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칼럼(aw) 2004-09-16   920

<안국동窓> 한나라당의 골프장 폭력의원

한심하고, 한심하고, 한심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도대체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인가? 한나라당의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 61)은 도대체 어떤 자이길래 밤 늦도록 골프 치고 술 마시고 놀다가 열심히 일하는 늙은 시민을 마구 두들겨 팼는가?

지난 9월 12일 밤 9시 40분쯤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자리잡고 있는 아시아나CC 클럽하우스의 VIP룸에서 김 의원이 친구들과 골프를 마치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무리 VIP룸이라고 해도 술을 마시기에는 이미 제법 늦은 시간이었다. 예순살의 용역경비원 강모 씨는 술자리가 언제 끝날지 살펴보기 위해 열린 문 틈으로 방을 들여다보다가 김 의원과 눈이 마주쳐 욕설을 들어야 했다.

얼마 뒤 손님들이 모두 떠난 줄 알고 다시 VIP룸으로 갔던 강씨는 마지막으로 방을 나서던 김 의원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런데 김 의원은 강씨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욕설을 하며 비닐포장된 건어물로 강씨의 얼굴을 때렸다. 당연히 강씨는 항의했다. 소란스런 소리를 듣고 달려온 직원들이 김 의원을 만류하여 김 의원은 차를 타러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분을 삭이지 못한 김 의원은 다시 돌아와서 강씨의 얼굴을 때리고 발로 배를 걷어찼다고 한다.

강씨는 KT의 한 자회사의 지점장이었다가 명예퇴직하고 잠시 사업을 하다가 지난 2월에 경비원으로 취직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고도성장 세대에 속하는 사람이다. 독재에 쫓기고 생계에 내몰려 젊은 날을 언제 보냈는지도 모르게 보내고, 인생의 황혼길에 들어서서도 명예퇴직을 하고 경비원으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강씨는 밤샘근무를 하고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입원을 했다.

이 땅의 주인은 바로 강씨와 같은 분들이다. 김 의원과 같은 자들은 이 땅의 수많은 강씨들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리인일 뿐이다. 대리인들이 열심히 똑바로 정치를 하라고 이 땅의 수많은 강씨들은 오늘도 밤을 새워가며 일을 하고 세금을 낸다. 그런데 이 대리인이 돌연 깡패로 돌변해서 주인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도 모자라서 아예 주인을 두들겨 팼다. 김 의원은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서 문제가 되자 비로소 잘못했다며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결코 사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시정잡배도 이런 시정잡배가 없다. 김 의원은 저열한 폭력범이다. 폭력은 5대 강력범죄에 해당된다. 더욱이 그는 국회의원이다. 마땅히 가중처벌해야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대리인의 신분을 잊고 주인을 두들겨 팬 자를 엄중처벌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리인이 주인을 존중할 것이며, 또한 어떤 주인이 대리인을 믿을 수 있겠는가?

지난 9월 6일 참여연대는 17대 국회를 개혁국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6대 국회는 얼마나 썩었던가? 17대 국회는 반드시 16대 국회와는 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 특히 요구되는 것은 바로 한나라당의 개혁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도무지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세계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세계적 반민주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지키겠다고 나서서 그 수구성을 만천하에 드러내 보이더니, 이제는 다카키 마사오의 유신독재 시대나 전두환의 학살독재 시대에나 볼 수 있던 폭력의원마저 나타나서 세상의 지탄을 받게 된 것이다.

김 의원은 즉각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요즘같은 때에 밤 늦게까지 골프 치고 술 마신 것도 잘한 일이 아니거늘 주권자인 시민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도 모자라서 주권자인 시민을 마구 두들겨 팼다. 악질에 저질 폭력범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 반민주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지키기 위해 민생을 외치고 있는 한나라당은 그 당론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김 의원을 출당해야 한다. 명예퇴직하고 경비원으로 힘들지만 열심히 살고 있는 예순살의 늙은 시민을 두들겨 팬 폭력범을 동료의원이라고 감싸는 것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반인륜적 범죄행위이며, 그런 반인륜적 범죄행의를 저지르면서 민생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부패당, 지역당, 친일당, 색깔당에 이어 이제 폭력당이 될 판이다.

한나라당의 김태환 의원은 한마디로 자격미달이다. 국회의원은커녕 일반 시민으로서도 그는 명백히 자격미달이다. 이런 폭력범이 국회의원으로서 수백가지 특혜를 누리고 다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회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다. 골프장에서 술 마시고 시민을 두들겨 팬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회의원직을 박탈하고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 폭력범이 국회의원으로 행세하도록 내버려두고 17대 국회가 개혁국회가 될 수는 없다. 마땅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강력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홍성태 (정책위원장, 상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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