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국회 2004-10-14   2263

함량미달국감,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

[국감중간평가] 국정감사 10일,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주었나!

17대 첫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대다수 언론의 논조나 국민여론은 이번 국정감사가 함량미달이며 구태의 답습이라는 것에 의견일치를 보는 것 같다. 지난 10월 4일 국감시작에 즈음하여 정쟁국감, 구태국감, 부실국감을 극복하고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책국감과 과감한 운영 혁신을 요구했던 참여연대는 우려했던 모습들이 국감현장에서 여전히 재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함량미달의 국감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민생국감, 정책국감, 고품격 국감 부르짖던 의원들, 어디로 갔나?

참여연대는 여야 정당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이 좌절된 원인과 배경을 따져 묻고, 실업대책 해소와 경제 회생 등 국민적 관심사항에 대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국감이 될 것을 주문하였다. 이것이 국민들의 바람이고 요구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방위와 통외통위의 국가기밀 논란, 교육위의 친북 교과서 논쟁, 행자위의 행정수도 이전 관제 데모 공방 등 국감 초반의 핫 이슈는 이런 국민적 요구와는 거리가 먼 정쟁유발형 이슈였을 따름이다. 이것이 과연 양당이 공히 내세운 정책과 민생국감, 고품격 국감, AS(After Service) 국감에 합당했는지 스스로 따져볼 일이다.

재벌 관련 인사들의 국감 증인채택 논란… 대부분 출석하지도 않아

언론 역시 국감을 시작하면서 각 정당에게 정책국감을 주문하였지만 일부 의원들의 폭로와 정쟁만을 쫓아다니며 이를 과도하게 부풀려 정쟁 국감을 방조하였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쟁을 쫓는 대문짝 만한 기사들로 인해 문제가 된 4개의 상임위 외에 다른 상임위에서 다뤘던 감사현안들이 무엇이었는지 국민들은 도통 알 길이 없었다. 정부의 실책과 문제점, 국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대해 국감시기만큼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없다. 이런 점에서 정쟁거리와 여야의 말싸움만 쫓는 언론의 국감보도태도 역시 바뀌어야 할 때라 하겠다.

부실한 국정감사도 여전하였다. 국정감사 시간에 자리를 비우는 등 직무를 유기하고 속기록에 발언을 남기기 위해 중복질의로 아까운 국감시간을 보냈다. 자료 준비 부족으로 인한 수준 이하의 질의와 언론보도를 의식한 자료 부풀기 등도 부실 국감을 부추겼다. 정부의 무성의한 자료제출과 자료제출 거부, 허위 자료 제출 등도 부실 국감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통부와 서울시는 무성의한 자료 제출과 자료 제출을 거부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국감 시작 전부터 재벌 관련 인사들의 증인채택 문제가 논란거리이더니, 그나마 카드대란, 국민은행 분식회계 등 경제 분야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되었던 인사들조차 대거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감에서의 증인채택 문제도 부실국감의 요인이 되고 있다.

초선의원들의 성실한 국감활동, 정쟁국감과 부실국감의 그늘에 묻혀

이런 정쟁국감과 부실국감의 와중에서도 각 정당의 비례대표, 여성, 초선의원들 중심으로 정책 국감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당수 비례대표 의원들은 자신들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등 국감에 있어 긍정적 기여를 했다. 현장탐방을 통한 자료제시, 다른 상임위 의원들과 연관된 정책들을 공유하며 공동 정책자료집 발간, 국감 질의 과정에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피감기관의 잘못된 정책 지적 등 모범적 국감을 수행하고 있는 의원들 중에는 비례대표, 여성, 초선의원들의 비율이 높다. 다만 이런 노력들이 정쟁국감과 부실 국감의 그늘아래 묻혀져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국감 중반, 여전히 국감 현장에서 빚어지고 있는 구태의연한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금 국정감사 제도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일 동안 무려 457개의 피감기관을 감사한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부실국감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번 국감이 끝나고 나서 국회 스스로 국감제도를 바꾸기 위한 진지한 모색과 노력이 없다면 국감무용론이 또다시 불거져 나올 것이다. 언론이나 시민단체도 국감에 대한 일회성 지적이나 비판에 그쳐버리고 또다시 매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해서는 곤란하다. 함량 미달의 국감이 반복되는 것이 단순히 여야의 정쟁적 태도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구조적 결함을 고치기 위한 근본적 수술에 착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의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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