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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화 시대 서울의 정치와 시의회의 역할

강명구 (아주대 행정학과)

Ⅰ. 서울은 통치 불능의 도시인가?

서울은 인구 1,000만이 넘는 세계적인 거대 도시이며 모든 면에 있어서 한국의 심장이다. 서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 비추어 서울은 너무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統治 不能의 都市’ (ungovernable city)라는 소리가 들릴 지경이다. 정말 그런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Yes and No” 이다.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의 효율적 통치는 기존의 관료주의적 해결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지탱되기 힘들다는 의미에서 ‘Yes’ 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처럼 많은 인구와 이처럼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는 서울을 이만큼이나 지탱하여 왔다는 의미에서는 ‘No'이다. 1980년에 250만이었던 도시가 30년 후에 1,000만을 육박하는 거대도시로 급변하는 상황을 넉넉지 못한 국가 재정으로 경제 성장과 동시에 이만큼이나 운영하여 왔다는 것은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서울 문제에 대한 희망적 예견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엄연한 물적 증거이다.
그러나 우리의 희망적 예견이 현실로 나타나기 위하여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기존의 체제로는 서울의 문제가 더이상 효과적으로 해결되기 힘들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존의 관료적 도시 행정은 성장의 와중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지만 이제는 과거와는 다른 환경적 변화가 이미 닥쳐오고 있다. 외적으로는 ‘세계화’의 도래이고 내적으로는 ‘지방화’의 도래이다. 전자는 도시의 경제적 재편을 요구하고 후자는 도시의 정치적 재편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 두 가지 환경적 변화는 서울을 효율적으로 경영하여야 할 뿐 아니라 민주적으로 통치하여야 한다는 명제를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Ⅱ. 지방화 시대의 도래와 서울시의 정치

1. 지방화 시대의 의미
한국에 있어 지방화의 명제는 정치적 담론인 동시에 이미 하나의 실체로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흔히 이야기되듯, 국가는 큰 일을 하기에는 너무도 왜소하고 작은 일을 하기에는 너무도 큰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즉, 국제 평화나 국제 경제의 문제가 일개 국가의 손으로 해결되기에는 너무나 복잡 다단하여졌고, 동시에 도시 문제를 위주로 한 생활정치의 문제를 중앙집권적 통치 방식으로 일률적으로 해결하기에는 국가는 너무도 비효율적인 존재이다. 이제 국가는 그 권한을 수직적으로 뿐만 아니라 수평적으로 재구조화 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전자, 즉 국가 권력의 수직적 재구조화 과정은 지방분권의 형태로 나타나고, 후자, 즉 국가 권력의 수평적 재구조화는 민영화라는 국가와 시장의 관계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 있어서 서울의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재변화의 흐름을 감지해야만 성공적 해결이 가능하다.

