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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한미동맹
  • 200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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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처리절차조항은 지키지 않으면서 ‘국가기밀’ 같은 위헌적 조항은 금과옥조로 여기나, 전략적 유연성과 기지이전 협상 관련 감사원 감사거부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발표



감사원은 지난 주(5월 29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과 기지이전 등과 관련한 참여연대의 감사요청이 있은 지 100 여일 만에 감사 거부입장을 통보했다. “군사안보에 관한 한미간 협상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그 내용이 국가 기밀 및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감사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노회찬 의원이 헌법재판소에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상태이고, 반환기지 오염부담협상이 진행 중에 있어 감사가 협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주지하듯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협상 과정과 기지 재배치 등 이른바 한미동맹 재편에 관한 한미간 협의 과정과 결과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청와대 내부 문건과 국회, 언론을 통해 제기된 바 있다. 사실 주한미군이 재배치 될 평택기지가 정부 주장대로 한국방위를 위해서만 사용될 것인지, 이전 비용이 과연 얼마이며 대폭 증액될 가능성은 없는지, 반환기지 환경 복구비용은 누가 어떻게 부담하는지 등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부가 협정 비준 전에 호언장담했던 내용들에 대해 미국 측은 전혀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속속 밝혀지고 있어, 단순히 국회비준이 끝난 사안이라고 그냥 둘 문제가 아니라 국회보고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부터 검증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참여연대의 정책감사요청은 따라서,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미군기지 이전협상 과정에서 발생했던 ‘외교 각서 파동’ 같은 여러 가지 불미스러웠던 일들을 포함하여 협상을 담당한 정부 부처의 일처리의 절차적 내용적 타당성 따져보자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특히 3년 이상을 진행해온 한미동맹 재편 협상의 내용과 과정, 심지어 결과마저도 국민들에게는 물론 국회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마당에, 안보부서들에 대한 외부감사권한을 가지고 있는 헌법상 기구인 감사원인 국가기밀 사항이라는 이유로 정책감사를 포기한다면 과연 누가 이를 검증한다는 것인가?

우리는 감사요청에 대해 자체 훈령을 내세워 ‘국가 기밀과 안전보장 사항’으로 분류하고 감사원의 헌법적 법률적 책임을 방기한 감사원을 강력히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기지이전 협상 과정에서 해당부처가 매우 불합리하고 부적절한 협상태도와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루었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이 평화적 생존권과 막대한 재정부담을 안게 되었다는 점에서 감사원이 마땅히 감사에 나서야 할 사항들이다. 국가기밀이라 해서 감사원이 감사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민감한 내용을 다루는 부처에 대한 헌법적인 외부감사기관으로 감사원을 설치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 스스로도 감사원 개혁방향의 하나로 성역 없는 정책감사를 공언하지 않았던가? 감사원이 이번 정책감사 요청에 대해 낡은 시대에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던 ‘국가의 기밀 및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을 내세운 것에 대해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이는 중대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감사원 논리라면 국가안보와 관련되지 않는 문제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감사원은 ‘에너지 자원 개발과 공급사업’이나 ‘한국형다목적헬기사업(KMH)’와 같이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안들에 대해서 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따라서 감사원이 대미협상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하자와 왜곡 등과 같은 문제점들이 ‘군사안보에 관한 한미간의 협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기밀 혹은 안전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과 다를 바 없는 주장이다.

감사원이 감사대상이 될 수 없다고 내세운 또 다른 이유들도 역시 타당하지 않다. 감사원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관련하여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참여연대가 감사를 요청한 사항은 국회 권한 침해에 대한 판단을 묻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감사원이 현재 반환기지 환경치유 부담에 관한 한미간 협상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 것도 납득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참여연대가 이와 관련해 감사를 요청한 것은 지난 2004년 기지이전 협상 당시 미국 측의 반환기지 환경치유에 대한 법적 책임이 분명치 않다는 시민단체 주장에 대해 ‘반환기지 환경복구 부담은 전적으로 미국 측에 있다’며 기지이전협상의 성과를 강조하던 정부의 주장의 타당성과 정확성 여부를 평가하고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이러한 정부 측 주장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주한미군 측이 고수하고 있고, 국방부, 외통부 등도 애초 주장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는 분명히 밝혀져야 할 사항이다. 당시 정부 측 주장이 타당한 것이었는지 밝히는 것은 최악의 상황을 막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이다. 2004년 국회의원들의 기지이전 비용에 대한 감사청구가 협상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이를 좌절시켰던 것처럼, 협정통과 이후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마저 협상에 지장을 줄 것을 운운하며, 부실협상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번 감사요청 내용에 대한 감사원의 인식과 판단도 문제이지만 매우 부적절한 업무행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감사원의 자체 훈령이 ‘공익사항에관한감사원감사청구처리에관한규정’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청구가 접수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감사실시 여부와 관계없이 10일 이내 결정사항을 통보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100일이 넘도록 감사실시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았다. 감사여부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원은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다가 참여연대가 이러한 감사원의 태도에 공식 항의하고서야 그나마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자체훈령 중 자기책임 하에 국민에게 약속한 처리절차에 대한 조항을 이렇듯 전혀 지키지 않으면서,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은 감사요청을 받지 않겠다는 위법적이고 위헌적 훈령 조항만큼은 마치 금과옥조인 것처럼 감사거부의 사유로 내미는 태도도 이율배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감사원의 행태가 정부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 과정이나 평택 미군기지 예정지의 강제집행 등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파장을 우려하여 의도적으로 결정을 지연시킨 것이 아니길 바란다. 하지만 적어도 감사원이 100여일이나 답변을 유예해오다가 ‘국가기밀과 국가안보’를 내세워 거부를 통보한 것은 그 자체로 관료주의적 행태로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감사원의 거부논리는 ‘국민들은 몰라도 된다’는 식으로 협상을 진행해온 정부 태도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정책감사의 책임기관인 감사원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포기한 것이다. 한미동맹 재편과 주한미군기지재배치는 한 세대 이상 지속될 중대한 국가적 결정과정이며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이런 중차대한 국책사업 과정에서 정부가 일을 제대로 그리고 올바로 처리했는지를 자체 감사에만 맡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더 늦기 전에 감사원의 용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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