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 부적격 공직후보자 감싸기 한나라당의 7가지 방법



<작성자 주 : 참여연대는 ‘부적격 공직후보자를 감싸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7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이슈리포트를 8월 13일 발표했습니다.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지난 7월 비리의혹으로 중도사퇴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보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노골적인 후보자 감싸기는 국민적 비난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주성영 의원이 천성관 후보자가 청렴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우기 위해 소박하게 아들 결혼식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호화결혼식이었음이 드러나 망신을 초래한 일은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는 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전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내정한 후보자 중에는 공직자로서 부적격인 인물이 많았지만, 인사청문회가 이들을 걸러내는 기능을 충실히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 인사청문위원회 위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청와대가 내정한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할 의지가 없고, 도덕적 흠결이 있는 후보자를 비상식적인 방법과 논거로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여연대는 8월 17일에 진행될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8월 중하순으로 예정된 일부 내각교체와 그에 이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그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이 부적격 인물을 어떻게 감싸왔는지 최근 6번의 인사청문회(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백용호 국세청장, 천성관 검찰총장) 사례를 대상으로 조사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고위공직자로서 부적격인 후보자를 감싸기 위해 쓰는 방식은 다음 7가지가 대표적입니다..



1) 청문회의 검증 기능 자체를 무시하기
2) 의혹과 상관없는 내용을 내세워 본질 흐리기
3) 비리를 관행으로 무마하여 비판하지 말자고 하기
4) 후보자가 문제점을 시인한 것을 칭찬하기
5) 청문위원 자격을 망각하고 후보자를 대신해 직접 해명하기
6) 후보자를 노골적으로 칭찬할 소재 찾기
7) 허술한 답변자료가 후보자의 결백을 보여준다며 4차원적으로 주장하기




각각의 방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의원들과 구체적인 발언을 인사청문회 회의록에서 인용해보겠습니다.






방법1. 청문회의 검증 기능 자체를 무시하기




▲ 나성린 의원저는 오늘 이 청문회가 도덕성을 핑계로 불필요하게 내정자에 흠집을 내는 청문회가 되지 않고, 이 나라 경제수장으로서 전대미문의 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능력, 용기, 소신이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수준 높은 청문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성린 의원 비례대표. 2009. 2. 6.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2009년 2월 6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나선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입니다. 농지법을 위반하면서 취득한 부동산 매입 등으로 도덕성 논란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청문회에서 이를 검증해야겠다는 의지는 커녕, 흠집내기라고 폄하했습니다. 공직후보자의 정책능력뿐만 아니라 도덕성에 대한 검증도 인사청문회의 본질적 기능인데, 나성린 의원은 인사청문회의 기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후보자를 감싸기하였습니다.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한 검증을 하기위해 필요한 자료제출을 오히려 거부하라고 부추긴 경우까지 있습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나온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경우입니다.


▲ 주성영 의원“(야당 의원들의 통장거래 내역 제출 요구와 관련해 – 인용자) 그것은 우리 국회의원들이 공직자 재산 등록할 때도 그렇게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수사입니다, 수사. 이것은 공직후보자 개인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국회에서 청문회를 하더라도 룰이 있는 겁니다, 룰이. 그래서 제가 노파심에서 얘기하는데 혹시 우리 양당 간사가 공직후보자에게 응할 것이냐고 해도 응해서는 안 됩니다
(주성영 의원, 대구 동구갑,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공직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규명되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에 최대한 상세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라고 재촉해야 하기는 커녕 자료를 제출하지 말 것을 후보자에게 요구함으로써 인사청문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한 것입니다.







방법2. 의혹과 상관없는 내용을 내세워 본질 흐리기


▲ 진수희 의원“부인이 어떤 개인적인 아픔을 갖고 가슴앓이를 하고 계시고 그 땅을 왜…… 지금 구입하신 지 3개월밖에 안 되신 것 같고요. 완전히 공직에서 은퇴하신 것으로 생각하시고 아마 전원에서 그런 야채 재배하시면서 아픈 가슴 달래시고 이러시려고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저는 들거든요. 그 부분을 그냥 다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시는 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길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진수희 의원,  서울 성동갑, 2009. 2. 6.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 안효대 의원“35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한 공직생활의 결과로 그동안 묵묵히 내조해 준 아내의 질환을 위해 논으로 따지면 두 마지기 정도의 땅을 마련한 것을 두고 부도덕성이나 땅 투기로 보는 시각은 너무 지나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안효대 의원, 울산 동구, 2009. 2. 6.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윤증현 후보자의 배우자가 양평 토지를 매입한 것에 대해 “전원주택 단지이므로 농지법 위반”, “대운하 추진 발표 당시 수혜가 예상되었던 지역”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수희, 안효대 의원은 의혹의 규명과는 상관없이 후보자 부인의 질환이라는 가정사정을 앞세워 농지 매입의 투기의혹이라는 본질을 흐리려고 하였습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장윤석 의원이 보여준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천 후보자에 제기되었던 의혹은 고급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박경재씨로부터 부당한 후원을 받았다는 것이었는데, 장 의원은 고급 아파트 매입을 노모와 아들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한 행위라면서 아파트 매입과 관련한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고 하였습니다.