2. 비민주적 서울의 통치
그렇다고 미래만 바라보고는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 과거에 대한 정확한 자기 인식이 희망적 미래를 위한 혁신의 첫걸음이다. “오늘은 어제 우리가 걱정했던 내일”(Today is the tomorrow we worried about yesterday.)인 것이다. 과거 30여년간 서울의 통치는 관료 지배 방식의 沒政治的 政治로 특징지을 수 있다. 서울과 같은 거대 도시는 정치적 권력, 경제적 부, 사회적 제반 가치 및 문화적 풍요로움이 집중되어 있어 도시 공간에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적 양상이 극대화되어 존재한다는 것은 不問可知의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문제는 마치 효율적 행정관리나 도시공학적 기술 진보로 해결이 가능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 물론 우리의 경우 도시 정치적 갈등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다만 도시적 삶에서 유발된 도시 갈등의 해결 방안이 민주적이 아닌 관료적이며 획일적 해결에 함몰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이러한 서울의 몰정치적 통치를 가능케 한 것은 (한국 사회의 발전 모델로부터 유추되는 구조적 문제를 일단 제쳐놓는다면) 대내적으로는 서울시 정부 자체의 중앙집권적 비대화이며 대외적으로는 중앙정치에의 종속성 심화이다. 먼저 전자의 문제를 살펴보자. 일명 복마전이라 불리는 서울시의 행정은 중앙집중식 조직 구조의 획일성과 그 획일성마저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하는 행정 누수 현상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관료적 타성에서도 그 원인을 발견할 수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견제를 도시 정책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결여된 데 있다. 아울러 도시 성장의 果實을 분배하는 과정에 있어서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어 있지 못한 까닭에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기득권 세력의 존재가 커다란 문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의 개발로 인한 성장의 과실이 일정 부분 중산층에게 배분된 것도 사실이지만 상당 부분 기득권을 가진 파워 엘리트로 귀착된 것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 있어서 서울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갈등 국면을 공간적으로 표출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관료와 정치인, 그리고 경제적 세력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철의 삼각구조(iron triangle)는 서울시가 중앙 정치에 대하여 가지는 종속성으로 인하여 더욱 강화된다. 일명 ‘서울 공화국’이라고 하여 마치 서울이 중앙 정치로부터의 상당한 자율성을 향유한 것처럼 비쳐지기도 하나 지난 30여년의 경험은 오히려 그와 반대인 경우가 더욱 허다하다. 물론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타 지역 자치단체에 비하여 과분하게 “특별한” 대우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예를 들면, 서울시 행정에 관한 특별조치법), 매우 역설적으로, 특별한 만큼 중앙이 서울시에 대한 관심을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 시장의 임명 과정에서 보이는 정치적 의미, 전통적인 野都로서 서울이 가지는 선거적 의미, 그리고 문화적 상징으로서 서울이 가지는 의미, 서울의 정치적 소요가 가지는 전국적 의미 등은 커다란 서울을 중앙이 행정,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가두어 두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더욱이 이러한 서울의 대 중앙 종속성은 비민주적 정치체제 하에서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상과 같은 서울의 기본적 통치구도 하에서 서울시가 취하였던 정책적 지향은 과거 한국이 취하여 온 성장 우선 발전 정책의 축소판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다니, 오히려 한국적 발전 모델의 공간적 집약이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것이다. 단순화의 위험성을 무릅쓰고 지적하자면 서울시의 정책에 있어 복지 위주의 재분배적 성격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신 도시의 공간적 팽창과 이에 부수하는 경제적 성장과 집중정책이 그 기조를 이루어 왔다. 또한 이러한 성장 위주의 정책은 비록 정부의 철저한 주도 하에 이루어 졌지만 그 실행의 구체적 집행자는 정부 자체라기 보다는 정부에 길들여지고 또한 역으로 정부에 영향을 행사하여 온 類似 市場 機制(quasi-market mechanism)였다. 강남 지역의 개발 과정에서 보여지는 ‘손 안대고 코푸는 식’의 시장의존적 (좀더 엄밀히 말하여 투기 의존적) 개발정책이라던가, 도심지내 재개발 정책의 면면이 이러한 주장의 현실적 증거물들일 것이다.

