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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감시센터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 국민이 감시합니다

  • 칼럼
  • 2004.11.15
  • 476
‘상생’을 표방했던 제17대 국회의 막말공방이 극에 달했다. 무식, 꼴통, 수구, 폴포트, 인간성 결여.....등등. 2주일간의 파행을 끝내고 가까스로 정상화된 국회에서 여야는 서로에게 모든 걸 다 쏟아부은 느낌이다. 막말과 욕설, 삿대질, 고함, 인신공격이 절정에 이르렀다. 급기야 대정부질문 무용론까지 나오고, 국회는 또다시 스스로 도마위에 올라섰다.

상생(相生)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상생의 정치는 어려운 것이다.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간에 윈-윈 게임은 그 자체로 개념모순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요즘같이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각 당의 정책적 입장은 사사건건 충돌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개혁드라이브에 대한 좌우협공으로 인해 조급증을 느끼고 있고, 한나라당은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여 이성적 판단을 방해받고 있다.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는 이유이다.

상쟁(相爭)도 괜찮다.

그렇다면, 페어플레이를 통한 상쟁도 괜찮다. 페어플레이를 위해서 여당은 정치공작을 통해 야당의 손발을 자르고 입을 틀어막았던 과거의 어두운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야당은 체육관에 모여 정권타도를 외치고, 시청앞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화형식을 자행하는 극단세력들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지킬 것을 지킨다면 상쟁도 생산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 무엇이 다른지 분명히 이야기하고, 국민의 지지를 구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모든 권력의 원천’인 국민들은 마땅히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대원칙

이렇게 상생도 좋고 상쟁도 좋지만, 잊어서는 안되는 대원칙이 있다.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현대전은 대량살상을 동반한다. 더구나,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곧바로 핵전쟁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LA를 방문중인 노대통령이 “미국의 무력정책, 대북봉쇄정책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북핵문제 해결원칙을 밝힌” 것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발언이었다.

특히, 부시의 재집권이후 승리에 고무된 네오콘(신보수주의)들의 정책조정기를 맞아 북핵해법을 미국에 제시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매우 적절한 것이었다. 그것은 한반도가 미국의 정책실험장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민족의 생존과 번영에 대한 자존선언이다.

민족의 공멸은 막아야

그런데, 놀라운 것은 노대통령의 이 발언조차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정적들은 LA 발언을 ‘북핵불감증’을 드러낸 폭탄선언이라고 비판한다. 아마도 한미동맹관계보다는 북한측의 논리를 대변했다는 불만인 듯 하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간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는 노대통령의 발언이 왜 북한측의 논리를 대변한 것인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레드라인(red-line, 북한이 핵물질을 제3자에게 넘기면 강경조치를 취하게 되는 한계선)까지 설정하고 대북압박에 여념이 없는 네오콘에게 한마디쯤은 해야 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인이 취해야 할 최소한의 도의가 아닌가.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국지적 분쟁해결수단에 불과하겠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공멸의 위기를 의미한다. 민족생존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장유식 (협동사무처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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