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칼럼(pd) 2014-07-22   1960

[2014 강정생명평화대행진②] 생명의 발걸음, 평화의 몸짓에 함께해주세요

제주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2014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됩니다. 이에 강정마을회,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와 <오마이뉴스>는 대행진을 앞두고 제주해군기지의 안보적, 환경적 문제점, 입지타당성 문제 등 최근 들어 다시 제기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의 끝나지 않은 문제점들을 짚어보는 칼럼을 연속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① 바다에 가라앉은 150억, ‘너구리’ 탓만은 아니다 (윤상훈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② 생명의 발걸음, 평화의 몸짓에 함깨해주세요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③ ‘부담’될 게 뻔한 제주해군기지,그만둬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④ 제주해군기지, 제2 세월호 될까 두렵습니다 (고권일 강정마을 부회장)

⑤ 연산호 가득한 바당밭, ‘강정바당’이 사라진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⑥ 어떻게 감옥 갈 생각 했냐고요? 여기선 가능해요 (김동원 강정지킴이)

 

2만t 거대 케이슨도 휘청, 강정 주민들 말이 맞았다

[2014강정생명평화대행진②] 생명의 발걸음, 평화의 몸짓에 함께해주세요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

레미콘

▲  제주, 강정마을 ⓒ 노순택 제공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된 지 벌써 7년, 그러나 이를 둘러싼 갈등은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도, 그들의 저항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언론의 시선으로부터, 그리고 군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을 뿐입니다. 그러나 감춰진 것은 드러날 수밖에 없고 진실은 스스로 행진하는 법입니다.

 

최근 제주해군기지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7월 초, 태풍 너구리가 제주 인근을 스쳐 지나갔을 때, 해군기지 건설 현장의 2만t짜리 케이슨은 3기나 속절없이 파손되거나 원위치를 이탈하고 말았습니다. 2012년 볼라벤에 이어 두 번째 파손입니다. 불과 2년 동안 두 번이나 태풍에 의해 거대한 케이슨이 무너져 내린 것은 강정이 태풍의 영향에 민감한 지형으로서 해군기지 건설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민들의 일관된 주장을 뒷받침해줍니다. 

 

제주해군기지, 한미일 군사협력 거점 되나

 

한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주해군기지의 안전성도 새롭게 재조명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2012년 국무총리실은 해군기지 건설공사의 설계상의 오류를 인정하면서 “안전상의 이유로” 해군기지(민군복합항)로 진입하는 항로를 변침각 77도에서 30도로 변경하였습니다. 하지만 30도로 급변침하여 기지로 들어오는 새로운 항로가 과연 안전한지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이 항로는 서건도와 범섬 사이를 가까스로 통과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이 항로를 지나는 함정이 조금만 항로를 이탈해도 서건도 주변의 암초 지대에서 좌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미 항공모함과 15만t급 크루즈선 등이 수시로 오고 갈 해군기지 항로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의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제주해군기지의 군사적 위험성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미·일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짐짓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경계하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난 수년간 미·일과 함께 군사훈련과 협력을 강화해왔고, 미사일 방어협력도 진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매년 제주 남방해역에서 탐색구조훈련이라는 명분으로 미 항공모함과 한·미·일 3국의 이지스함 등이 동원된 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가 한·미·일의 대중국 군사협력의 거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이 확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진실이 행진하는 그 길에 함께해주세요

 

이 숱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정에서 아닌 것을 아닌 것이라고,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모두 끝난 것 아니냐고 주민들을 위축시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강정 주민들은 아직도 싸우고 있습니다. 

 

부서진 케이슨에 대해, 애초부터 잘못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제2의 세월호 참사를 우려하게 하는 졸속 안전 진단에 대해, 이제는 잊혀져가는 세계 평화의 섬 약속의 이행에 대해, 무엇보다도 이 나라 방방곡곡에서 쫓겨나고 내몰리는 이들의 평화적 생존권에 대해 집요하게 묻고 또 묻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리고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14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개최됩니다. 제주시에서 출발해 강정으로 마음을 모아 행진합니다. 강정 주민들과 함께 걸어주십시오. 강정 주민들과 함께 시민들과 함께 진실이 행진하는 그 길에 함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바로가기 >> 

**  이 글은 <한겨레> 2014년 7월 21일자 신문 ‘왜냐면’ 란에 중복게재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한겨레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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