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7-30   849

“대통령은 끝내 민족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인가”

단식 8일째 파병반대국민행동, 대통령 면담 요청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예뻐서가 아니라, 잘 나서가 아니라, 그가 이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거의 무릎꿇다시피 여기 와서 간절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더구나 이 더러운 침략전쟁은 끝나야 합니다. 우리 민족사에, 시대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노 대통령을 어리석은 선택을 민족사의 죄인으로, 그리고 우리 국민 전체를 역사의 죄인으로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합니다. 대통령을 만나서 대통령이 말하는 국익이 무엇인지, 미국과 어떤 얘기를 했는지, 이토록 간절한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왜 밀어 부치기만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파병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지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로 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의 얼굴은 수척했고 목소리의 톤은 낮았지만, 나즈막한 연설은 오히려 더 강한 호소력과 절절함이 배어 났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이 지난 25일 광화문 열린광장에 농성장을 만들고 파병철회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한 지 8일째,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의장, 문경식 전농 의장,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 최선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사무처장, 이영희·김미희·하연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각 단체 지도급 인사들은 뙤약볕 아래서 힘겨운 단식투쟁을 벌여왔다. 이들은 오늘(30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부시 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한국과 미국이 포괄적 동맹관계라고 발언했다”면서 “조약에도 없는 포괄적 동맹관계의 결과가 지금 부시의 국가테러 전쟁에 한국군이 전위부대로 파견된 것”이라고, 노 대통령의 파병강행을 규탄했다.

사회를 맡은 정대연 국민행동 기획단장은 “얼마전 북한 인권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됐는데, 미국은 이라크 침략 전에도 비슷한 법안을 만들었다”면서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에 대규모 탈북이 있었고, 8월에는 한국군과 미군이 을지포커스, 컴팩 등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일련의 정치군사적 긴장들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정 단장은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한 추가파병이야말로 민족의 생존을 불구덩이에 들고 들어가는 꼴”이라며 추가파병이 한반도 평화에 절대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결정임을 상기시켰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지난 23일부터 ‘파병철회 10만 릴레이 단식농성’을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을 거점으로 해서 전국 각지와 온라인 등에서 진행 중이다. 열린시민공원에서는 반전평화기독인연대와 천주교평화연대 등을 주축으로 한 예배와 미사가 매일 열리고 있고, 저녁 8시부터는 ‘파병반대 촛불집회’도 열리고 있다.

또 오전 12시부터 1시 사이에는 청와대와 미대사관 앞에서 파병반대 1인 시위도 참가단체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국 각지를 순례하고 있는 ‘전쟁피해자 도보행진단’은 7월 31일 오전 11시 영등포역 앞에서 서울 행사를 갖고, 오후 4시에 파병반대국민행동 농성단과 결합해 5시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장흥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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