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칼럼(aw) 2017-03-04   1262

[칼럼] 몰랐어? 문제는 선거제도야! ④ "대통령 뽑는 방식 바꾸자" 대선 후보들의 대답은?

“대통령 뽑는 방식 바꾸자” 대선 후보들의 대답은?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 구체적 실천 방안은 ‘아직’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12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은 촛불민심을 반영한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위해 공동기획을 시작합니다. 부패와 정경유착, 국정농단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고, ‘헬조선’이 아닌 행복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첫 번째로 바꿔야 하는 것이 바로 선거제도입니다. 선거제도를 바꿔야 정치판이 바뀌고, 그래야만 우리 삶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공동기획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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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간에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개헌, 대연정 등이 자주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야당 후보들간에도 이견이 상당히 존재한다. 그러나 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손학규·심상정이 모두 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의제가 하나 확인됐다. 그것은 바로 선거제도 개혁이다. 

 

전국 1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받았다. 그 결과, 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손학규·심상정은 3대 선거법 개혁 과제에 대해 모두 찬성한다는 답변을 보내 왔다. 다만, 공개질의서를 보낸 대선후보들 중,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아직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선정한 3대 선거법 개혁 과제는 1) 만18세 선거권 연령 및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2) 국회의원 선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3)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들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19세로 선거권 연령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당장 만18세로 낮춰야 한다. 유권자들의 입을 막고 있는 선거법의 독소조항들도 폐지해야 한다. 이것은 당장 3월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하는 사안들이다. 

 

다행히 여러 후보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은 3월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권고하는 있는 방안이다. 이미 국회에는 4개의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박주현(국민의당), 소병훈(더불어민주당), 김상희(더불어민주당), 박주민(더불어민주당)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들이다. 이 법안들의 핵심은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자는 것이다.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투표방식은 똑같다. 지금처럼 유권자들은 지역구후보에게 1표, 정당에게 1표를 던지면 된다.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정당투표가 더 중요하다. 정당투표에서 얻은 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정당은 자기가 할당받은 의석 내에서 지역구 당선자부터 우선 채우고, 모자라는 부분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회의석이 300석이고, A당이 정당득표에서 20%를 얻었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A당에게는 300명×20% 해서 60석이 할당된다. 그리고 A당이 지역구에서 낸 후보들 중에서 40명이 당선되었다면, 그 40명은 우선 국회의원이 되고, 60석에서 40명을 뺀 20석을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다. 

 

만약 A당이 60석을 할당받았는데 지역구 당선자가 한명도 없다면, 60명 전체를 비례대표로 채운다. 반대로 A당이 60석을 할당받았는데, 지역구에서 60명이 모두 당선되었다면 A당은 비례대표가 없게 된다. 이처럼 정당득표율을 기준으로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독일, 뉴질랜드, 스코틀랜드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이미 검증된 제도이다.

 

이 제도의 장점은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므로, 표심이 공정하게 의석으로 반영된다.  그리고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므로, 정책을 중심으로 정당들이 경쟁하는 정치가 실현가능하다.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에 미온적인 정당은 심판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정당의 책임정치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결선투표제에 대해 답변을 한 6명의 후보들이 모두 찬성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결선투표제가 현행 헌법하에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6명의 후보들이 원론적으로는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것이다. 또한 내년 6월에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도 모두 찬성한 것도 의미가 있다. 

 

6명의 대선후보들이 이렇게 공개질의서에 대해 답변을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유승민 의원, 남경필 도지사도 곧 답변을 보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답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낼 수 있도록, 대선후보들은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밝힐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좋은 선거제도는 필수품 같은 것이다. 좋은 선거제도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좋은 정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바라는 촛불민심에 화답하는 첫 단추는 선거제도 개혁일 수밖에 없다. 대선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치열한 논의도 벌여나가기를 기대한다.  

 

아래 사진은 후보들에게 보낸 질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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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 이 글은 2017년 3월 4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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