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재배치는 ‘신속기동군화’ 등 역할변화와 관계없다?

평택미군기지와 정부의 거짓말 I-③



○ 정부는 주한미군 재배치가 미군의 역할변화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는 사실로 전혀 다름.

○ 미 측은 해외미군재배치를 추진하는 이유는 불분명한 위협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중무장한 붙박이식 주한미군을 경량화, 첨단화, 기동력 있는 ‘신속기동군’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음.

○ 이미 지난 2004년 시민단체들은 미군기지의 평택으로의 이전이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즉, 한반도에만 주둔하는 붙박이군에서 동북아 신속기동군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음.

○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해석이라면서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더라도 주한미군이 수행하던 임무와 기능은 유지되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지역방위군화’, ‘동북아 기동군화’의 우려는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음.

○ 또한 정부는 미 2사단이 미래형 사단으로 개편되어 세계분쟁지역에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는 신속기동군이 된다는 사실, 즉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와 미군 재배치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하였음.






* 용산기지이전협정 해설 (외교통상부, 2004)

– 주한미군은 서울에서 수행하던 임무와 기능을 평택지역에서도 수행

– 임무와 기능 : 한미상호방위조약상의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임무와 기능

– 유엔사, 연합사, 주한미군사의 연락사무소를 서울에 유지

– 주한미군의 ‘지역방위군화’, ‘동북아 기동군화’ 우려 해소

* 김수권 외교통상부 북미3과장(국정브리핑 2004. 8. 19)

– 주한미군의 동북아 기동군화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부터 따져보아야 할 것이나, 만약 그것이 현재 한·미간에 진행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재조정을 두고 하는 말이라면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주한미군의 재조정은 세계적 안보환경의 변화, 군사기술의 혁명적 발전, 우리국민들의 시민의식의 성숙에 따른 균형적 대미관계에 대한 요구, 우리의 국력 신장에 따른 자주국방능력 향상 등을 고려하여 지난 50년동안 성공적으로 유지되어온 한미동맹을 현대화하여 한·미연합방위능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유지·향상시켜 나가기 위한 작업입니다. 주한미군 재조정이란 북한의 무력도발 억지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기존의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그 배치와 구성을 조정하는 것이지 주한미군의 주둔목적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주한미군의 주둔목적이 대한민국의 방위에 있다는데 대해서 한·미간에 아무런 이견도 없습니다.

* 주한 미2사단 한반도 `붙박이’로 기능 (연합뉴스, 2004. 8. 20)

– 미 측은 주한미군의 개편과 관련해 2사단을 2개 여단(UA)으로 짜여진 미래 형 사단급 부대(UEx)로 운영하다 유사시 하와이와 주일미군 등에서 4개 UA를 증원받아 군단급 규모로 발전시키고 미 8군사령부는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현 행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이번 회의에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구상중인 UEx는 당초 소문과 달리 동북아시아의 기동 군으로 기능하는 게 아니라 평소 한반도에 `붙박이’로 남아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미 8군도 존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 김수권/외교통상부 북미3과장 (프레시안, 2004. 11. 9)

– 용산기지이전 합의서상 임무와 기능이란 크게는 한미상호방위조약상 규정된 임무와 기능이며 작게는 현 용산기지의 임무와 기능이다. 소위 동북아 지역군이니 동북아 기동군이니 하는 말은 최소한 용산기지이전 합의서상 임무와 기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주한미군의 임무와 기능이나 한미동맹의 발전방향 같은 문제는 장차 한미가 진지한 논의를 통하여 개척해 나가야할 과제이다.

* ‘한미동맹 재편 논의 관련 질의서’(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2005. 10. 25)

– 참여연대: 미 2사단 개편과 평택기지로의 이전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역할확대를 의미한다는 주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 국방부(국방부 답변서, 2005. 11. 15): 미래형운용사단(UEx)는 다양한 위협에 신속하고도 효율적,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전력구조를 경량화, 기동화, 첨단화하는 미국의 군사변환 계획에 따라 전 세계 미군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미 2사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평택으로의 이전은 도심지역 균형발전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여건 보장, 기존 미군시설 활용, 비행기 및 항만 기반시설 활용 가능 등의 이유로 결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한반도 방위를 넘어선 동북아지역의 전략거점’ 이라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사안입니다.



