주한미군의 동북아 지역의 분쟁개입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거점을 제공해주고 전력을 강화시켜준다는 점에서 한반도내 긴장을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휩싸일 우려를 안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점에서 주한미군 재배치와 전력증강을 승인한 이번 협상결과들은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을 뒷받침해주는 것으로 한반도평화에 입각한 협상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 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을 외치고 있지만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의 일환으로 강요되는 대테러전쟁에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전쟁질서에 편승하는 ‘협력’을 장래에 대한 고려 없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미국의 요구에 따라 한반도에 북한은 물론 중국을 겨냥한 첨단무기를 사재는 ‘국방’만을 외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동북아군사전략에 발목잡힌 정부, 지금부터라도 협상전반재검토해야

정부는 이제라도 최근 타결된 일련의 협상결과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재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첫째, 정부는 주한미군의 동북아 지역군으로의 역할변경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한미일 지역동맹에 대해서도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이에 따른 한미연합군의 작전개념 변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최우선으로 환수해야 한다. 작전통제권 환수는 엄연한 주권국가로서 취해야 할 당연한 조치이다. 한국 정부 스스로 한반도 위기를 관리하고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으로의 역할 확대에 따라 한국군이 유사시 어느 곳이든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이다.

세째, 정부는 의혹투성이인 용산기지이전과 LPP 개정 협상을 전면 재검토 하고 재협상해야 한다. 정부는 협상안을 전면 공개하여 제기되고 있는 협상과정의 문제점과 왜곡된 협상결과들에 대한 의혹을 적극 해명해야 한다. 이러한 의혹들이 규명되지 않은 채 국회비준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네째, 이라크 추가파병 연장동의안은 부결되어야 한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국제사회는 더 큰 테러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이라크 정세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또한 이라크 공격에 대한 거짓명분이 미국, 영국 내부에서조차 거센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파병국가들의 철수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움직임과는 상반된 이라크파병추가연장 조치를 강행해서는 안 될 것이며 국회는 연장동의안을 마땅히 부결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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