▲ 장윤석 의원“제 다만 이번에 한 채뿐인 아파트를 늘려가느라고 생긴 이 문제 때문에 이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아들 결혼을 하고 대부분은 분가하지 않습니까? (천성관 : 예)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 총장후보자가 가정교육이 아주 대단했다, 요새 핵가족 시대에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로 인해서 문제가 생겨서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요. 어떤 소회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천성관 후보자 : ”저도 제 아이들이 같이 살겠다고 그래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저 자신도 이제 모친을 때가 되면 또 모셔야 되어서 좀 바람직한 그런 가정을 좀 만들어 보겠다 그런 점에 있어서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장윤석 의원, 경북 영주,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방법3. 비리를 관행으로 무마하여 비판하지 말자고 하기



2009년 7월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는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이중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문제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것을 관행이라고 규정하고,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국민중 상당수도 대상자가 될 수 있는 일이라며 후보자를 두둔했습니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던 자신의 경험을 얘기한 후) 그러면 그랬던 적이 있는 저는 이제 앞으로 저 자리에 앉으면 안 되는 상황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과연 우리가 국세청장 내정자를 향해서 이런 엄격한 잣대, 옛날에 의식 없이 모두들 하던 그때 있었던 일까지도 지금 이제 그 법이 바뀌고 제도가 바뀐 이 기준을 적용해서 추궁을 하는 우리 자신들은 그런 관행으로부터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진수희 의원 , 서울 성동갑, 2009. 7. 8.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 차명진 의원아까 매매계약서 다운 계약서한 것은 제가 알고 있기로는 그때 관행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문제삼기 시작하면 전자거래로 통합되기 이전에 소위 말하면 신고에 의한 어떤 거래했던 사람들 전부 다, 그렇지요? 아마 제가 볼 때는 불성실 신고로 다 잡아넣어야 될 거예요…그래서 법이 일정한 부분, 저는 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정한 부분 이 법 자체가 관철되는 범위에 의해서 적용되어야지 이런 식으로 그 당시에 다운계약서한 것 전부 다 잡아넣으면 우리나라에 아마 제가 볼 때는 전국이 감옥소일 겁니다
(차명진, 부천 소사구, 2009. 7. 8.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내정자가 지금 불법은 아니지만 국세청장 후보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사과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로 사과를 받아주는 게 저는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것 가지고 자꾸만 따져봤자, 지금 여기 있는 우리 국회의원들 다 한번 따져볼까요, 그동안 부동산 거래? 이게 다 문제 있는 거예요. 국회의원들도 국세청장 못지않게 도덕성이 필요한 겁니다. 그러니까 지난 것 가지고 다 자꾸만 이야기하지 말고 이렇게 사과를 했으니까 그 정도로 받아주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성린 의원, 비례대표, 2009. 7. 8.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부당한 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으며, 관행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부당한 행위를 한 사람이 고위 공직후보자가 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인사청문회의 기능인데, 이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애써 무시하고 후보자를 감싸는데 급급했습니다.


서울대 교수신분을 유지한 채 사기업의 사외이사를 하여 관련 서울대 내부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과 재산등록, 논문표절 문제로 자격시비가 일었던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나선 권경석 의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권경석 의원“재산등록 관계에서 제기된 문제점 또 사외이사 문제 등등은 후보자가 살아온 경력이나 과정 또 평소의 소신으로 볼 때 작위적으로, 고의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는 저는 보지 않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나 또 여태까지 남들이 하는 대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죽 해 오다 보니까 이런 착오가 일어났다, 본 위원은 그렇게 이해를 합니다. 후보자 입장도 비슷한 것 아닙니까? (이달곤 후보자 :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쪽으로 이해해 주셔서)“
(권경석 의원, 창원 갑, 2009. 2. 19.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방법4. 후보자가 문제점을 시인한 것을 칭찬하기