3. 서울시의 정치가 취할 수 있는 세 가지 가능한 대안들
1995년 현재, 서울의 정치는 아직도 위에서 지적된 바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그러나 또한 동시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는 조짐들이 여기 저기서 보이고 있다. 우선 6월의 4대 지방선거를 통하여 직선 시장이 뽑히게 된다. 중앙 정치의 연장선 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금의 선거전은 정치적 측면에 있어서 서울의 중앙에 대한 종속성을 강화시키는 듯하지만 선거의 결과물로서 나타날 차후의 서울 정치는 확연히 과거와는 다른 색채를 띄게 될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선거’라는 판도라 상자의 위력일 것이다 또한 이미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바와 같이 서울시 정부의 도시 공공서비스는 ‘작은 정부’ 및 ‘경쟁력 강화’의 측면에서 상당 부분 시장 기제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교통, 환경 등 계층을 가로질러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소위 ‘도시문제’는 서울 시민의 ‘生活政治 性向’을 증가시켜 보다 많은 시민 참여적 운동이 팽배할 것이다. 이런 변화의 조짐으로부터 유추 가능한 대안을 크게 세 갈래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관료적 경영주의(bureaucratic managerialism)가 (민영화 또는 시장화의 맥락 속에서) 도시 정치의 면면을 주도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시 정부 조직의 재구조화는 사기업의 경영기법 도입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물론 기존의 무반응적이며 획일주의적 관료 지배보다는 진일보한 것이다. 관료 지배 기제에 시장적 반응성을 가미시켜 보려는 행정 혁신의 의도에서 제기될 이 대안은 적어도 시민이 被治者의 입장에서 顧客(customer)의 수준으로 격상된(?) 대우를 받을 가능성을 높여 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안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공공 조직과 사기업의 성격상 차이에서도 기인하는 것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체제 내화된 전일적 관료지배의 총체적 메커니즘과 이로부터 연유되는 기득권 배분 문제가 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의 개혁을 감내 하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 산업”이라는 기치 하에 시도되었던 일본 이즈모 시의 경험은 관료적 경영주의의 한계를 보여주는 극명한 예가 될 것이다.
둘째, 관료적 경영주의에 더불어 市場化의 論理가 강하게 제기될 것이다. 즉, 政府失敗의 반작용 또는 시정부 재정의 효율적 운용 방편으로서 제기될 시장화의 논리는 도시 공공 서비스 공급에 있어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 경우 시민의 개념은 消費者(consumer)의 개념으로 치환될 것이다. 그러나 도시 통치의 시장화 논리가 가져올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기존의 관행을 보건대 시장화가 효율적 정부의 창출 대신 정부/시장의 유착의 관계로 치환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으며, 시장화의 논리 하에 공무원의 미필적 직무 유기가 우려된다. 아울러 무엇보다 우려되는 바는 시장화 논리가 서울의 도시 시민사회를 더욱더 계층화시켜 복지 배분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이상의 두 가지 대안에 더불어 시민의 참여적 민주주의를 증진시키는 도시 사회운동 (urban social movement)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자치의 전면적 실시로부터 더욱 힘을 얻게 될 도시 사회운동은 물론 자유주의자들이 주창하는 ‘민주주의적 정치교육’적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는 도시 공공 서비스 공급을 둘러싼 日常性의 정치, 즉 생활정치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배가될 것이다. 기존의 관료적 서울 통치는 시민운동적 성격의 참여를 무조건 배타시하는 우를 범하였다. 선거라는 과정이 매개가 되는 이상 시민운동에 대한 무조건적 배타는 도시정치의 파행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대안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남미 도시 사회 운동의 경험에서 볼 수 있는 분파성 및 보수성, 그리고 미국의 중산층 도시 시민운동이 보여주는 계층적 풀뿌리 보수주의 성향은 장밋빛 시민운동의 미래를 再考하게 만드는 외국의 경험이다.


Ⅲ. 지방화 시대의 시의회 역할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보건대 지방화 시대에 있어 서울시의 정치는 시장화, 관료적 경영화 및 시민운동의 활성화라는 세 가지 이념형적 대안의 복잡한 혼합물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 하에서 시의회의 위상과 역할은 어떻게 변모해야 할 것인가? 먼저, 미래에 답하기 위하여 과거를 반추해야 할 것이다.
지난 4년 간의 지방자치 경험은 결국 지방의회가 중심이 됐어야 옳았다. 선거의 과정을 통하여 구성된 것은 지방의회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달랐다. 오랜 동안의 중앙집권적 官治主義 행정에 길들여진 탓인지 아니면 집행부 위주의 전통 때문인지 의회의 기능과 역할은 동정적 비판의 수준을 넘지 못하였다. 지방자치법의 내용을 들어 “손 발을 묶인 상태 하에서 아무 일도 안한다는 비판은 가혹하다”는 의미 있는 항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 집행부 견제의 역할이 제대로 되었는지는 재차 짚고 넘어갈 문제일 것이다. 기관 대치형의 지방자치 제도 하에서 (더욱이 강력한 시장의 존재가 상정되는 대도시의 정치에 있어서) 의회의 기본적 역할은 집행부의 월권을 견제하여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주성의 증진에 있다 할 것이다. 시의회는 전문적 지식의 상대적 결여와 취약한 의회 보조기구의 존재 등으로 인하여 집행부 견제 기능에 한계를 노정시킬 수밖에 없었겠지만, 시의회 자체의 기득권 보호 경향 및 시의원 개개인의 개인적 이해관계, 소속 정당과의 연계관계가 제대로 된 서울시의회 활동에 장애물이 안되었던가를 다시 한 번 곰곰이 반추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거 경험 반추와 위에서 제기한 3가지 대안적 경향성을 결합해 보면 시의회의 나아갈 길은 보다 명확해진다. 장기적 안목에서는 시의회가 시민의 입장에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수준까지 오르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향후 3년 간의 제2기 의회는 무엇보다도 서울시 정치의 민주성 제고를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관료적 경영주의의 실체가 시장과 정부의 최적의 조합인지 아니면 최악의 조합인지를 가려내야 할 것이며, 서울시 정치의 시장화가 어떻게 계층간 갈등이 아닌 계층간 화합으로 인도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시민의 민주적 참여를 증진시켜 제도화할 수 있는 중간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 시의회가 정당 및 시민과의 관계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옳지 않은 파당적 정쟁으로 인하여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시의회는 결국 小貪大失의 우를 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일견 보기에 시민운동과 의회의 관계는 대 중앙 및 대 집행부와의 관계를 상정하건대 친화적일 수밖에 없을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닌 것이 현실이다. 두 가지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첫째 의회가 일반적 시민의 목소리보다는 자신의 기득권에 집착하거나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제대로 못할 때 시민운동과 의회는 협조가 아닌 대치 국면에 있을 수 있다 둘째, 시의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더라도 집행부가 시의회를 迂廻하여 시민운동이라는 직접 민주주의를 악용할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독재 정치 하의 국민투표가 의회정치를 무력화시키는 교묘한 메커니즘으로 사용되듯이 집행부는 시민 참여의 기제를 이용하여 시의회라는 대의제 민주제도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석으로부터 도출되는 지방화 시대에 있어 시의회의 역할은 자명해진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서울시 정치의 민주성을 증진시키는 촉매제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야만이 시의회라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시민운동이라는 직접 민주주의의 수혈을 받아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Ⅳ. 결론에 대신하여

