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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감시센터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 국민이 감시합니다

  • 20대
  • 2019.10.17
  • 1139

‘국회’하면 국민 신뢰도 꼴찌, 걸핏하면 싸우는 모습, “국회 문 닫아라” 등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국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불신, 무관심은 국회가 내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경험, 정치 참여로 인한 효능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회가 밉다고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니 국회가 일을 잘하게 만드는 것은 유권자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창립 순간부터 의정감시 활동을 해온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국회가 국회답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의감록’(議監錄)을 연재합니다.

 

* 본 칼럼은 10월 3일부터 격주 목요일에 <the300>에 게재됩니다.

 

 

지난 몇 달간 정치권은 물론 지지자들을 소모적인 세력대결로 몰아넣었던 조국 장관의 지명과 임명은 조 장관의 사퇴로 일단락됐지만 그것이 남긴 문제점은 실로 크다.

 

그 과정에서 불거진 개인적인 치부와 진영 싸움도 문제지만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은 제도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우리의 정당들은 사안의 해결보다는 정쟁의 도구로만 바라보고 이를 상대를 비난하고 스스로의 지지층 결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지지자들의 세력대결과 분열양상을 중재하기보다는 이의 뒤에 숨어서 방관하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정당의 무책임성은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국회의 활동을 마비시켰다.

 

사실 매년 하반기는 국회가 가장 바쁘게 스스로에게 부여된 책무를 다해야 하는 시기이다. 국회는 일상적인 입법활동 이외에 정기국정감사를 통해 행정부의 정책실행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지난해의 국가재정에 대한 결산과 차년도 예산에 대한 심사를 해야 한다.

 

이 중 현재 시점에서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국가재정에 대한 심사권을 갖고 있는 국회가 스스로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이다. 국가재정의 조정과 결정은 자원배분, 소득분배, 경제 안정 및 성장 등에 관한 거시적인 경제계획에 직결되고 국민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요컨대 국가의 재정은 정치공동체의 안정적인 운영에 토대를 제공하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원칙에 입각해서 수행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며, 때문에 이에 대한 심의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

 

헌법을 통해 국가재정에 관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 국회는 행정부에 의해 편성・제출된 예산안을 심의・확정하고, 예비비와 추가경정예산의 편성, 국채의 모집과 국가에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 등에 대해서도 의결권을 갖고 있다.

 

재정에 대한 심의 주체를 규정하고 있는 국회법에서도 국회는 정부가 제출하는 예산안이나 결산을 일반 법률안의 심의절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국회법은 정부예산안의 국회 제출시간은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매년 9월 3일)으로 이에 대한 국회의 예산안 의결시한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매년 12월 2일에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국회가 복잡한 정부의 예산안을 심사할 수 있는 기간은 90일에 불과한데, 그나마 부여된 90일의 예산안 심의기간도 정파적인 갈등과 파행으로 인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게다가 소위 국회선진화법의 일환으로 도입된 예산안자동부의제로 인해 자칫 국회가 예산안 심의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시한에 급급해 예산안을 확정할 개연성이 높아져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는 행정부에 비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국회가 가뜩이나 제도적으로 심의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국회가 국가재정에 대한 통제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은 국회 예산안의 최근 심의결과를 보면 명확하다. 제출된 정부의 예산안은 총액을 기준으로 거의 차이가 없이 확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그 처리도 매번 법정기한을 넘기고 있어 국회가 재정심의에 있어서 그다지 능동적이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의감록]조국 법무장관 사퇴 이후 국회가 해야 할 일

 

또다른 문제로 예산안 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국회 활동 감시의 불투명성을 들 수 있다. 국회법으로 예산안 심의과정이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로 이원화되어 있음에도, 실질적으로는 전문성을 가진 상임위원회보다는 정파적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붙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의해 심의가 결정된다.

 

더욱이 전체 예산안 세부내역의 조정을 담당하는 계수조정소위가 예산안의 최종결정단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회가 갖는 재정통제권한은 유권자들의 의사대로 발휘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계수조정소위는 그 강력한 권한에도 회의록 없이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되어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관련 청탁성 예산요청이 쏟아져 예산에 반영되고, 그 과정에서 긴급히 필요치 않은 선심성 사업 요청으로 긴급한 공공예산이 삭감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해 왔다. 이렇듯 국회의 예산안 결정과정이 국민들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매년 연말이면 우리의 유권자들은 예산안 심의를 갖고 국회 내에서 정파적으로 다투고 마감시한을 앞두고서야 시급하게 논의를 종결하는 국회를 보아 왔다. 또한 이른바 쪽지예산이라 불리우는 청탁성 예산요청으로 정작 필요한 곳에 국가재정이 투입되지 못하는 경우도 상시적으로 목격해 왔다.

 

이러한 문제점에 더해 올해는 사개특위와 정개특위에서 검찰개혁과 선거제도개편이 당파적 쟁점이 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회의 예산안 심의과정이 더욱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과연 국회가 정파적 다툼을 거두고 국민 실생활과 직결되는 예산안 심의에 책임감을 가지고 얼마나 성심껏 임할지 엄중하게 지켜볼 때이다.

 

 

유성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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