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선거자금 공개하고 정치개혁안 수용하라”

정치개혁연대, 한나라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

정치개혁을 위한 320여 시민사회단체의 연대기구 정치개혁연대가 천문학적 규모의 불법 대선자금 모금으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치개혁연대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여야정당이 지난 대선과 총선의 불법자금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정치부패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범국민협의회의 정치개혁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은 “SK비자금 사건이 터진 이후 2개월 동안 한국의 정치는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 줬다”면서 “불법정치자금 모금 방법과 규모, 그리고 검찰수사에 대응하는 정치권의 정쟁과 직무유기라는 두 가지가 그것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국장은 “마침내 지난 대선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이회창 전 대선후보가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과연 그것이 검찰수사의 종지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 국민 중 과연 490억원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나라당을 규탄했다. 김 국장은 정치권이 대선자금 전체 규모를 공개하고, 한나라당은 이회창, 최돈웅, 김영일 등 이외에 전체 불법대선자금 관련자를 자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흥식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대표는 “지금 국민 한 가구당 가계빚이 3500만원에 이른다”면서 “그런데 정치권은 한 기업으로부터 수십억, 수백억씩 받아 챙기는 것을 보면서 과연 국민들이 이 나라에 살고 싶겠는가?”라면서 정치권을 규탄했다.

규탄 연설에 이어 정치권이 시민사회가 제시한 정치개혁안을 수용하라는 연설이 이어졌다. 남윤인순 여성연합 사무총장은 “범국민협의회의 개혁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는 것만이 정치부패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그러나 1회 100만원 이상, 연 50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 기부자의 신상 공개 등을 비롯한 개혁안을 정치권은 수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다음은 함께하는시민행동 정선애 실장이 낭독한 정치개혁연대 기자회견 성명서 전문이다.

불법대선자금 자진 공개하고 정치개혁안 전면 수용하라!

불법대선자금 전모공개 없이 국민의 용서를 구하지 말라

4대 재벌과 한나라당의 합작품은 세간에 차떼기라는 유행어까지 만들며 국민들을 분노와 허탈감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4대 재벌로부터 거둬들인 불법 대선 자금은 밝혀진 액수만 SK 100억, LG 150억, 현대자동차 100억, 삼성 152억이다. 전달 수법도 고급 승용차, 탑차, 스타렉스 등 국민들의 상상력을 초월하였다. 과연 이것이 전부인지, 국민들의 의혹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따라서 이회창 총재가 검찰에 자진출두 한 것은 몇 개월 동안 이어진 불법 대선 자금 사건은 끝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시작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불법자금 문제를 이회창 전 총재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며 당의 책임을 회피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최돈웅 의원, 김영일 의원을 비롯한 핵심관계자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대선 자금 회계 책임자들도 검찰에 자진 출두하고 은닉한 비밀 회계장부를 검찰을 조속히 제출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불법모금과 관련된 모든 이들을 엄정하게 수사하고 적법하게 처벌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열린 우리당, 노무현 대선캠프의 경우도 한나라당보다 불법자금의 규모가 적다는 것만으로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국민 앞에 고해성사 하겠다던 약속을 즉시 이행해야 할 것이다. 그 규모가 크던 작던 불법 모금이 밝혀진다면 그 또한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검찰은 성역 없이 원칙대로 수사하고 사법처리 하라!

검찰도 적당한 수준에서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발상을 접어야 할 것이다. 적당한 미봉으로 끝나기엔 이미 선을 넘었다. 국민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 스스로 말한 것처럼 성역 없이 원칙대로 수사하고 사법 처리한다는 대의를 저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높다. 여야 정치권에 대한 불법 대선 자금을 철저하게 수사하여 모든 관련자들을 엄정하게 수사하고 사법 처리하여 이번 기회를 통해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혁신적 수사로 국민 신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치개혁 과제를 전면 수용하여 연내 정치관계법을 반드시 개정하라!

정치권은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권의 자기 반성과 성찰의 과정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한국 정치의 지상 최대 과제이자 국민들의 염원인 정치부패를 척결하여 한국 정치의 질곡을 극복해야 한다. 기회는 많이 오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 정치권은 시민사회단체 등이 요구하는 정치개혁 과제를 전면 수용하여 올해 안에 정치개혁을 완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정치권은 말이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만이 국민들을 납득시키고 설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003년 12월 16일

장흥배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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