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야 말 좀 들어!⑧] 인권위·선관위가 동의한 법, 국회는 왜 막나?

인권위·선관위가 동의한 법, 국회는 왜 막나?

국회정치개혁특위, 18세 참정권 등 선거개혁안 통과 시켜야

대학YMCA 홍상표 간사

 

이 글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정치개혁 공동행동의 공동기획 연재 기사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정치야 말 좀 들어!①] 예산동결-의석확대로 선거제도 개혁해야

[정치야 말 좀 들어!②] ‘촛불’이 특정 정당 반대? 문제는 선거법이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③] ‘촛불 정치’, 이렇게 가능하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④] 32살에 교육부장관, 스웨덴이라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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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야 말 좀 들어!⑥] “이승만 정부 물러가라” 외쳤던 중학생은 어디로?

[정치야 말 좀 들어!⑦] ’20대 개새끼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 2018 지방선거는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 인권 이제 시작합시다. ⓒ 강민혁

 

민주주의의 발전은 억압적 권력을 줄이고 차별을 최소화 해온 과정입니다. 점점 더 많은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함께 이 사회를 꾸려나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온 역사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확장하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가장 실질적으로 상징하는 제도는 선거입니다. 시민의 대표 자격으로 정치를 할 권리, 누군가를 선택할 권리를 말합니다. 이런 이유로 성별과 연력, 계층을 넘어 전체 구성원의 어느 수준까지 선거권을 보장 하는가가 민주주의 사회의 척도를 나타냅니다.

 

우리는 수십 년을 이어온 거대 정당의 양립 정치 구조에서 오염된 권력과 그로 인해 가려진 크나큰 폐단을 목도하였습니다. 국민적 공분은 이 해결을 지난한 정치권에게 온전히 맡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발현되어 촛불혁명을 이루어내었습니다.

 

그날 서울 광화문의 함성에는 수많은 10대 청소년들의 외침이 섞여있었고, 거침없는 발언과 독자적인 집회 및 가두행진 또한 확인하고 지지하는 자리였습니다. 탄핵 직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18세 참정권에 대한 의제를 거론하기 시작하였고 여야를 가리지 않는 유력 정치인의 긍정적 발언도 소개되었습니다.

 

 

18세 참정권을 주장하는 이유

 

 

▲ 2013년 12월 산타복장을 한 대학생들이 국회 앞에서 국가장학금 예산을 증액하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시민촛불혁명은 청소년의 정치참여권리에 당위성을 증명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미 탄핵정국 이전부터 이러한 주장과 활동은 있었습니다. 지난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선거권 연령기준 하향권고를 했습니다. 2016년 8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서에도 선거권자 연령을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안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국민주권의식을 몸소 행동으로 보여준 청소년들에 정치참여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정치이슈에 대해 관심을 거두길 바라는 당리당략이 여전합니다. 민주주의의 발전과 참정권확대라는 대의 원칙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18세 참정권을 주장하는 이유는 국방, 납세, 혼인, 공무담임권 등 국민의무와 권리의 상징을 넘어 살펴봐야합니다. 교육정책이 그렇습니다. 청소년과 바로 직결되는 교육은 정책이 마련되면, 시행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이 교육정책을 판단하고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17대 대선 때 나온 대학반값등록금 정책이 그랬습니다. 선심성 정치공약에 당시 청소년들은 공약에 대한 지지 또는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정치적 판단행위를 했습니다. 

 

지난정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과정에서 일부 학교가 이를 채택하자 국정교과서를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집단행동이 있었습니다.