20세기 말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인은 발상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급변하는 세계 속에 있다. 도시정치의 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는 지난 날 급속한 경제성장의 와중에서 파생된 도시 문제를 조루 沒政治的인 관료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하여 왔다. 1990년대에 들어 미약하기는 하지만 시장 의존적 도시 경영이 도시 정치의 주요 부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아울러 도시 정치의 민주성 제고를 위한 시민운동의 역할도 점증하고 있다. 우리는 이 모든 대안에 공평하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시장 기제에 의존한 도시 정치의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도시정치의 시장화는 여러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일 뿐이지 결코 전부는 아니다.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지는 여러 외국의 경우를 보건대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이 방법이 가장 민주적인 방법인가에 대하여는 부정적 검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도시 정치의 시장화 발상이 관료적 획일주의에 대항하는 발상의 전환의 산물이라면 도시 정치의 민주화 발상도 똑같이 시장화 방법에 대항하는 발상의 대전환일 수도 있다. 도시는 경영(management)될 뿐만 아니라 통치(governance)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치성의 문제에 있어 지방자치의 활성화는 필연적으로 선거와 참여의 문제를 필요로 하고 시민운동의 활성화는 통치성의 문제에 (비록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 안목으로는 체제에 순기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서울시 의회가 지방화 시대의 파고를 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시기이다.

서울시의회 의정활동
총괄평가 및 개선과제

 


조일홍 (중앙대 행정학)


 우리는 30년만에 재구성된 서울시의회에 큰 기대를 걸어온 시민단체의 입장에서 제1기 서울시의회의 의정 활동을 속기록과 기타의 부수적인 자료 등을 통해 검토하였다. 서울 시민의 대표 기구로서 시민의 의사와 이해관계를 정책 과정에 반영시켜 줄 것은 물론 서울 시정의 날카로운 감시자의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해 왔다. 우리는 서울시의회와 의원들이 그러한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켰는지를 예결산 심의, 행정사무 감사 및 시정 질문, 조례 심의, 민원 처리 활동을 통해 분석 평가해 보았다. 미리 결론짓자면 서울시의회의 지난 4년간 활동은 한 마디로 정책 결정자로서 그리고 집행의 감시자이자 주민 의사수렴 및 대변자로서 만족할 만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또한 경계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지방의회의 미흡한 의정 활동이 결코 지방자치의 긍정적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데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어디까지나 유아기의 지방의회를 평가했다는 사실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방의회의 만족스럽지 못한 의정 활동의 책임이 지방 의원에게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의 원인은 잘못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권한 배분, 잘못된 조직 구조, 자원 제도 그리고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시민 의식에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평가 과정에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상당수의 의원들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은 도리어 고무적인 사실이었다. 지방자치에 대한 회의론과 무관심이 지방자치 발전에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의원들의 활동이 있었던 것은 매우 다행스럽고 긍정적인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서울시의회 평가의 두 가지 큰 맥락은 현행 지방자치제도 하에서 지방의회의 미력한 권한의 문제와 서울시의회를 구성하고 운영했던 주체인 의원의 자질과 역량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 서울시의회 의정활동 총괄평가

