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해군은 야만적인 구럼비 발파 당장 중단하라

해군은 야만적인 구럼비 발파 당장 중단하라

-눈과 귀 닫은 해군, 시민과 법 위에 군림하려 하는가
– 구럼비 파괴는 평화적 해결노력, 군에 대한 민간통제, 민의 훼손하는 행위


해군이 오늘 오후 3시 구럼비 바위 시험발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평탄화 작업을 한다면서 구럼비 바위를 훼손해온 해군 측이 시험발파를 통해 구럼비 바위를 본격적으로 파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참으로 무모하고 야만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의라는 것을 최소한 의식하고, 존중하는 해군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지금 해군이 하고 있다. 해군은 구럼비 발파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주지하듯이 제주해군기지건설을 중단해야 할 이유는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최근에만 하더라도 제주도의회는 20일 동안 실시한 해군기지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기지공사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제주해군기지에 관한 이중협약서 체결, 크루즈 동시 접안 능력 문제, 문화제 발굴조사와 관련된 불법적인 부분공사 시행, 환경영향평가 이행 등에서 중대한 오류와 하자들이 재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루즈항 설계와 관련하여 국방부의 재검증을 요구했던 제주도도 오늘(10월 6일) 군의 일방적인 구럼비 시험발파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제주해군기지건설에 관한 그 어떤 문제제기에도 해군은 아예 눈과 귀를 닫아버린 모양이다. 오로지 해군기지건설을 되돌릴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하기 위해 기지공사를 서두르고 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해군과 경찰은 주민들과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신부와 취재기자에게까지 물리적 폭력과 위협을 가하고 있다. 오늘도 경찰은 구럼비 발파에 항의하던 한경례 제주여성농민회 회장과 문규현 신부를 연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해군은 자신들이 파괴하는 것이 수만년을 그 자리에 지키고 있던 구럼비 바위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해군은 지금 제주해군기지건설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평화적 해결노력들도 파괴하고 있다.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의사는 물론 정치권의 정당한 문제제기에도 개의치 않는 해군의 태도는 군에 대한 민간 통제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정도면 시민 위에 군림하는, 법 위에 존재하려는 해군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해군에게 해군기지를 용인해줄 이유가 없다. 제주해군기지건설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이유는 더욱 분명해졌다. 더 큰 불상사와 저항에 직면하기 전에 해군은 즉각 구럼비 시험 발파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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