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서한] 진정한 평화를 외면하는 제주해군기지 백지화해야

강정, 사진 http://cafe.daum.net/peacekj
사진출처 cafe.daum.net/peacekj

 

박근혜 정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문

진정한 평화를 외면하는
제주해군기지 백지화해야 합니다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이곳 해비치호텔 등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과연 이번 제주포럼을 통하여 진정한 제주의 평화에 대한 의제들이 다뤄질 지는 의문이다. 평화의 화두가 이번 포럼을 통해 꽃을 피우려면 ‘세계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의 명칭에 걸맞게 평화 의제가 비중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 말의 성찬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주의 최대 현안이자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평화를 저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주도정의 최고 책임자인 우근민 도지사는 어제 포럼 관련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제주포럼에 강정주민들은 오지 말라고 해라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등 여전히 한심한 작태로 스스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29일 이틀간 강정마을회 등은 평화의 땅 제주에서 2013 생명평화포럼을 진행했다. 제주포럼에 비해 규모에서는 소박했을지라도 제주 땅에서 진정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들은 너무나 소중했다. 

평화는 전쟁을 준비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소설가 현기영 선생도 이번 포럼에서 밝혔듯이  “4․3 때는 인명 학살, 지금 강정에서는 자연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 명분도 절차도 이미 상실한 강정 제주해군기지는 평화를 파괴하는 것이며 있는 그대로의 평화인 자연을 파괴하는 지름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군기지에 이어 필연적으로 다가올 군관사, 공군기지를 비롯한 여러 문제들은 제주의 땅이 평화의 섬이 아니라 동북아 군비경쟁의 섬, 전쟁의 섬, 갈등의 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였다. 

나아가 제주에서부터 전쟁기지가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실천적인 고민들을 모아나가는 자리였다. 

 

박근혜 정권 출범 100일이 다가오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국민행복시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국민행복시대가 열리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국민과의 소통은 커녕 대한민국 곳곳이 절규다. 여전한 쌍용차 문제, 밀양에서 강정에 이르기까지, 국민행복시대가 아니라 국민의 행복을 빼앗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먼저 앞선다.

한반도의 정세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쟁의 위협이 제거되지 못한 채 오히려 대결적인 정책으로 국민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고, 평화를 위한 노력들은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 비난받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 촉구한다. 국민행복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강정해군기지를 백지화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면 강정해군기지를 백지화해야 한다.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 저항하고 평화를 위해 싸울 당연한 권리가 있다. 정권이 제대로 못한다면 주민의 힘으로, 연대의 힘으로 지켜나갈 것이다. 강정마을의 평화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제주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 이미 선언했듯이 강정에 평화의 바리케이트를 하나 둘 씩 만들어 갈 것이다. 연대의 함성과 몸짓으로 거짓 평화를 걷어내고 강정을 생명평화의 마을로, 세계 평화운동의 새로운 진원지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2013년 5월 30일

강정마을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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