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TV토론모니터] MBC 예비후보에게 묻는다-정동영

정치혁명, 세대교체 내세우지만 새로운 비전과 정책능력 보여주지 못해

(편집자주)참여연대는 2002 대선이 국민대토론의 장, 참여민주주의 실현의 장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운동의 일환으로 민주당 경선 후보토론으로 시작되는 대선 관련 TV토론에 대해 모니터 보고서를 매번 낼 것이다.

이 모니터 보고서는 공정성에 초점을 맞춘 모니터가 아니라 토론속에 드러난 정책적 태도를 중심으로 하였음을 미리 밝혀둔다.

따라서 모니터 보고서는 정치개혁, 재벌개혁, 복지개혁, 반부패개혁, 사법개혁, 조세개혁, 기타 민생·인권분야 등 총 7개 분야로 이루어진다.

정치, 행정분야

신 3당 합당에 대해 ‘지역정치, 노인정치로의 회귀’라는 이유로 반대의 소신을 뚜렷이 밝혔으나, 현실적으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구도인 DJP 연합에 대해서는 ‘5년 전 약속이 복원되는 의미’라고 다소 모순된 입장을 표명했다.

집권 여당이 된 후 야당 국회의원을 빼낸 것은 과거 여당의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비상상황, 국회안정, 개혁입법 처리 등의 명분과 이유가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이라는 식의 답변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해석이며, 상황논리로 보인다.

권노갑 탄핵을 주도한 장본인으로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밝혀 달라는 질문에 대해 거듭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한 것은 당시 분명한 행보에 비할 때 경선을 앞두고 몸을 사리는 태도로 비춰졌다.

김현철씨의 정치활동을 비판했던 야당시절 발언과 달리 김홍일 의원의 정치활동을 보는 입장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조했지만, 정작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

청와대 집무실 폐지 주장은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권력문화를 바꾸겠다는 긍정적 소신이었다.

부패

경선투명성과 시민청렴옴브즈맨 활동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경선자금을 현행법이 허용하는 정치자금 모금한도인 6억 미만으로 하자는 제안, 경선 시도지부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매우 긍정적이다.

군무기 구매사업 비리와 관련하여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의 개선을 주장했지만, 중간감사제도를 언급한 것 외에 구체적인 정책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경제, 노동

안정적 노사관계의 대안으로 법대로의 원칙을 강조하고 노사자율의 원칙, 노사협력문화를 강조했으나, 당면 노사문제가 단지 법대로만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점에서 볼 때 지나치게 원칙적인 답변으로 보인다.

벤처산업의 건전한 육성방안으로 직접투자를 줄이고 인프라 확충, 마케팅 정보제공 등 경영환경개선, 우수인력 개발지원 등을 거론한 것은 적절한 정책적 판단으로 보인다.

설비투자와 수출증대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치개혁, 여야협력 등을 거론한 것은 전혀 질문의 취지와 맞지 않는 답변이었다.

경제의 대미의존도 심화나 재정확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추상적이고 하나마나한 답변에 머물러 현실인식과 정책능력의 부재를 드러냈다.

사회, 문화, 여성분야

검찰개혁의 문제를 인사 문제로만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사청문회의 도입에는 적극적이었으나 검찰개혁의 핵심대안인 특검제 상설화에는 반대입장을 취했다.

부동산 과열 문제에 대해 그 핵심원인인 부동산 전매권, 분양가 자율화 등의 경기부양책은 시장논리에 따라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도 강력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공허한 입장을 밝혔다.

의약분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호주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당장은 어렵고 10년 뒤쯤 가능하지 않겠냐는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기타

양민이 학살되는 어떤 형태의 전쟁도 반대한다는 소신 발언을 했으나, 아프간에 대한 대테러 전쟁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다소 불분명한 태도를 취했다.

주한미군 준둔에 대해서 안보와 평화의 결정적인 역할이라고 밝혔다. 대미관계에서의 일방성은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오고 있다고 답변했다.

향후 대북지원 방향에 대하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 개발프로젝트수립 등 정확한 정책판단을 보였다.

교육문제에 대해 큰 틀의 현실비판 기준은 제시했으나, 구체적 대안은 부족했다.

총평

40대 젊은 정치를 강조하고 정치혁명과 세대교체를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물리적으로 젊은 것 이외에 구시대 기성정치와 차별되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능력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특히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방향만을 대답하여 정책능력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통계와 숫자를 자주 인용하여 구체적인 정책능력과 대안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그 내용이 대부분 주변적이며 실제 정책대안 문제와는 거리가 있어 보여주기식 답변용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방송사 앵커, 대변인 출신답게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막힘 없는 말솜씨가 돋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지나치게 이미지 정치를 추구한다는 지적, 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모니터 김동춘 (참여사회연구소 소장), 김두수 (시민감시국장), 이승희 (사회경제국장), 이재명 (사법감시센터 간사), 최한수 (투명사회국 간사), 백수정 (의정감시센터 인턴), 변유미 (의정감시센터 인턴), 한성혜 (의정감시센터 자원활동가), 김박태식 (의정감시센터 간사)

대표집필 박원석 (시민권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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