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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감시센터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 국민이 감시합니다

  • 20대
  • 2019.10.04
  • 1617

‘국회’하면 국민 신뢰도 꼴찌, 걸핏하면 싸우는 모습, “국회 문 닫아라” 등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국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불신, 무관심은 국회가 내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경험, 정치 참여로 인한 효능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회가 밉다고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니 국회가 일을 잘하게 만드는 것은 유권자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창립 순간부터 의정감시 활동을 해온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국회가 국회답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의감록’(議監錄)을 연재합니다.

* 본 칼럼은 10월 3일부터 격주 목요일에 <the300>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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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국정감사란 국회가 위원회별로 일정 기간을 정해 소관부처들의 정책집행과정 전반을 감독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국정감사 주체는 위원회다. 기간은 정기회 전에 언제든 30일 이내로 할 수 있다. 다 같이 할 필요도 없다. 어떤 위원회는 4월에, 다른 위원회는 5월에 해도 된다. 하지만 현실은 ‘법 따로 집행 따로’다.

 

올해 국정감사 개시일은 10월 2일이다. 법에 따르면, 벌써 국정감사를 시작해서 9월 2일 정기회 개회 전에 끝나야 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정기회 기간 중에 국정감사를 진행중이다. 사실 국회는 2012년 법 개정 이후 단 한번도 정기회 전에 국정감사를 마쳐본 적이 없다. 물론 ‘본회의 의결’을 거쳤기 때문에 위법인 건 아니다. 하지만 왜 매년 ‘다만..’으로 시작하는 예외조항이 적용되는 걸까?

 

올해 국회가 20일 남짓한 기간 동안 감독할 기관 수는 788개다. 국정감사 대상기관이 가장 많은 위원회는 교육위원회로 91개, 다음으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82개, 법제사법위원회 76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75개 순이다. 국방위는 10월 2일 하루에만 28개 기관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하루 27개 기관을 감사한다고 한다. 위원회들이 짧은 시간에 이 많은 기관들을 제대로 감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위원회별로 3월에 00개, 4월에 00개 등으로 나누어 연중 감사를 하면 좀 더 내실 있는 감사가 가능할텐데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게다가 왜 꼭 같은 기간에 25개 위원회가 몰아서 기관감사를 해야 할까? 교육위원회는 5월, 법제사법위원회는 7월에 하면 안 되는 걸까? 국정감사는 국회가 행정부를 감독하는 제도인 동시에, 시민들에게 행정부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런데 20여일 동안 25개 위원회가 788개 기관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쏟아내는 정보로는 도통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어렵다. 이렇게 운영되다보니, 국감이 끝나면 정부운영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국회의원 개인들의 개인기에 의존한 이미지만 남게 되는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국정감사 관행에 국회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 국정감사를 하려면, 국회가 행정부처에 자료를 요구하고 부처가 내놓은 자료를 바탕으로 국회의 사전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국회와 행정부처 사이에 자료를 요구하고 제출하고 감사일정을 잡는 일이 조율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국회는 연초에 위원회별로 감사일정을 잡아 소관부처에 통보하고, 소관부처는 위원회별 감사일정에 충실하게 자료를 제출하며, 국회는 정기회 전에 감사를 완료해야 한다.

 

이건 단순히 법적 일정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국정감사 일정이 밀릴수록 국회의 예산심의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행정부는 매년 8월 이전에 다음연도 예산안을 제출한다. 올해도 8월 21일에 이미 제출해놓았다. 법대로 일정이 진행되었더라면 국회 예산심의는 두 달을 더 벌 수 있었다. 그런데 국회는 국정감사를 통해 지난 해 재정집행내역을 따져봐야 다음연도 예산이 적정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올해 국정감사가 10월 24일에야 끝나니까, 예산심의가 가능한 기간이 두 달이나 지연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지금 국회법은 예산안 자동부의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예산안 통과 법정기한인 12월 2일을 지키기 위해, 기한 내 예산안 심의가 완료되지 않더라도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게 해놓은 것이다. 그러니 올해 예산심의 가능기간은 11월 한달여밖에 없다. 물론 올해가 절대로 특별하지 않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계속 그랬다. 그래서 더 심각한 문제다. 내년도 예산은 500조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정감사도 문제지만 예산심의 문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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