공직후보자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과 잘못을 인사청문회에서 시인했다고 해서 공직후보자로서의 흠결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공직 후보자가 ‘도덕적 책임’을 인정하거나 의혹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내세워, 후보자를 도리어 ‘칭찬’하며 공직후보자로서의 자격에 문제없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자고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와 이달곤 행정안전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나온 최경환, 배영식, 조진형 의원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 최경환 의원“오늘 오후 내 뜨겁게 논의가 됐던 다운계약서 문제, 그 문제는 대체로 당시 세법상 적법한 것으로 정리가 되어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그래서 이런 부분 관련해서 적법한 것으로 정리하고 또 아까 도덕적으로 다소 책임을 느낀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제가 보는 데는 아마 우리 백용호 후보자께서 상당히 양심가이기 때문에 도덕적인 책임을 느끼는 것으로 그렇게 이해를 하겠습니다.“
(최경환 의원, 경북 경산청도, 2009. 7. 8.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 배영식 의원“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법․탈세가 없었다고 강변하지 않으시고 아주 솔직히 도덕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하는 점은 정말 양심적이다, 저는 그렇게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공직생활을 한 30년 있다가 퇴직을 했습니다마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정말 그렇게 양심적으로 답변했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배영식 의원, 대구 중구남구, 2009. 7. 8.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후보자로서는 죽 들어 보면 의도적으로 뭐를 어떤 목적하에 했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는 그 심정 때문에, 그게 후보자로서 사외이사의 보수 욕심 때문에, 불·탈법할 욕심이나 그런 목적으로 있었던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 보니 일부 부분은 잘못된 부분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부분부분 인정한다고 얘기도 했고 “그 부분은 잘못했으니 양해해 주세요.” 하는 얘기도 했고, 이렇게 했거든요. 그런 점을 이해하시면서, 조금은 이해해 주실 것은 이해해 주시면서 마지막 질의들을 이렇게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위원장으로서 드리고
(조진형 의원, 인천 부평구갑, 2009. 2. 19.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방법5. 청문위원 자격을 망각하고 후보자를 대신해 직접 해명하기


주로 야당의원들에 따가운 질문공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후보자를 지켜보다 못해 후보자의 백기사를 자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보자가 잘 답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적절한 대응논리를 만들어 제시하거나 대답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국회의원들 스스로 자신이 검증을 받아야 할 후보자인지 검증을 해야 할 청문위원인지 헷갈려하는 것입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위원장이었던 최병국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의혹제기에 딱 부러지게 잘 대답하라면서 다음처럼 훈수를 듭니다.


▲ 최병국 의원우리 후보자에게도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포천 땅을 무엇을 그렇게 어렵게 설명합니까? 이 땅은 내 동생 누가 어떻게 했는데 어떻게 했다고 딱 한 마디 하면 되는데 그것을 우물딱쭈물딱 해 가지고 청문회를 듣는 사람이 보면 뭔가 꼭 깊이 의혹이 있는 것 같이 그것을 하고요. 또 매매계약서하고 신고할 때의 가액은 신고하는 것은 소위 과세표준액, 구청에 하는 것하고 또 있잖아요? 그것을 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하는 것은 다른 것이라고 바로 한 마디 하면 되는데 그것을 못 해 가지고 빙빙 돌아, 지금 몇시간 하는 겁니까?” 
(최병국 의원, 울산 남구갑,  2009. 2. 10.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후보자를 그냥 두고보기에 답답해 백기사를 자처한 경우는 천성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러 번 발견됩니다.


천성관 후보자에게 제기된 소득수준을 초과하는 과도한 채무 문제와 ‘스폰서’ 박경재씨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야당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음과 같이 대응논리를 직접 제시합니다.


▲ 손범규 의원“(박경재에게 빌린 돈) 갚은 것 있습니까? (천성관 : 이번에 매매계약이 되어서 잔금을 받으면 다 변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까지 갚은 것 있잖아요 (천성관 : 1억 갚았습니다) 또 매매계약이 완성되면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갚을 거지요?…그러면 7억 5000은 이미 갚았고 8억은 갚는 것이 확실하지요?…전부 은행빚을 내서 갚는 것이지요?…2029년까지는 갚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요? (천성관 : 열심히 해서 갚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설명을 하시기 바라고요
(손범규 의원, 고양 덕양구갑,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 이한성 의원“그러면서 이제 갑자기 집을 내놓아야 될 형편을 (집을 소개해주었던) 박경재 씨가 알았네요. 그러니까 자기가 미안했던지 해결책을 자기가 좀 궁리를 해 봤겠네요. 돈은 빌려 달라고 그랬습니까? 거기서 빌려 준다고 그랬습니까?…그런데 이웃에 오도록 권유한 사람의 미안한 마음에서 조언이 이루어지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채무가 발생하게 된 그런 것 아닙니까?”
(이한성 의원, 문경예천,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방법6. 후보자를 노골적으로 칭찬할 소재 찾기


