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큼은 ‘비자금오리발’ 잘라내야

참여연대 SK비자금에 대한 검찰의 엄정 수사 촉구

 


『참여연대 상근활동가들이 서울지검 앞에서 재벌과 정치권의 비자금 오리발에 대해 검찰이 칼을 댈 건지, 또다시 면죄부를 줄 것인지 양자택일하라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100억 원대의 대형 비자금 사건인 ‘SK비자금 사건’이 불거진 가운데, 그동안 숱한 비자금 사건에 대해 정치권 눈치보기와 경제상황 감안 논리로 흐지부지 수사를 종결짓던 검찰이 이번에는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8일 12시 서울지검 앞에서 ‘SK비자금 관련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참여연대는 “현대, 한화, 대우 등 일련의 재벌비자금 수사에 대해 검찰이 정치적 부담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핑계로 재벌봐주기, 정치권눈치보기로 흔들려왔다”면서 “이번 SK비자금 사건마저 이런 식으로 흐릿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스스로 표방한 검찰의 독립성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정치권에 대해서도 “SK비자금을 포함해 불법 정치자금의 실상을 국민에게 고백하고 사죄할 것과.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 공개, 돈세탁방지법 등 그동안 시민사회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정치개혁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은 “정대철 대표가 연루된 굿모닝시티 의혹사건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SK비자금 사건이 터졌다”면서 “기업과 정치권이 검은 돈으로 연결된 이런 비리의 사슬을 단호히 끊지 않고서 우리 사회는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경제개혁팀장은 “노동자들의 복지와 기술개발 등 경쟁력 향상에 사용되어야 할 대규모 비자금이 21세기기를 맞은 지금도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면서 “언제나 경제사정을 핑계로 흐지부지 수사를 끝냈던 검찰이 진정으로 경제를 생각한다면 이번만큼은 기업경쟁력을 좀먹는 불법 비자금에 대해 단호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SK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과정을 철저히 모니터하고, 검찰의 수사가 또다시 과거의 전철을 밟을 경우 대대적인 항의를 조직할 계획이다.

[SK비자금 사건에 대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참여연대 성명서]

검찰은 SK비자금 사건 등 정경유착의 부패상을 낱낱이 파헤치고 철저히 심판하라!

대우, 현대에 이어 SK 등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들의 불법비자금 실상이 또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불법으로 조성된 기업의 비자금은 어김없이 정치권과 권력실세들에게 흘러들어갔으며 선거자금으로, 각종 로비자금으로 사용되었다. IMF 경제위기로 불리는 초유의 국가부도사태의 원인이 바로 정경유착의 검은 사슬이었음을 결코 잊을 수 없는 국민들에게 있어 정권이 바뀌고 세기가 바뀐 지금에도 정경유착의 부패상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은 실로 경악할만한 일이다.

부패지수 세계 50위의 부끄러운 부패공화국 이 땅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들의 검은 커넥션이 또다시 국가를 그리고 우리의 경제를 망치는 현실을 마냥 지켜볼 수 없어 이 자리에 섰으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주장을 밝힌다.

첫째, 검찰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재벌 비자금 수사를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라!

우리는 재벌기업의 비자금 조성과 불법 정치자금 제공에 대한 최근 일련의 검찰수사가 정치적 부담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며 재벌 봐주기, 정치권 눈치보기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와 대우, 현대비자금 사건이 그러했다. 만약 이번 SK비자금 사건마저 이런 식의 정치적 고려로 또다시 흐릿한 결론이 난다면 모처럼 맞은 검찰의 신뢰회복의 계기를 무위를 돌리고 검찰의 위상은 또다시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검찰은 이번 SK비자금 사건을 포함한 재벌 비자금 관련 사건들에 대해 단 하나의 사실도 숨김없이 국민들 앞에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 특히 불법적 정치자금을 수수한 정치인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검찰은 검은 뒷돈으로 공생하는 불법적 기업인과 정치인을 법의 심판대에 올려 거악을 척결하고 국가를 바로세우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정치권은 불법 정치자금의 실상을 고백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정치부패를 척결하라는 것이 국민의 제 1의 요구임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외면했으며 스스로 자정하고 개혁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굿모닝시티 사건이 터지면서 대선자금 내역을 공개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민주당을 비롯한 각 정당은 버티기로 일관했다. 그것이 안기부 예산이든 YS의 대선잔금이든 불법적 정치자금 조성 및 집행이 확인된 안풍 사건과 관련하여서도 한나라당은 국민 앞에 단 한마디의 사죄도 하지 않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정치개혁을 위해 분당했다는 통합신당은 과연 정치부패 척결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제 정치권 전반은 더 늦기 전에 SK로부터 받은 비자금을 포함해 불법 정치자금의 실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며 그 책임자의 사법처리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치권은 일상적인 정치자금의 수입 지출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고, 돈세탁방지법을 뜯어고치는 등 정치개혁을 수용하는 것만이 정치를 구하고 경제를 구하고 나라를 구하는 대안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3. 10. 8

참여연대

장흥배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