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6-24   919

“모든 전쟁물자의 수송을 거부한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파병반대 총력투쟁’ 선언

24일도 고 김선일 씨 추모촛불집회가 계속된 가운데 이 자리에 참석한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파병을 막기 위한 민주노총의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항공연대와 항만 화물노조는 모든 전쟁물자의 수송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면서 “오는 29일에는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10만명의 조합원들이 거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계가 노동 현안 이외의 정치사회적 현안으로 전면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으로, 그 파급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수호 위원장의 목소리는 비장했다.

“오늘도 우리는 촛불을 들고 여기에 모였습니다. 우리가 모이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를 안고 모였습니다. 노동자 김선일, 먹고살기 위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역만리 달려갔던 노동자 김선일 씨가 지금 목이 잘린 채 싸늘한 시체로 쿠웨이트에 있다고 합니다. 그의 잘린 머리는 우리의 목입니다. 무기를 들고 자기들 땅으로 들어오는 그 나라의 목을 그들은 자른 것입니다. 전쟁의 노예가 돼서 아무 명분도 없는 전쟁에, 우리와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이라크 민중에게 총을 겨누러 오는 그 나라, 그 정부, 그 국민들의 목을 밴 것입니다.”

이수호 위원장은 “침략전쟁을 반대하는 모든 투쟁에 민주노총이 중심에 설 것”이라며 향후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26일 광화문을 포함한 대규모 전국 촛불집회에 적극 참석할 것입니다. 29일에는 10만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거리에 나설 것입니다. 산하 연맹들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습니다. 항공연대 조합원들은 오늘 이라크로 가는 군인과 전쟁물자의 항공수송을 거부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화물하역노조 역시 항만을 통해 나가는 모든 전쟁물자의 수송을 거부키로 했습니다. 전교조는 학생들에게 이 사태의 진실을 알리고, 왜 우리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켜야 하는 지 교실에서 학생들과 대화할 것입니다.”

국회에서 파병반대 무기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천영세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있었던 대정부 질의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 부르며 비판했다.

천 대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밥그릇 싸움으로 개점휴업상태였던 국회가 오늘 갑자기 열려 대정부 질의를 했는데 민주노동당은 왕따를 당했다”면서 “각 정당의 질문과 장관들의 답변은 한마디로 짜고치는 고스톱이었다”고 오늘 있은 대정부 질의를 강력히 비판했다. 천 의원은 “장관들은 국제적 약속, 한미동맹, 국익 등의 답변을 앵무새처럼 되뇌이며 추가파병의 불가피성을 되풀이했고, 김선일 씨의 피납에서 피살까지 드러난 숱한 의혹은 하나도 밝혀지지 못했다”면서 “민주노동당은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 헌법이 부여한 모든 조사권한을 발동해 고 김선일 씨의 피납 은폐의혹을 철저히 밝히도록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여기 있는 촛불이 절대 꺼져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추모집회엔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으며, 지난 촛불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시민들의 모습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였다. 파병반대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26일 광화문을 포함한 전국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갖고 정부의 추가파병 결정 철회를 압박할 계획이다.

장흥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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