○ 그러나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미 2사단은 2004년 하반기부터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미래사단으로 개편되기 시작하여 2005년 6월 세계 최초의 ‘신속기동군’으로 탈바꿈되었음.






* 미 2사단 미래형 사단으로 개편 완료 (국방부 뉴스, 2005. 7. 11)

– 주한 미2사단의 2UEx로의 새로운 개편은 지난달 16일 완료됐으며, 이는 해외 주둔 미군 가운데 미래형 사단으로 개편된 첫 번째 경우다. 개편 작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착수됐으며 새로운 2UEx는 1전투UA·다기능항공UA(MFAB)·포병UA·직할 본부대대(Special Troops Battalion)로 편성됐다. 유사시에는 미국 내외에서 2∼5개 UA까지 증원된다.

* “‘전략적 유연성’은 미래 한미동맹 발전의 핵심”(차두현, 국정브리핑, 2006. 1. 24)

– 2004년 주한미군이 이라크 전장에 투입된 것은 전략적 유연성 개념에 입각한 것이며, 그 동안 미국이 구사해왔던 군사전략은 모두 전략적 유연성을 기본 가정으로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현재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GPR) 계획 역시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의 원활한 추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 리언 라포트 전 주한미군 사령관 인터뷰 (중앙일보, 2006. 4. 3)

“미국 밖에서 스트라이커 여단으로 재편된 유일한 여단이다. 지금 100%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더 가볍고, 더 강력해졌다. 다른 미군 여단들도 2여단 모델을 따를 것이다.”

* 주한미군 이미 ‘유동군’ 탈바꿈 (조선일보, 2006. 1. 21)

– 주한미군은 이미 전략적 유연성에 맞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바뀌었다. 지상 전력의 주력인 미 2사단은 이미 지난해 6월 미래형 사단인 ‘운용부대 X(UEX·Unit of Employment X)’로 개편을 마친 상태다. 몸집을 가볍게 해 더 이상 한반도 ‘붙박이군(軍)’이 아니라 전 세계 분쟁지역에 기민하게 투입될 수 있는 ‘유동군(流動軍)’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2사단 예하 1여단도 새로운 편제인 ‘작전부대’(UA·Unit of Action)로 바뀌었다. UA, UEX는 미국의 신국방전략인 군사 변환(Military Transformation) 정책과 전 세계 미군재편계획(GPR)에 따라 기존의 여단·사단 편제를 전면 개편한 것이다. ‘가볍지만 펀치력 있는’ 부대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미 본토를 제외하곤 해외 주둔 미군 중 주한미군이 가장 먼저 UA, UEX 편제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주한미군이 평택·오산을 ‘허브(중추)’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택과 오산은 각각 항구, 공군기지를 갖고 있어 주한미군의 병력과 장비가 들락거리기 좋은 곳이다.



○ 이렇듯 미 측은 한국과의 기지 재배치 협상이 진행 중이었던 2004년 하반기에 주한미군 개편을 추진하였고 현재는 이를 완료시켰음. 이는 주한미군이 과거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지역을 투사 대상지로 삼는 신속기동군, 유동군으로 주둔 목적이 바뀌었음을 의미함.

○ 그러나 정부는 미 측이 미군기지 재배치를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변화를 꾀한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부정해왔음. 이미 2003년 FOTA협상 당시 미 측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였고, 2003년 이래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중요함을 공동성명으로 발표해왔다는 점에서 정부가 미군기지재배치를 통한 주한미군의 역할변화를 몰랐다고 보기 어려움. 중대한 안보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정부가 서둘러 합의해주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변화 가능성을 부인했다고 밖에 볼 수 없음.

○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군사변환 정책과 해외미군재배치 계획에 따른 것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기본 전제로 하는 것임. 지난 1월 19일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해줌으로써 주한미군의 임무와 기능의 확대, 변화는 더욱 구체화되었다고 할 수 있음. 이러한 사실들은 평택에서 주한미군이 같은 임무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신속기동군화’의 우려는 없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임.


평화군축센터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