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유권자운동 2018-05-11   990

[2018지방선거] 후기_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 춘천 유권자 모임

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 춘천 유권자 모임

나와 지방선거 그리고 유권자의 권리

 

지난 5월 3일과 10일, <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 춘천 유권자 모임>을 두차례 진행했습니다.

<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 유권자 모임>은 후보와 정당 중심의 선거가 아니라 유권자가 중심이 되어 실제 나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지방선거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마련되었습니다.

 

국가의 모든 선거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중에서도 지방선거는 지금의 ‘나’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동네의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아닌, 우리 동네 군수나 구청장, 시장이 할 일이니까요.

 

올해 지방선거는 유권자 한 사람당 일곱표를 행사합니다. 유권자인 ‘나’의 한 표로 일곱명의 선출직 공무원이 탄생한다는 뜻인데요, 이렇게 엄청난 힘을 가진 유권자인 ‘나’, 어떻게 투표해야 할까요? 홍보물 디자인이나, 슬로건이 적힌 선거공보를 대충 보고 소속 정당에 투표해도 될까요? 정책 선거라는 건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후보나 정당이 아닌 선거의 진짜 주인공인 유권자들이 모여 지방선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 춘천 유권자 모임> 첫번째 시간 <지방선거와 나>는 그 시작부터 열기가 가득했습니다.

 

서른여명의 춘천 시민들이 자신이 경험했던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저도 그랬어요’, ‘저만 그런 생각하는 줄 알았어요’라는 공감의 시간이었습니다. 나의 망했던 투표와 잘했던 투표, 좋았던 혹은 싫었던 선거 캠페인, 기억에 남는 선거 또는 후보 등 소소한 경험담부터 우리동네(춘천)에서 중요한 이슈인 도시재생, 환경문제에 대한 지방정부의 책임, 주택과잉 공급, 쓰레기사업소 문제 등 심각한 주제로 이어졌습니다. 참고로 참석했던 춘천시민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가장 최근에 ‘내가 뽑은 후보가 낙선한 선거’는 지난 총선이었고, 가장 싫었던 선거 캠페인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시끄러운 거리 유세에 공감했습니다. 선거 때만 배꼽인사 하지 말고 평상시에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사표’에 대한 의견이었습니다. 특정 정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뽑아야 할까라는 고민에 사표심리와 사표방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춘천시장 후보자 중 한 명이 사전투표일 전날 사퇴했는데요, 무책임한 후보의 사퇴에 유권자로서 모멸감을 느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후보자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후보 사퇴는 사실 후보 뿐 아니라 유권자에게도 아주 큰 일이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편, 내가 뽑은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던 선거라 하더라도 나의 한표, 나의 투표는 모두 유의미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20180503_춘천유권자모임1차20180503_춘천유권자모임1차

 

웃고 공감하는 이야기 나눔 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서복경 소장님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우선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지방선거를 맞아 ‘당신의 지방선거,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설문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투표했나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소속 정당’을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 정당 투표, 이른바 ‘줄 투표’는 왜 발생할까요? 서복경 소장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많은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검토하기 어려운 유권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후보자가 당선자가 된 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찾아본 적이 있는지, 설문에 응답한 연령대의 특성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첫번째 모임은 춘천시장 후보자의 공약을 찾아 다음 강의에서 공유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두번째 모임 <선거법과 나>는 숙제인 후보자 공약을 찾아본 경험을 나누며 시작되었습니다. 성실히 숙제를 해오신 참가자께서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와 후보자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했으나 공약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후보자와 공약에 대해 잘 알고 투표하려면 그에 대한 정보가 유권자에게 충분히 제공되어야 합니다. 지금 현재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기간은 단 13일이고, 그 13일 동안 유권자들은 최소 열 명에서 그 이상의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검토해야 합니다. 후보자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형태도 제각각이고 그나마 충분하지도 않습니다. 유권자인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해 후보자에게 질문하고 답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멀기만 합니다. 이럴 때 유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정당 투표, 줄 투표가 정책선거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정책을 알려하지 않거나 무조건 정당에 투표하는 유권자의 책임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마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책임이 온전히 유권자의 몫일까요? 혹시 선거제도의 문제는 아닐까요?

 

현행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선거 시기만 되면 공직선거법에 의해 가로막힙니다.  

공직선거법은 우리동네 일꾼을 뽑는 선거시기에 유권자가 입을 다물고 조용히 기표만 하길 강제합니다. 유권자는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했던 인터넷 선거운동을 합법화하기 위해 위헌소송을 제기했어야만 했습니다. 후보자 A씨가 어떤 일을 했었는지 알리기 위해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경고를 받거나 혹은 기소당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설사 A씨에 대한 완벽한 사실이라 하더라도 말이지요.

 

20180503_춘천유권자모임1차20180510_춘천유권자모임2차

 

 

지방선거를 한다는 것, 우리 동네 일꾼을 뽑는다는 것, 투표를 한다는 것, 참 어렵습니다.

유권자인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후보에 대한 정보는 언제쯤이면 온전히 자유롭고 여유롭게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넘칠만큼 충분히 정보가 제공되고 검토할 시간이 보장된다면, 우리동네 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방법이 보장된다면, ‘줄 투표’할 이유가 있을까요?

 

현행 공직선거법 개정은 요원합니다. 기득권을 지닌 ‘현직’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채 나눌 생각이 없으니까요. 유권자에게 제한된 정보만 제공하고, 선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서복경 소장은 이와 같은 현실에서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유권자 모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권자들이 선거시기에 더 활발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또한 당선자들이 유권자들의 의견과 다른 일을 하지 못하도록 선거 후에도 꾸준히 지켜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요. 

 

질의응답 시간에는 강의 중에 소개된 독일과 마포구 유권자들의 사례, 정당 공천제, 유권자 권리찾기 사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유권자인 ‘내’가 경험했던 지방선거에 대한 이야기, 후보자들은 왜 그럴까?라는 질문과 의견, 선거법과 유권자인 ‘나’의 이야기로 진행된 춘천 유권자 모임은 서로의 많은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하고 아쉽게 마무리되었습니다.(하지만 두 번 모두 예정된 두 시간을 넘겨 끝났어요.)  

 

후보나 정당이 아닌, 유권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방선거 이야기를 춘천시민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뜻깊고 즐거웠습니다. 다음 세번째 모임<선거결과와 나>는 6월 18일(월), 오후 7시, 담작은 도서관에서 선거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많은 참석 바랍니다.

 

* <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 유권자 모임>은 춘천, 인천, 서울, 대구에서 진행됩니다.

다른 지역 모임 안내를 보시려면 클릭! bit.ly/2018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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