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정당(법) 2003-06-11   937

[성명] 한나라당 대표경선, 말뿐인 개혁으로 낡은 관행과 구태 반복

경선자금 공개 등 깨끗한 경선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1. 한나라당 대표경선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미 공식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부터 선거의 타락상과 구태를 꼬집는 따가운 지적들이 있었다. 당내에서도 소장파 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혼탁한 선거전을 비판한 것에 이어 김정숙 최고위원이 공식석상에서 ‘후보들의 구태행각’에 일침을 놓는 등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내에서는 쉬쉬하며 덮어두기만 하고 있으며 이를 책임져야할 당선관위조차도 적극적인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문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경선자금에 대해서도 ‘한도액 제한이나 투명성 강화’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현실적인 상황논리로 공공연히 자행되는 후보들의 불법선거운동을 묵인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지금까지 당내 경선은 집안잔치라는 이유로 막대한 불법자금을 조성하여 무차별적인 금품향응 제공이 이루어지는 등 정치부패의 온상이 되어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 5월 21일 한나라당 당선관위 측에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을 위한 공개질의서’를 발송하고, 두 차례에 걸쳐 당선관위 위원장에게 면담요청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선관위는 질의서에 대한 답변과 면담요청에 묵묵무답으로 일관하였다. 또 당선관위의 한 당직자는, ‘당 대표 경선은 당 내부의 일’이라며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부정선거 사례에 대해서도 ‘어느 언론에서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했느냐’며 ‘이번 경선은 공정하게 감시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정당행사에 대해 시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이 정당개혁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오히려 시민들에게 빗장을 걸어 잠그고 ‘내부행사이니 관여 말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니 한나라당이 추진한다는 당개혁은 말뿐이며 요원해 보이기까지 한다.

3. 이번 한나라당 대표경선은 지난 대선 이후 여야 양당에 불붙었던 당내부 개혁 노력의 진척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최초의 정당행사이다. 그래서 이 과정에 국민들이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지금의 태도를 보면, 한나라당은 아직도 국민들의 정치개혁의 열망과 요구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은 ‘생색내기식’, ‘수박 겉핥기식’의 개혁 흉내내기가 아닌, ‘낡고 부패한 선거 및 정치관행’을 완전히 깨뜨리는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4.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선출된 당대표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리 만무하다. 한나라당은 국민들 사이에 ‘이번 대표경선도 역시나 낡고 구태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자각하고 지금이라도 시급히 개선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우선 ‘당내 인사로만 구성된 선관위에 외부인사를 절반이상 참여시켜 선관위의 공정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선거기간 중 후보의 선거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천명하여야 한다. 선거자금 수입·지출은 참여연대 질의서 발송이후 김덕룡, 김형오, 이재오, 최병렬 후보가 이미 자발적으로 개인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당선관위의 의지가 문제이다.

5. ‘개혁을 주도하는 희망의 정치세력이 될 것이냐,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낡고 구태한 정치세력으로 낙인찍힐 것이냐’는 전적으로 한나라당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 당선관위는 많이 늦었지만 공식선거운동 과정에서 만이라도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신뢰할 만한 선거지침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당개혁에 대해 대선 이후부터 줄곧 뜸을 들이고도 결국 개혁에는 한발자국도 다가가지 못한 현재의 모습으로라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끝.

의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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