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국회가 직면한 상황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기점으로 사회 곳곳에서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학계·종교계·문화계 등 사회 각계에서 시국선언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고, 국민여론은 시국선언의 주장이 일부 지식인만의 의견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KSOI 6/8, ‘시국선언 공감한다’ 59.6%).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마저 탄압하고, 국정쇄신 민심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한 발 앞서 민심을 살피고 적극적으로 청와대에 국민의 요구를 전달해야 할 집권여당은 오히려 한술 더 떠 ‘일방독주 청와대’의 ‘최선봉 돌격대’를 자임하고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미디어관련법 등 갈등법안을 야당과의 논의나 국민적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하려는 태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미디어법이 민생법이라고 주장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이런 박약한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지 않은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도 정도가 있다.
지금 집권여당 한나라당은 의제 설정, 갈등해결 방식에서 일방적으로 청와대에 끌려 다니면서 입법부인 국회를 행정부 아래로 끌어내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다시 지적하지만, 한나라당이 해야 할 일은 단독국회를 소집하고 ‘표결처리’로 야당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법안에 대한 폭넓은 여론 수렴의 의지를 밝히고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다. 미디어관련법 등 MB악법을 강행처리하지 않겠다는 믿음을 국민과 야당에게 심어주고 여야 협의를 통해 국회 운영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정도임을 한나라당은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국회의 권위를 세우는 것이고, 국회 제1당으로서의 소임에 걸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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