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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감시센터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 국민이 감시합니다

1825일의 마라톤을 시작하는 신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고언

5년은 개혁하기엔 너무 짧고, 부패의 유혹을 이겨내기엔 한없이 긴 시간



1.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식을 통해 제 16대 대통령의 임기를 시작함으로써 1825일간의 결코 짧지 않은 마라톤을 시작했다. 노무현 행정부는 오늘 출범을 통해 참여정부를 표방하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를 약속했다. '국민참여 개혁', '평화와 번영'을 외치는 출발의 기백과 결의가 부디 이 경주의 마지막까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2. 우리는 노무현 신임 대통령이 5년 후 이날까지 성공적으로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마무리하도록 다음의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우선, 국민참여를 소중히 하되 국민 참여의 조건은 가혹하리만큼 철저한 자기개혁을 통해서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김대중 정부는 국민의 정부를 내세웠으나 가신, 친인척, 계보정치, 지역정치 등에 대한 내부개혁과 자기개혁에 인색했다. 또한 시민의 행정감시·정치참여·기업감시 등 실질적인 참여 수단을 확보하거나 검찰·감사원·국정원·기타 권력기구, 그리고 독점재벌기업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제도화하는데도 실패했다. 국민참여정부를 표방한 노무현 정부가 국민을 관객화시키고 실제로는 시민참여를 거북스러워하는 역설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둘째, 5년 동안 국민과 약속한 개혁을 시종여일하게 추진해 나가되 초기 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확고히 해야 한다. 일관되고 지속적인 개혁을 위해서도 집권 초기부터 개혁의 원칙과 방향을 다잡는 것이 필수적이다. DJ정부는 집권 초기 사법개혁, 재벌개혁 등 중대한 개혁의 계기를 맞았으나 정면 대응을 회피한 결과 기득권 저항을 용인하고 개혁의 주체를 소외시키고 말았다. 이 점에서 우리는 노 대통령이 대선 시기 약속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등 권력형 부패방지의 공약들이 벌써부터 '청와대 사정팀의 구성' 등 편의적 방식으로 윤색되고 있는데 우려를 표명한다. 이런 후퇴가 향후 재벌개혁, 정치개혁, 행정개혁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직면할 허다한 기득권 저항에 대한 무원칙한 타협의 시작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건전한 비판과 감시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셋째, 국정운영의 목적과 성과 못지 않게 국정수행의 과정과 방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 내정개혁과 자주적 대외관계를 밀고 나갈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원칙과 기준, 개혁 방향, 이를 구현할 절차와 방법이 투명하고 명료하게 제시될 때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고 불필요한 정치적 반대도 넘어설 수 있다. 이 점에서 국민통합과 원칙의 폐기는 구분되어야 하며 지난 세대를 풍미했던 냉전적 비밀주의와 비민주적 일방주의, 관료적 엄숙주의는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내세운 원칙과 신뢰, 공정성과 투명성, 대화와 타협의 원칙이 구체적인 국정에서 구현되기를 기대하며 그 구체적인 과정을 모니터할 것이다.

넷째,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김대중 정부는 논공행상식, 정파안배식, 친관료적 인사에 의해 서서히 침몰해 갔다. 노무현 정부는 다면평가방식 등 능력에 기초한 원칙적 인사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각료의 면면, 특히 경제산업관련 부처 인사가 '관료적 안정성'에 치중되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김대중 정부의 경제관련부처 인사나 사정기구 인사에 있어서 주로 관료적 안정성을 중시한 결과 용두사미식 개혁으로 귀결되었음을 되새겨야 한다. 이 점에서 우리는 노무현의 각료인선을 주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위기를 딛고 민족의 미래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당당한 대통령을 기대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는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의존의 역사를 강요'받아 왔다.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으로 남북화해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되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형성하는데는 한계를 보였다. 노무현 정부는 남북간 평화공존과 호혜적인 한미관계를 향한 촛불집회의 열기 속에 출범하고 있지만 한반도에는 전쟁의 암운이 어느 때보다 짙게 드리워져 있다. 자존과 평화를 향한 대통령의 일관된 신념과 줏대 있는 대응은 민족 전체의 생존을 위해서도 절실하다.

3. 5년은 개혁을 위해서는 너무 짧은 기간인 반면, 부패와 타협의 유혹을 견뎌내기에는 한없이 긴 기간이다. 우리는 새 대통령 임기의 시작을 함께 축하하면서 동시에 노무현 정부에 대한 철저한 권력감시의 의무도 새삼 더욱 무거워짐을 절감한다. 참여연대는 더 많은 시민의 참여를 위해 더욱 독립적이고 냉정한 감시자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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