 

학교 밖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판단과 비전으로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는 청소년의 행위도 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기본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육감 직선제 이후 파격적으로 나온 다양한 혁신 정책들은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이해와 맞닿아 있고 이에 따른 자기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한 행위 또한 정치적 의사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청소년 아르바이트를 통해 최저시급과 노동인권과도 직결되는 등 청소년 생활환경의 중요한 부분들이 정치로 연계되며 이를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특히 교육감선거에서조차 청소년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청소년층이 기본권 있어 차별받고 있는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의 손으로

 

청소년의 정치참여에 대해 미성숙하다고 저평가하는 논리의 본질은 특권의식입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8세 선거권을 반대해선 안됩니다. 인생의 어느 단계에 이르렀을 때 가능한 영역으로 구분 지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시대의 유권자는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 선거제도에 대한 기본적 구조를 이해하는 바탕에서 정보와 소신을 가지고 투표에 임합니다. 청소년들도 충분히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향유하는 능력과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청소년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정치기사를 접합니다. SNS를 통해 집단지성의 장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사회이슈에 대한 자기주체성을 스스로 학습하며 정립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청소년 참정권 반대논리에서 제기하는 ‘맹목적인 정치집단성’을 보이는 것이 아닌 정치적 의사결정에 있어 소신을 드러내는 성향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중앙선관위도 선거권연령 하향제안의 이유로 정치.사회의 민주화, 교육수준의 향상,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교류로 인하여 18세에 도달한 청소년도 독자적인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하여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갖추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18세 참정권에 대해 ‘3년을 유예하자’는 언급을 하는 등 눈에 보이는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며 촛불로 나타낸 정치개혁의 메시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18세 참정권을 맞는 적정 시기는 지나도 한참 지나 있습니다. 국회의 발언은 정당차원의 대비와 체질개선을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것으로 그동안 청년청소년정책과 참정권 보장에 얼마만큼 소홀했는지를 반증할 뿐입니다. 국회는 입법부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확대의 원칙에 따라 18세 참정권을 조속히 개정해야합니다.  

 

 

피선거권 연령 제한, 70여년 동안 그래도

 

 

▲ 지난 9월 20일 국회 앞에서 정치개혁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표심을 왜곡하는 지방성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 장소화

 

 

청년은 ‘내일’이고 청소년은 ‘미래’입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문제까지 감안한다면, 청소년 문제는 시급히 다뤄저야 할 정치적 과제입니다. 하지만 관련법 정비는 요원합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중 65세 이상 노인혜택과 관련한 내용이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법안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청년연령대의 국회의원이 극소수이고 노년의 국회의원이 대다수인 상황과 비춰보면, 무관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청년정책의 부재와 그 해법의 요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20대 의회에 20대 청년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등원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선거를 제외한 피선거권연령이 25세 이상인 관련법의 제약과 청년의 직접 정치활동을 크게 반기지 않는 정치풍토가 만든 상황입니다.

 

법이 보장하는 전 연령으로부터 선출된 공직자가 정치적 계산으로 특정계층만을 대변하는 입법 활동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적폐입니다. 균형 잡힌 구조에서 세대별 감각과 정서를 대변하며 부족한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은 새로운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우리사회는 국방의 의무와 같이 청년층에 중대한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는 반면 국가 운영을 평가하고 새롭게 정립하는 기회를 제공함에 있어서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기득권이 지배 권력을 협소화하고 공고히 하기 위해 청년의 능력과 가능성을 평가절하 하는 구도에서 오랜 세월 희생되어 왔습니다.

 

촛불혁명 이후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몸을 숙인 각 정당은 청년의 정치참여를 앞 다투어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청년정치실현을 위한 의지와 구체적 개혁 당론 없이 젊은 이미지구축 위주로 청년을 소모하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피선거권 연령은 재정된 이래 70여년이 다되도록 단 한 차례도 개정된 적이 없습니다. 기본권과 평등권을 보장하고 지향하는 헌법국가임을 대의로 정치권은 이번 개혁의 부름에 정당히 응답해야합니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포괄한 참정권 연령을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출직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인 과다한 기탁금을 낮추는 등의 제반사안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고 국가들은 서로 영향을 받기도 수용하기도 하며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국가 구성원 모두에 대한 존엄성과 기본권에 기초하는 사회라면 더 완벽해지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정치개혁청년행동에서는 촛불혁명 이후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한 국회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의지를 분명히 하여 18세 참정권을 비롯한 청년의 정치참여보장을 위한 선거법개혁안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 대학YMCA 홍상표 간사

* 상기 칼럼은 정치개혁공동행동 참여 단체 활동가들의 자유로운 연재로 이루어지며, 오마이뉴스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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