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08-04-10   969

NATO, MD 그리고 파병동맹

지난 주 4월 2일 루마니아에서 NATO 정상회의가 열렸다. 정상회담에 대한 대강의 평가는 결과적으로 부시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것이고 유럽 국가들이 미국이 지시한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병력 지원을 요청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병력지원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탈레반과 알카에다 전사들이 9.11 테러처럼 서방에 대한 공격을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토가 구소련의 바르샤바 기구에 대적하기 위한 군사 동맹체제 존속해 온 것을 넘어 이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원정 동맹”(Expeditionary Alliance)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유럽에서의 MD 시스템 확충을 강조하면서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MD 배치 반대 의사를 포기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는 유럽에 MD 기지를 세우려는 미국의 계획이 반러시아적인 행동이 아니며, 이란이나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폴란드에 MD 기지를 설치하고, 체코에 레이더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동맹국들의 이견과 러시아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토 회원국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 승인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는 아프가니스탄과 코소보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2008년 4월 3일 나토 정상회담은 50개 조항의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http://www.nato.int/docu/pr/2008/p08-049e.html)




MD 관련해서 나토 선언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탄도미사일의 확산으로 나토 동맹국의 군대, 영토 및 국민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MD 구축은 이러한 위협에 맞서기 위한 광범위한 대응 중 하나이다. 미국식 MD 체제의 이점에 바탕을 두어 예정된 유럽의 MD 배치가 장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의 동맹국 방어에 상당히 기여할 것임을 인정한다. 이러한 시도들과 NATO의 미사일 방어 노력과 연결시킬 방법을 모색하며, 상임위원회를 두어 미국의 MD 체제로는 보호가 불가능한 모든 동맹국의 영토 및 국민들을 위한 포괄적인 MD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것을 2009년 정상회담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나토와 러시아 간의 MD 협조 강화를 위한 일이 이미 진척되고 있음을 환영한다. 적절한 시기에 미국과 나토, 그리고 러시아의 MD 체제 동맹 가능성을 탐구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토는 미국식 MD 체제를 환영하지는 않았으나, 반대자들이 얻은 것은 유일하게 이 말 뿐이었다. 나토는 확실히 MD 체제를 좋은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미국식 체제를 수용하며, 나토 회원국들의 영토 전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어떻게 미국식 MD 체제를 보충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나토는 아직 MD 시스템에 얼마의 비용을 쓸 것인지 그리고 어떤 시스템이 미국식 MD 체제를  보완하는 것인지 결정하지는 않았다. MD 부가 시스템에 따른 예상 비용은 75-1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받아들일지 아니면 INF조약(1988년 6월 1일, “INF 조약”(중거리 핵전력 조약,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 Treaty)이라는 “군축조약”이 NATO와 구소련 사이에 체결되었다. 이 조약은 500~5500km 정도의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는 유럽 내의 핵미사일들을 모두 제거하겠다는 것으로 그 결과, 미국제 “퍼싱-2” 및 소련제 “SS-4, SS-5, SS-20” 등의 미사일들이 철수 또는 철거되었으며, 이것은 냉전 종식의 중요한 기점이 되었다) 폐기와 같은 반발조치를 취할 지는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또 다른 승리는 NATO를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까지 확장시킨 것이다. 비록 이번에 NATO에 가입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사실상 두 나라는 회원국 행동 계획(MAP(Membership Action Plan))을 획득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두 나라가 나토 회원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공식적인 회원국 행동 계획은 2008년 12월에 결정된다. 그루지야의 편입은 미국의 끝없는 일방주의 정책에 근거한 MD 계획과도 관련이 있다. 그루지야는 유럽에서 MD 배치를 위한 곳으로 폴란드, 체코에 이어 세 번째 지역으로 언급되고 있다.




핵무기와 관련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NAC(North Atlantic Council; 북대서양이사회; NAT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 하나의 보고서를 언급한 것뿐이다. 독일과 노르웨이의 군축 발의안에 대한 유일한 결과이다. 이사회는 이 이슈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받고 있지만 2009년 정상회담을 대비한 어떤 계획도 제시되지 않았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글로벌 NATO’라는 제안이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나토가 일본, 대한민국, 호주까지 확장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비전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아스나르(전 스페인 총리)의 제안 (http://www.democracy-project.com/archives/NATO Reform.pdf)와 Ivo Daalder(네덜란드 태생의 정치학자,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대외정책 선임연구원, 현재 바락 오바마의 대외정책 자문역을 맡고 있음)가 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기사 (http://www.foreignaffairs.org/20060901faessay85509/ivo-daalder-james-goldgeier/global-nato.htm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 계획은 리가(Riga)에서 있었던 나토 정상회담에서는 거부되었으나, 이제는 모든 종류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마구 생겨나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서 나토는 중요한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자신의 임무로 규정하고 나섰다. 이는 석유가 풍부한 지역에 대한 군사적 개입과 간섭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지시한 길을 따라가고 있는 듯하다. 최소한 유럽에서의 부시는 전혀 레임덕이 아니다. 이것은 미래에 있어 매우 나쁜 징조이다.  


* 이 글은 유럽에서 핵무기 폐기 운동을 하고 있는 www.bombspotting.be (벨기에) 단체의 글을 일부 인용했으며, 김중훈 자원활동가가 번역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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