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2-05   871

파병반대국민행동 “파병, 국민대토론회로 정하자”

12월 9일은 국회의원 일대일 면담의 날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정당의 파병논의 일정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파병여부에 대한 공개 국민 대토론회를 제안하고 나섰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12월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무현 대통령과 4당의 이라크 파병강행에 대한 입장과 파병저지 계획”을 밝히고 이같이 제안했다. 또한 12월 8일에서 12일까지 국회의원 개개인에게 파병찬반 의사를 물으며 파병반대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한편 오는 12월 20일 전국에서 상경하여 광화문에서 ‘파병반대 평화실현 인간띠 잇기 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12월 20일 전국 상경 투쟁, ‘파병반대 평화실현 인간띠 잇기 대회’

이라크 한국인 피살 사건과 이에 따라 높아진 파병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파병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으며, 국회가 정상화됨에 따라 곧 파병안을 확정하여 국회 비준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정부에 대해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국회를 압박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4당대표 회동이 “파병비준을 위한 정부의 막후협상 자리가 되어 밀실협상을 통해 4당의 당론이 결정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국민여론 외면한 정치적 야합을 통한 4당의 파병안 결정”을 막기 위해 총력투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노 대통령과 4당 대표에게‘파병문제에 대한 공개 국민대토론회’를 제안했다. 파병문제는 대통령과 각 당 대표가 만나 밀실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 아니므로 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파병문제에 대한 국민대토론회’를 노무현 정부가 무조건 거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참여’를 국정운영의 대표적 방침으로 걸고있는 참여정부가 이러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견수렴’을 거부한다면 스스로의 존재근거를 무너뜨리는 모순에 빠져들게 되기 때문이다.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대통령과 4당대표를 압박하는 것과 동시에 국회의원 개개인에 대한 압박투쟁도 진행된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파병 찬반여부를 조사하는데, 특히 12월9일을 ‘국회의원 일대일 면담의 날’로 선포해 국회의원 전원에게 파병반대 여론을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구에서도 지역구의원들을 상대로 파병반대 압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내년 4월 총선을 대비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국회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적 참여와 여론집결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대중집회와 사이버시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일각에서 ‘연내 국회결의안 통과설’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파병여부에 대한 논란이 정점을 이룰 12월 20일 광화문에서 ‘파병반대 평화실현 인간띠잇기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날 인간띠잇기를 위해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전국에서 상경키로 잠정 결정, 이 날 행사는 연중 최대규모의 반전행사가 될 전망이다.

또한, 15일과 20일에는 오전11시와 오후9시에 각각 2시간동안 청와대를 향한 사이버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12월 6일에는 서울 시청에서 ‘2003민중대회’, 매주 화요일에는 전국 곳곳에서 ‘파병철회를 위한 거리연설회’가 열릴 예정이다.

“독재시절에는 민주화운동하다가 죽고, 이제는 부도덕한 전쟁터에 가서 죽으란 말이냐”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자국민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국익이 어디 있냐”며 피살사건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파병전선 이상없음을 선포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외교라인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먼저 이번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곽경해 씨와 김만수 씨 유가족들에게 애도와 위로를 전하고는 “국민들이 죽어도 파병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이냐”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임기란 민가협 공동의장은 “제 국민이 죽은지 채 사흘도 되지 않았는데, ‘지체없이’ 파병실행을 외치는 대통령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파병하고 싶거든 제 자식을 보내라. 지난 독재시절 민주화운동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억울하게 죽어갔는데, 이제는 부도덕하고 명분없는 전쟁에 가서 죽으란 말이냐. 어머니들의 이름으로 파병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재복 수사

한달동안 이라크 바그다드를 비롯해 한국파병시 주둔 예상지역인 모술과 키르쿡 지역을 다니며 민간지원을 펼치고 11월30일에 귀국한 김재복 천주교 수사는 현지 사정과 한국군 파병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반응을 증언했다.

김 수사는 “이번 2차 방문과 지난 1차 방문을 통해 1400명의 이라크인들을 만났는데, 미국을 지지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라크인들은 파병이 아닌 민간지원과 교류를 원한다. 한국군이 이라크에 간다면 지금 미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분노가 한국군에게 전해질 것이다. 이라크인들은 미군을 죽이듯이 한국군도 죽일 것이다라고 한다”며 정부와 국회조사단의 현지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현주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