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11-07-11   4761

[2011 평화캠프] 2011평화캠프를 다녀와서

 

캠프1.jpg

 

 

박언주 (덕성여자대학교 / 평화박물관)

 

 

언젠가부터 ‘평화’는 내게 너무 추상적이고 막연한 이미지를 가진 단어였다. 대부분의 내 또래들처럼 어릴 때 학교에서 통일 포스터를 그리면서 평화로운 세계를 꿈꿨던 적도 있었지만, 점점 커가면서 접하게 되는 세상에는 비단 전쟁뿐만 아니라 수많은 폭력과 대립, 분쟁들이 가득했고 한 개인은 그것을 바꾸는 데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갖게 되었다.

 

이번 평화 캠프 참여를 통해 통일 문제나 세계의 분쟁 문제에 대해서 점점 무감각해지는 내 자신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게 되길 바랐지만 처음에는 조금 걱정도 되었다. 학창시절 수련회나 수학여행 같은 활동을 제외하곤 딱히 외부에서 주최하는 캠프나 합숙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데다 활동 프로그램을 보니 토론이나 워크숍 등 평소에 익숙하지 않은 활동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특별히 평화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 없는 내가 활동에 잘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빡빡하지 않은 일정 속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새 나도 평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평소에 이렇게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평화에 대한 호기심, 혹은 열망을 가지고 모인 다른 사람들의 여러 가지 의견들도 내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영화 “전장에서 나는”을 보고 나눈 토론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토론에 피곤할 법도 했지만 모두들 돌아가면서 군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이라크 전쟁을 통해 본 세계 분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 낮에 한홍구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우리 안에 내재된 군사주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2박 3일의 길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일정 속에 나는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얻었다. “평화를 상상해봐”라는 이번 평화캠프의 타이틀처럼, 마지막 날 DMZ 평화기행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강 너머의 북한 땅을 바라보며 정말 오랜만에, 나는 평화를 상상하고 또 꿈꾸어 보았다. 무엇보다 이번 평화 캠프를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깨어있는 생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은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원래의 계획보다 적은 인원이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모두 공평한 기회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평화를 생각하고 실현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지낸 이틀의 시간동안 내 자신에게도 작지만 큰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취업이다 뭐다 당장 내 앞에 닥친 문제에만 신경 쓰며 평화에 대해서는 한없이 무디기만 했던 지금까지의 내 태도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좀 더 깨어있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평화캠프는 특별한 경험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참여하고 싶다.

 

 

 

첨부파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