도덕성 등에서 흠결이 있다고 지적되는 후보자를 구원하기 위해, 후보자의 장점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별로 근거도 없고 특별히 장점이 될 만한 것이 아님에도 이를 억지로 추켜세웁니다. 천성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보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동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총체적으로 지금 후보자 재산이 얼마예요? 14억, 15억 정도 아닙니까?..(중략)..검사라는 공직 24년을 마치고 14억~15억 재산, 보기 드물게 청렴하게 살아왔다고 저는 판단하고 싶습니다
(주성영 의원, 대구 동구갑,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 홍일표 의원“우선 전체적으로 보면 신고한 재산이 14억 6300, 이것도 사실은 93년도에 2억에 매입한 아파트가 시세가 올라서 9억이 되는 바람에 이렇게 불어난 것이지요? (천성관 :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보면 정말 후보자는 부동산투기도 한 적이 없고, 재테크에도 소질이 없었고 정말 청렴하게 살아왔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일표 의원, 인천 남구갑,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특히 공직후보자가 청렴하다고 억지로 칭찬하려다 화를 자초한 대표적 사례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아들의 결혼식을 꺼낸 주성영 의원의 경우입니다. 주 의원은 천 후보자가 아들의 결혼식에 청첩장도 돌리지 않았다고 공개하고 또 ‘조용한 교외’에서 결혼식을 치뤘다는 후보자의 답변을 이끌어 내면서 후보자를 칭찬했으나, 곧바로 박지원 민주당 의원에 의해 결혼식 장소는 ‘호화 호텔’로 드러나 망신을 당했습니다.


▲ 주성영 의원아들 결혼할 때 주변에 청첩장 하나도 안 돌렸다고 신문에 보도가 났는데 사실입니까?..어디서 결혼시켰습니까?..왜 결혼식 청첩장 안 돌리고 그렇게 했어요, 하면 수억 원의 부조금 들어올 텐데. 그러면 빚도 갚고 제네시스 승용차도 사고 했을 텐데 왜 바보처럼 연락 안 했습니까…제가 앉아서 이렇게 들어 보니까 우리 천성관 후보자 참 딱합니다. 공무원 생활 24년 하면서 14억, 15억 재산으로 집 한 채 마련해 놓고 이렇게 구설수에 오르다니 뒤에 있는 후배들한테 앞으로 처신을 좀 잘하라는 무언의 교훈을 주려고 그런 것도 아닐 텐데, 제가 딱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주성영 의원, 대구 동구갑,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방법7. 허술한 답변자료가 후보자의 결백을 보여준다며 4차원적으로 주장하기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박경재씨와의 금전거래를 정상적인 채무관계로 주장하기 위해 ‘차용증’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후보자가 제시한 ‘차용증’의 내용과 시점 등에 의문이 제기되어 ‘차용증 조작 의혹’이 일어나 후보자가 더 궁지에 몰리게 되었는데,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은 제시된 차용증의 허술함이 후보자의 결백을 보인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부적격 후보자를 감싸기 위해 별의별 논리를 다 생각하다보니 생긴 일입니다.


▲ 주광덕 의원“그리고 그 다음번으로는, 한편으로 이렇게 동료 위원들께서 이 차용증이 사후에 조작되어서 작성된 것 아니냐…오히려 법률 전문가로서 수사의 베테랑으로서 오히려 증거자료를 충분히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데 저희가 보기에도 이 차용증이나 이런 내용이 오히려 허술하게 보이거든요. 오히려 이것이 또 거꾸로 생각하면 이만큼 이 금융거래에는 의혹이 없음을 인정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의혹이 많다면 오히려 더 완벽하게 자료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주광덕 의원, 경기 구리, 2009. 7. 13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회의록)




 


물론 일부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에도 공직 후보자의 도덕적 결함이 명백할 경우 이를 지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아예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 ‘침묵전략’을 택하거나, 위에서 본 7가지 방식의 ‘후보자 감싸기’로 인사청문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리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위와 같은 ‘후보자 감싸기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검증과 부적격자 걸러내기’라는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관된 의정활동, 인사청문회가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인사청문회에서 엉뚱한 말을 하지는 않는지, 국민들로서는 공직후보자 뿐만 아니라 그들을 검증해야 할 책임을 진 국회의원들도 감시해야 할 이중의 감시망을 가동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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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부적격 공직후보자를 감싸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7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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