⑴ 집행 감시 및 통제의 역할
 집행의 감시자로서 지방의회의 기능과 의원의 역할은 현재 지방의회 활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는 부분이다. 속기록 검토 과정에서도 여타의 활동 보다 행정 감시 부분에 의원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집행의 감시자로서 의원의 역할은 행정감사와 조사 활동을 통해서 평가해 볼 수 있는데 서울시의회는 91년 정기회부터 행정사무 감사를 실시하기 시작하여 94년 정기회까지 4회의 행정사무 감사 일수에 모두 224개 기관을 감사하였고 6134건의 자료 요구를 하였으며 1675건의 지적 및 시정 조치를 요구하였다. 연도별 지적 및 시정 조치의 요구 건수를 보면 91년에도 352건, 92년에 509건, 93년에는 814건으로 3년 사이에 2배 이상의 증가 추세를 보임으로써 의원들의 시정에 대한 이해도와 적극성이 해를 더할수록 높아졌음을 볼 수 있다. 일단 이러한 외형적인 수치로 본 서울시의회의 집행 감시 활동은 적극적이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그 내용 면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된다. 우선 서울시의회의 현장 감사 횟수가 전국 광역의회 평균의 1/3에도 미치지 못하였다는 사실이다. 91년부터 93년까지 서울시의회는 모두 9개소에 걸쳐서 현장 감사를 실시했는데 이는 3년간 서울시의회 전체 감사 대상 기관수 240개의 3.5%에 해당하는 저조한 비율이다. 현장 감사는 서면 자료만으로는 충분한 감사가 진행될 수 없기에 수감 기관의 현장에 직접 나가 업무 현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확인하는 가장 적극적인 감사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전국 광역 의회 평균감사대상 기관수 보다 무려 3배 이상 많은 수의 기관을 감사하는 서울시의회가 현장 감사의 횟수는 역으로 전국 평균의 1/3이라는 것은 현장에서 적극적인 감사 태도가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서면 제출된 자료만으로 얼마나 현실성 있고 현장감이 있는 감사 활동을 펼 수 있었는 지, 행정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었는 지 감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4년 동안 단 한차례의 행정사무 조사가 없었다는 것은 이러한 의문을 더욱 크게 하는 부분이다. 작년 한해 동안 있었던 서울시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와 매년 감사 시에 지적된 각종 비리와 특혜 의혹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회가 단 한차례의 조사권도 발동하지 않은 것은 서울시의회가 충실한 집행의 감시자 역할을 다하지 못한 증거로 볼 수 있다.
물론 근본적으로 현재 행정사무 조사의 대상사무 범위가 ‘자치단체의 사무’로 제한되어 있고 조사권발동에 있어서도 재적의원 1/3 이상의 연서가 있어야 하는 등 조사권에 대한 제도적․절차적 문제가 없지 않으나, 집행감시자로서 의원들의 적극적인 태도가 아쉬운 부분이다.  
⑵ 정책 제안 및 입안의 역할
 집행의 감시와 더불어 시의회 활동의 중요한 기능은 정책의 제안 및 입안의 역할이다. 이러한 정책 제안 및 입안의 기능은 조례 심의 및 정비 활동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우선 서울시의회는 지난 48회 임시회부터 73회 임시회까지 총 333건의 조례를 처리하였다. 이는 이 기간 동안 총회기일수 340일에 비하면 회기 1일당 0.98건의 조례를 처리한 셈이어서 결코 작은 숫자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총량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회 조례심의 활동의 내용적 측면을 분석해 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로, 조례의 내용에 따른 구분을 보면 서울시의회는 주로 자치 조직, 그것도 의회 내의 자치 조직에 관한 부분의 정비 차원과 일반 행정 조례가 대부분이었고 주민의 복지 증진이나 권리 및 이익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별다른 정책 입안과 결정의 역할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48회 임시회부터 73회 임시회(94년 10월)까지 서울시의회에서 발의한 조례 총 38건 중 50%가 운영위원회의 발의로 나타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둘째로, 발의의 주체 면에서 보면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심각한데, 처리된 조례안의 대부분이 시장과 교육감에 의해 이루어졌고 의회 발의는(상임위원회 발의와 의원 발의를 합해) 333건중 13.8%인 46건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시의회가 정책 문제의 능동적인 제안자로서의 역할이 미미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셋째로, 시장과 교육감이 발의한 안건을 얼마나 깊이 분석하고 시민 대표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했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평가의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총건수 333건 중 철회 건수 8건을 제외한 325건 중 275건 즉 84%가 넘는 조례안이 무수정 통과되었다. 이러한 통계치는 의원들의 조례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 그리고 무언가 긍정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적극성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던 것으로 지적할 수밖에 없다.
