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TV 현장영상 2003-10-06   1232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한국 전투병 파병반대!

– 9.27 국제 반전 공동행동의 날, 서울 등 4곳에서 행사 개최- 이라크인 나신, 영화배우 이병헌 씨 뜨거운 박수 받아



박상철 (참여연대 회원)


전국민중연대 등 400여개 단체로 구성된 ‘9.27 국제반전공동행동 조직위원회’는 27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등 전국 4곳에서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9월 27일은 팔레스타인인의 이스라엘에 맞선 항쟁(인티파다) 3주년을 기해 전세계 반전운동단체들이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항의하는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로, 한국에서도 이 날 행사를 위한 조직위원회가 구성되어 준비를 해왔다.

반전콘서트로 시작되어 전쟁반대 연설, 국제연대메시지 낭독, 결의문 채택 등으로 이어진 이 날 행사에서는 특히 이라크 청년과 영화배우 이병헌 씨가 연설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라크의 현지 상황을 전하러 나온 이라크인 나신 씨는 “지금 이라크에선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그러나 이번에 파병을 하면 이미지는 나빠질 것이고, 이들을 상대로 한 폭탄 테러도 있을 수 있다” 며 한국군을 이라크에 파병하지 말 것을 역설했다.

이병헌 씨는 “전쟁을 원치 않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무고한 이라크 시민들과 어린이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저에게는 한총련도 민주노총도 익숙하지 않지만, 전쟁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다”고 하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대북 적대와 압박으로 한반도 위기와 긴장을 조장하는 부시가 이라크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지름길”이라며, “유엔의 승인과 무관하게 한국군 전투병 파병은 절대 안 되며, 이미 파병돼 있는 제마·서희 부대도 당장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친 후, 탑골공원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주최측은 서울 집회에 약 7천명, 부산 집회에 500명, 인천과 전주 집회에 각각 15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결의문>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노무현 정부는 한국 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지 말라!

지난 5월 1일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이라크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 미군 중부사령관 존 아비자이드도 시인했듯이, 지금 이라크에서는 게릴라전의 형태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이라크 전쟁이 9·11 테러와 무관했음을 인정했다. 또, 이라크 침공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석유에 대한 지배권과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위한 것이었음이 밝히 드러나고 있다.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은 점점 “수렁”에 빠지고 있다. 부시가 종전을 선언한 이래 이라크 민중의 공격 등으로 사망한 미군 숫자가 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 숫자보다 더 많다. 매달 40억 달러(약 4조 8천억 원)가 넘는 전쟁 비용도 부시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사태가 악화되자 부시는 결국 유엔에 손을 내밀었다. 9월 7일 부시는 외국 군대의 동참을 호소하고, 미국 의회에 870억 달러(약 101조 8천억 원)의 전비 추가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 국가들과 일본은 부시의 요구에 미온적이다. 이미 병력을 파견한 오스트레일리아도 추가 파병을 거부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한국 전투병을 파병하려 한다. 한국 전투병들은 이라크 치안 유지 활동을 맡을 것이고, 그만큼 사상당할 위험도 크다.

지금 이라크 민중은 미군 점령에 맞서 자유와 해방을 위해 싸우고 있다. 한국 전투병은 그런 이라크 민중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될 것이다. 한국군 추가 파병은 곤경에 빠진 미국의 이라크 점령 통치를 강화해 줄 뿐이다.

미국이 유엔의 승인을 얻어 다국적군의 외피를 쓴다 해도 한국 전투병 파병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거짓말과 증거 조작에 기초한 불법·불의의 전쟁은 유엔의 승인이 있든 없든 불법·불의다. 더구나 유엔은 이미 1991년 이라크 전쟁과 그 이후 13년에 걸친 경제제재로 이라크 민중의 삶을 파탄낸 장본인이다. 이라크 민중이 유엔을 미국의 외교 정책 도구쯤으로 여기고 적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따라서 유엔의 승인과 무관하게 한국군 전투병 파병은 절대 안 된다. 이미 파병돼 있는 제마·서희 부대도 당장 철수해야 한다. 이라크에 발목 잡힌 미국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로 난관에 봉착한 부시는 한반도에서 북한을 강경하게 압박하는 것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대북 적대와 압박으로 한반도 위기와 긴장을 조장하는 부시가 이라크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지름길이다.

오늘 9월 27일은 이스라엘의 점령과 억압, 학살에 맞서 팔레스타인 민중이 제2차 인티파다(항쟁)를 시작한 지 3주년 되는 날이다. 오늘 세계 각국에서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는 국제 반전 공동 행동이 벌어진다. 우리는 진정한 평화와 정의를 염원하는 세계 반전 운동의 일부로서, 미국·한국·이스라엘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하나, 노무현 정부는 한국 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지 말라!

하나, 미국은 한반도 위기 조성 중단하라!

하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점령을 중단하라!

2003년 9월 27일

9·27 국제반전공동행동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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