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제주 강정마을회장 구속은 무력진압의 신호탄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제주 강정마을회장 구속은 무력진압의 신호탄

– 대화여론 묵살하고 공안 분위기 조장하는 군, 검경, 보수언론을 규탄한다

지난 8월 24일 서귀포경찰에 의해 체포·연행된 강동균 마을회장과 주민 1명, 평화활동가 1명을 상대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행자 전원 석방 약속을 저버린 경찰의 신의 없는 행동과 구속 영장을 신청한 검찰의 무분별하고 불합리한 처사에 항의하던 문정현 신부 역시 25일 체포돼 아직(26일)까지 풀려나지 않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오히려 마을주민과 협상했다는 이유로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을 전격 경질했다. 우리는 마을의 대표인 강 회장에 이어 종교계 어른인 문 신부까지 체포한 검경의 태도에 경악한다.

 

지난 24일은 제주해군기지의 타당성과 갈등해소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가 합의한 예결소위 명단이 국회에서 공개되는 등 국회 논의가 시작된 날이었다. 그런데 사건 당일 해군이 보란 듯이 크레인을 조립하기 시작한 것은 누가 보기에도 공사재개로 간주할 만한 것이었다. 여기에 놀란 마을 회장과 주민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항의하게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런데 경찰은 항의하는 주민들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신속히 체포했다.

 

이런 정황을 잘 알고 있는 서귀포 경찰서장은 주민들의 항의를 경청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장은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해 합리적으로 대응한 경찰서장을 전격 경질했고, 검찰은 대화의 최종채널인 마을 회장 등 3인에게 구속영장을 전격 신청했다. 게다가 검찰은 오늘 공안대책회의까지 열어 민형사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등 강경 대처 방침을 밝히기까지 했다. 검찰과 경찰의 태도는 이런 처사는 제주강정마을 주변에서 발생하는 이유 있는 갈등을 대화와 협상 없이 오직 공권력으로 진압하는 방식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아집과 만용이다.

 

우리는 정부에 이번 연행자 전원을 석방하고, 머리 숙여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김황식 국무총리, 김관진 국방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한상대 검찰총장 등이 사과하지 않고 계속 공권력을 투입해, ‘제2의 용산 참사’, ‘제2의 쌍용차 사태’와 같은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우리는 그 책임을 행정부에 물을 것이다.

 

또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와 일부 인터넷 보수 언론에도 엄중히 경고한다. 제주 해군기지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을 친북세력, 종북세력, 반정부 세력 등으로 규정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2008년 광화문·시청앞광장을 가득 메운 60만 시민을 상대로 했던 이념논쟁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과 다른 입장에 선 사람들은 모두 숙청해야할 상대인가. 보수 언론은 해묵은 색깔론을 꺼내 도민과 국민을 죄인 취급하는 보도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

 

국방부와 해군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없이 무력을 사용하여 들어오는 해군기지는 마을주민들에게도 제주도민들에게도 환영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제주 강정마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우리는 정부에 다음을 요구한다.

1. 강동균 마을회장, 문정현 신부 등 연행자 전원을 즉각 석방하라.

2. 조현오 경찰청장은 제주도에 파견한 육지 경찰 병력을 즉각 철수시키고, 제주도민 앞에 공권력 투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

3. 김황식 국무총리, 김관진 국방장관은 먼저 제주도민과 강정마을 주민에게 사과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공사 중단을 약속하라.

4. 보수 언론은 해묵은 색깔 논쟁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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