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정당(법) 2003-05-02   931

[성명] 한나라당은 색깔시비와 정쟁에서 벗어나 국정원 개혁에 나서야 할 것

1. 서동만씨의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에 대해 한나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서동만씨를 기조실장으로 임명한 것을 놓고 고영구 국정원장의 사퇴권고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나아가이른바 빅4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국회가 가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도록 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한다.

구시대적 색깔시비로 일관했던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와 정치공세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정략적 판단으로 관련법 개정에 나선 것에 대해 과연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이해해줄 지 의문이다. 또한 이런 와중에 나온 ‘국정원 해체’ ‘해외정보처로의 전환’ 주장에 대해서도 그 방향의 긍정성을 떠나 정략적, 당리당략적 주장으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2. 먼저 임명된 지 채 일주일밖에 안된 고영구 국정원장에 대해 한나라당이 사퇴권고안까지 제출한 것은 자신들의 냉전수구적 논리와 주장이 수용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 떼를 쓰며 엄포를 놓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직접 제한하는 방향으로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위헌적 소지를 가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국회 다수당이라는 입지를 이용하여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고자 하는 다수당의 횡포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

3. 한나라당이 갑작스럽게 내놓은 국정원 개혁안이라는 것도 구시대적 색깔공세로 일관했던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자 결국 이를 스스로 시인한 것에 다름 아니다. 당초부터 문제의 핵심은 국정원의 개혁방안에 있었지, 인사청문의 대상도 아닌 서동만씨의 색깔시비가 아니었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고영국 국정원장의 사퇴권고안을 내 놓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추진하고자 하는 국정원 개혁방향을 분명히 밝히는 것과 함께 이에 근거해 고영구씨와 서동만씨가 국정원 개혁에 적임자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순리라 할 것이다.

4. 한나라당이 이제서야 검토하고 있다는 국정원 개혁의 방향과 내용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대공수사권의 검경이관, 대북정책 기능의 통일부 이관, 국정원에 대한 예산통제 강화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해외정보처로의 전환 역시 검토할만한 것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국정원 개혁방안이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항간의 의혹을 면하고 진정 국정원의 개혁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하려면 국정원법 개정안 제출 등을 통해 개혁내용과 방향을 보다 분명히 하고 구체적인 개혁 일정까지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밝힌 개혁방안이 정치공세의 명분용으로만 사용되고 흐지부지 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국가적 개혁과제를 당리당략, 정쟁의 소재로만 이용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5. 국정원의 개혁은 전환기적 국제현실과 남북한의 평화적 공존시대에 맞추어 국정원이 국익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얼마나 빠르고 충실하게 변화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 것이지 국정원 주요 관료의 이념적 성향이 어디에 있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좌우 이념이 대립하는 구시대를 지나 21세기에 접어들었으며, 결코 낡은 이념논쟁으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는 시대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저질의 이념논쟁으로 유권자를 농락하지 말고, 정책과 개혁의 대안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길 바란다. 국정원 개혁이라는 시대의 과제를 눈앞에 두고도 낡은 이념공세로 개혁을 좌초시키거나 다수당이라는 프리미엄을 앞세워 정국 주도권 획득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국정원 개혁과 관련된 한나라당의 향후 행보를 철저히 지켜볼 것임을 밝힌다. 끝.

의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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