 조례심의 활동을 통해서 나타난 이러한 문제점은 곧 의원들이 가진 정책적 전문성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앞서도 살펴보았듯이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다수는 건설업등 기업가들에 집중되어 있고(전체 132명중 67.4%인 89명, 겸직자를 합하면 실제로는 76.5%) 시민 생활과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의 수는 지극히 미약해 의회 구성상의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⑶ 자치권 확대를 위한 노력
 지방의회와 의원은 고유한 기능과 역할의 수행만이 아니라 불합리한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한 의식적인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법률 개정 건의를 통한 서울시의회의 활동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지방자치의 자율성에 입각해 자치 입법권을 제약하는 법률의 개정을 건의함으로써 지방자치법과 그 시행령이 개정되어 행정감사 기간이 10일로 연장되고 결산검사 위원수도 10인 이하로 확대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었다. 중앙집권 체제에서 벗어나 지방분권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자치권의 확대와 기능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개정 건의의 숫자보다도 그 내용에 있어서 의미 있는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⑷ 주민 의견 수렴 및 주민과의 관계
지방자치의 진정한 매력은 주민이 스스로 자신과 밀접히 관련된 지역의 문제에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데 있다. 때문에 주민 참여는 ‘어떤 지방자치’인가를 결정짓는 관건적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지난 시기 서울시의회의 대 민원 활동을 통해서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94년 10월까지 모두 128건의 청원을 접수하여 이중 114건을 처리하였고 37건을 채택하였다. 이를 내용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청원이 개인의 재산권 행사와 관련된 개발업자등의 청원을 수리·채택한 것이어서 (본 평가서 표 6-3 참조) 실제 주민의 의사와 이해를 대변하는 활동은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조례 및 정비 활동과 관련되어서도 이러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는데 앞서도 지적했듯 대부분의 의회 발의 조례가 자치조직의 행정운영, 그것도 운영위원회로 집중된 것으로 볼 때 의회 운영상의 행정적 운영과 관련된 조례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와 의원이 주민의 의견 수렴과 주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부족할 때 주민들 역시 서울시의회를 자신의 대의기관으로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⑸ 의정활동 활동의 성실성과 적극성 여부
 지난 임기 지방의회 의원들은 의정 활동에 대한 아무런 지원과 보장도 사실상 받지 못하였다. 무보수 명예직에 보좌진 제도마저 없음으로 인해 의원이 의정 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사재를 털어 인력을 구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의정 활동을 해야만 했다. 이 또한 지난 지방의회 활동의 저조함을 의원의 책임으로 만 돌릴 수 없는 제도적 비효율성의 하나로 지적할 수 있다. 특히나 의원의 전문성에 대한 지적은 이러한 문제점과 긴밀히 관련되어 있다. 의원의 전문성은 중요한 덕목이지만 모든 의정활동에서 의원이 전문성을 보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전문적 보좌 능력을 가진 보좌진의 활용이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방의회 활동이 이제 막 시작된 유아기임을 생각한다면 의원의 의정활동은 전문성의 측면보다도 적극적인 활동 의지와 성실함 여부가 매우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는 행정사무 감사 평가를 통해 나타난 의원 개인별 활동을 통해 이를 찾아볼 수 있다. 성실성의 제1척도라 할 수 있는 출석률의 경우 상임위원회 별로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는  80%를 상회하는 양호한 출석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임위원회별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출석률을 보인 상임위원회도 있었으며 의원 개인별로 보면 그해 행정사무 감사에 한번도 출석하지 않은 의원들이 놀랍게도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언의 회수와 유형을 분석해 본 결과를 토대로 의정 활동의 적극성 여부를 평가해 본다면 총 7941건의 유효 발언 중 질문성 발언이 5214건으로 65%, 지적, 비판성 발언이 2222건으로 27%, 대안제시적 발언이 505건으로 6%를 점하고 있다. 결국 질문성 발언이 지적, 비판성 발언과 대안제시적 발언의 2배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기보다는 소극적이고 의존적이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개선 과제

