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기타(aw) 1997-10-10   1295

한국논단토론회 생중계에 대한 사과촉구

KBS. MBC,SBS 방송 3사에 보내는 공개서한

우리는 지난 10월 8일 한국논단이 주최하고 귀사가 생중계한 소위 ‘사상토론회’를 지켜보며, 우리사회에서 ‘언론’의 위치와 역할이 무엇인지 깊은 회의를 갖게 되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 제 4부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언론이, 게다가 막대한 국민적 영향력을 가진 텔레비전 방송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대통령 선거’에 대해 지극히 편향적인 시각을 강요하는 현실에 우리는 분노와 개탄을 금할수 없다.

토론회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이 느낀바, 한국논단은 극우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편향적인 일개 잡지사에 불과하다. 한국논단측의 이같은 태도는 비단 이번 토론회만이 아니라 그 지면 기사의 숱한 물의를 통해 익히 확인된 것이었다. 「한국논단」은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도 없이 양심적인 지식인 사회와 시민, 종교단체들을 좌익으로, 김일성과 조선노동당의 대남적화노선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는 모략을 일삼아온 극우언론이다. 이날 토론중에도 ‘폭력세력, 기업의 약점을 잡아 활동비 마련’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아무 거리낌없이 시민, 종교단체들을 매도하였다.

이날 토론회의 기조와 전개양상은 그간 한국논단의 행적으로 볼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를리 없었던 방송사들은 아무런 여과장치도 없이 이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생중계 하였다. 이같은 귀사의 행위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아예 저버린 것일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로 하여금 이번 대통령 선거 역시 매카시적 여론조작에 농락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크게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사건은 한 번의 방송사고에 그치지 않고 선거문화의 전면적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을 정치로부터 소외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귀사의 이번 방송은 상식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방송이후 시청자들과 시민단체 등의 항의가 빗발치자 3개 방송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한국논단측의 무리한 진행’을 핑계삼아 재빨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는 이번 사태를 예상치 못했던 방송사고 정도로 치부하고 한국논단에 모든 책임을 미루려는 태도에 다름아닌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논단측과 함께 귀사 또한 이번 사태의 주된 책임처 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귀사는 공정성과 객관성의 원칙을 잃지 말아야 할 방송으로서의 도의와 정치적 책임을 져버렸으며, 시민,종교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특정후보를 지지 선전하는 위법행위를 여과없이 방영함으로써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하였다.

우리는 귀사가 오늘의 사태의 경위를 해명하고 국민앞에 즉각 사과할 것과 충분한 정정보도를 할 것을 촉구한다. 만일 이를 무시하고 책임을 외면하는 태도를 고수한다면 우리는 항의방문과 제반의 법적대응을 통해 지속적인 항의와 규탄을 벌여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방송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밝히는 바이다. 귀사의 조속한 답변을 촉구한다.

1. 한국논단 토론회를 생중계 하게 된 경위를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해명하고, 국민앞에 공개사과하라.

1. 한국논단 토론회로 시민·종교단체들이 명예훼손 등의 피해를 입은 바, 이에 대한 정정보도를 포함하여 동등한 시간의 반론권을 보장하라.

1. 이번 사건으로 방송사가 대통령후보 TV토론을 주관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한번 확인하면서, 민간 TV토론위원회가 대통령후보 TV토론을 주관하도록 방송사의 기득권을 버리고 이를 중계하는 역할만 담당할 것을 촉구한다.

199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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