 평가백서의 여러 각론의 영역에서 누누이 지적했던 바대로 지방자치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지방자치의 실질적 권한이 확대되어야 한다.    협소한 자치권의 현실로부터 많은 제도적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으며 자치권의 개선 없이는 지방의회의 독립적 기능도 보장되기 어렵다. 몇 가지 방향에서 지방 자치권 확대·개선의 방향과 과제를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짚어 보도록 하겠다.

⑴ 지방자치 단체의 자치권이 먼저 확대되어야 한다.
 첫째, 중앙 정부에서는 지방자치법과 관련법의 개정을 통하여 자치 사무를 확대하고 사무 기능의 배분을 현재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 자치 사무의 확대와 사무 구분의 명확화는 지방의회의 조례제정권, 감사권, 조사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자치 재정권이 확대되어야 한다. 지방자치 단체가 스스로 재원 개발할 수 있는 수단이 봉쇄되어 있고 중앙의 보조금과 교부금 등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도록 되어 있는 지방 재정 구조의 취약성이 극복되지 않고서는 지방의 자립과 자활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자치 인사권과 조직권이 확대되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민선 자치 단체장이 곧 들어섬에도 불구하고 부자치단체장을 최종적으로는 국가에서 임명하도록 되어 있는 사항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정당한 인사권이 제약되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행정기구를 신설하는 것도 대통령령에 따라 내무부 장관과(시․도의 경우) 시․도 지사의(시․군․구)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자치권의 심각한 제약이다.

넷째, 중앙의 불필요한 지도·간섭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자유로워져야 한다. 특이나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한 내무부장관 또는 자치단체장의 재의 요구권의 남용은 지방의회의 고유한 의결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축소되어야 할 것이다.    


⑵ 지방의회의 실질적 권한이 강화되어야 한다.
 지방자치 단체의 자치권 확대와 함께 지방의회의 실질적 권한도 더불어 확대되어야 한다.

① 자치 입법권의 확대
 자치 입법권의 확대를 위해서 현재 지방자치법 15조와 16조에 의해 ‘법령의 범위 안’으로 제한하고 있는 자치 입법권의 범위를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로 넓혀 지방의회가 적극적으로 정책 개발자와 정책 결정자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조례 제정과 관련되어 지방의회 의결이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제반 조치가 따라야 한다. 즉 현재의 지방자치법은 ‘조례위반행위에 대하여 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정할 수 있음’만을 규정하고 있어 죄형법정주의를 앞세워 조례의 구속력을 도리어 이전의 지방자치법보다도 떨어뜨리고 있다. 조례를 위반하고도 과태료를 내지 않는 사람들을 현실적으로 구속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부천시의 “담배자판기 설치 금지 조례”나 “지방의회에서의 증언과 감정에 관한 조례”에서 보듯이 자판기를 설치한 사람들을 처벌할 수 없고 지방의회가 행정사무 감사를 위해 출석을 요구한 증인이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한 뒤에 진실성이 결여된 답변을 한다 하더라도 과태료 부과 이외에 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면 조례 제정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② 감사권과 조사권의 확대
 감사권과 관련되어서는 집행기관의 자료 제출의 불성실함이나 지적 및 시정 조치의 불이행을 제재하고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는 사실상 감사의 실효성이 공무원들의 태만과 담합에 의해서 심각히 저해될 수도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편 조사권의 제약은 감사권의 경우, 기관 위임 사무의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법개정이 있었으나, 조사권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국한되어 있어 중앙-지방간에 사무 배분이 정확히 되어 있지 않은 현상황에서는 조사권의 발동이나 실제 조사활동보다 대상 사무 범위를 둘러싸고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또한 조사권 발동의 요건은 사유가 명시된 서면에 재적의원 1/3이상의 연서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의회 구성이 여당에 의해 독점된다면 실질적으로 이러한 요건을 조사권 발동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③ 예결산 심의권의  강화
 예결산 심의권은 현재 일차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편성권이 없는데서 부터 비롯된다. 내무부의 ‘예산 편성 지침’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유로운 예산 편성 및 집행의 권한은 일일이 제약을 받고 있고 의회의 적극적인 심의 활동 또한 현실적으로 중앙정부의 간섭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의회의 심의권은 단체장이 재가하는 사업의 범위 내로 축소되어 있어 단체장의 재가 없이는 사업이나 재정을 신설하거나 증액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실상 의회의 예결산 심의 기능이 계수 조정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 예결산 심의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회 사무처에 전문 보좌기구를 설치나 별도의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예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화 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④ 의정 활동에 대한 지원과 보장
 서울시의회 의원의 정책 능력 제고를 위해 이미 매월 의정 활동비의 지급이 예정되어 있는 의원의 신분을 명예직에서 유급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급직 전업을 채택함으로써 서울시의회 의원은 의정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의원의 보수를 현실화한다면 서울시의회 의원수를 대폭 감축하는 안도 긍정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소위 여성과 직능대표의 지방 의정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의 공천 내용도 원래의 취지를 살리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의미 있는 의정 활동을 위해 자료의 검토, 분석, 정책 대안의 제시를 위해 보좌 인력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는 위원회마다 1명의 전문위원과 직원이 있을 뿐인데 이 인원으로는 위원회 자체의 행정업무 처리에도 급급한 실정이며 소속 의원 개개인에 대한 전문적 의정 지원은 거의 불가능하다. 올 7월에 구성되는 제2기 서울시의회에서는 우선 위원회별로 3~5명의 의원 보좌 전문 인력을 배치해 운영해 보고 그 성과를 검토한 후 개인 의원별 정책보좌관제의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적인 대안을 제안한다.

⑤ 의회 사무처 직원의 임명권
지방의회는 업무수행의 독자성을 위해 중앙정부나 자치단체로부터 자유롭게 의회 조직과 구성에 대해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현행 법규정에 따르면 의회사무처 직원의 임명이 의장의 추천에 의해 단체장이 임명하게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사무처 직원의 임명권이 단체장에게 있음으로 인해 의회의 자율성이 침해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공무원 채용규정에 의회사무처직을 별도로 신설하여 그 내에서 교차 보임하는 방안을 채택하던가, 아니면 별정직 공무원제를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⑶ 올바른 주민 참여의 실현
 지방의회를 통한 대의 민주제도는 주민의 의사와 이해관계를 정책 과정에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많은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민 참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민 투표, 주민 발의, 주민 옴부즈만 제도의 확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주민 참여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지방 정치와 행정에 관한 정보가 공개되고 전달되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미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는 청주시 정보공개조례제정을 필두로 전국적으로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정보 공개 조례를 채택하고 있지만 이를 법률적 차원에서 보다 강력히 보장하는 ‘행정정보공개법’이 속히 제정·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민참여의 실질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민주화, 능률화 및 구제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행정절차법의 입법화가 필요하다. 끝으로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해서는 건전한 시민 단체의 육성이 시급하다. 지방 정치와 행정에 대한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면서, 개인적 수준에 머무르던 관심과 문제의식을 집합적으로 결집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할 수 있는 시민 단체의 존재는 주민 참여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결 론

 제1기 서울시의회의 의정 활동을 평가하면서 의정 활동의 성과는 ‘시민의 시정에 대한 관심과 열정의 반영일 뿐’이라는 결론에 잠시 머무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의회는 시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 대표자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을 강제하는 근본적인 힘은 시정에 대한 시민적 관심과 참여의 역량에서 비롯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서울이라는 국지적 공간의 의미가 새롭게 재해석되어야 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지방화시대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구성되고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 활동을 통해 ‘서울의 정치’를 선도하는 제2기 서울시의회의 탄생을 위해서는  우선 오는 6월 27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서울 시민의 합리적 선택이 따라야 하며, 의회 구성 이후에도 관심과 감시, 독려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참여의 정신, 참여의 행동에 기초한 지역․시민 단체들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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