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유권자운동 1997-12-02   485

[보도자료] 대통령후보 1차 TV 합동토론회 모니터결과 발표

대통령후보 1차 TV 합동토론회 평가

1. 총론적인 평가 :

   가. 사회자가 후보자에게 던지는 질문, 후보자가 후보자에게 던지는 질문, 나중에 사회자가 다시 후보자에게 던지는 질문의 순서로 진행된 이번 후보자합동토론회는 그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대체로 적절하였으며 이제껏 후보초청토론회에서 야기된 패널의 공정성문제 시비와 비교해볼 때 사회자가 던진 질문은 난이도나 형평성, 공정성 측면에서 적절했다. 또한 비록 제한된 시간이기는 했지만 사회자의 질문이 공통으로 적용되고 반론과 재반론의 기회를 제공한 것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대목이다.

   나. 이번 합동토론회는 또한 객관적인 선거 방송의 진면목을 보여 주었다는 데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언론이 자신들의 관점과 가치로 거르지 않고 정보전달자로서의 역할에만 한정하여 유권자들이 직접 판단하고 검증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였으며 후보자간의 합동토론을 통해 후보의 면모를 그대로 드러나게 하여 후보감별의 재료를 제공한 점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 후보자간 시간의 배분이나 화면구성과 배분이 비교적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다(예컨대 후보자의 발언 시간이 종료될 경우 즉시 전체 후보자가 나오는 화면으로 전환하거나 사회자의 신호등을 바로 비추는 등).
 
   라. 사회자가 특정정파에 연관되거나 공정성의혹을 받을 만한 인사가 아니었던 점, 특히 언론인이 아니었던 것은 이 토론회의 객관성을 제고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하였다.

   마. 그러나 역시 TV토론의 한계랄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극복하지는 못하였다. 짧은 시간내에 정견이 풍부하게 개진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그 반면에 후보의 이미지중심, 자신감 있는 어투, 순발력 등이 평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바. 또한 후보자간의 질문/답변이 각후보자의 정견 선전의 기회로 활용된 측면이 있었음. 따라서 정책적인 핵심쟁점이 뚜렷이 부각되지 못하고 의제가 정치논쟁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었다.

   사. 정책쟁점에 대해 후보간의 담합이 이루어지는 경우, 이에 대한 반론 또는 이견이 개입될 여지가 원천적으로 배제되었다. 예컨대 금융실명제유보에 대해 후보자간 일치된 견해가 드러났으나 금융실명제유보에 반대하는 이견이 우리사회에 현실로 존재하는 만큼 토론에 이런 점이 적절하게 반영되지 못하였다. 이는 사회자의 권한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어 토론의 쟁점들을 보다 심화시키거나 역동성 있게 부각시키지 못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2. 토론내용의 평가:

   가. 질문의 유형과 내용면을 볼 때 이전의 토론회에 비해 대통령 후보의 취약점을 공격하거나 개인의 자질검증에 치우친 질문보다는 정책검증 측면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음.

   나. 그러나 답변의 내용을 보면, 질문에서 제시된 정책적 쟁점을 답변자들이 정치쟁점으로 환원함으로써 생산적인 토론의 전개를 제한하였다(사례 : 이회창후보의 경우, 사회불안정 하에서 실업 등 경제불안정이 야기된다고 하여 고용문제에 대한 정책토론을 정치공방으로 환원한 점)

  다. 후보자간 정책적 상호 비교와 토론으로 나아가기 위해 책임성 추궁은 일정하게 필요하지만 토론이 시종 책임규명 공방을 넘어서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점임.
 
  라. 또한 ‘정경유착이 어디서 비롯되었나’라는 질문에 대해 이인제후보는 ‘우리 정당의 구조에서 비롯되고 세대교체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을, 이회창후보는 ‘썩은 정신의 문제’를 각각 개진하였는데 이는 질문의 핵심을 비껴가는 다소 엉뚱한 주장들이었음. 이같은 유형으로는 과소비나 특권의식에 대한 문제에서 이회창후보가 금융실명제로 책임을 전가한 점, 그리고 김대중후보가 ‘옥석을 가려 유학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 등을 들 수 있다.
 
  마. 이회창후보는 김대중후보 친인척 예금계좌의 불법추적에 대한 이인제후보의 연속된 세차례 질문에도 불구하고 핵심을 비껴가는 답변으로 일관한 문제도 지적될 수 잇는 점이다.

  바. 후보간 질문/답변시간에 이회창후보가 타후보에 대해 했던 질문 가운데 정책과 사실상 무관한 질문이 있었음. 예컨대 ‘김대중후보의 재벌관이 엇갈린다’, ‘김대중후보가 집권하면 혼란이 예상된다’는 식의 질문은 후보의 이미지와 선입관을 자극하는 질문이었다. 이인제후보가 청와대로부터 200억원을 받았다는 정치공세를 펼친데 대해 김대중후보가 공식사과한 것은 흑색선전을 근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긍정적 측면으로 평가된다.

3. 총평 및 대안:

지난 번 토론회에 비해 유권자가 후보자를 공정하게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토론회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문제를 남기고 있다. 몇가지로 이번 합동토론회에 대한 평가의 결론과 과제를 요약하면

우선 첫째로, 토론회의 심도와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자의 권한을 보다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물론 사회자의 엄정 중립, 공정한 선정을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한 점들이다.

두번째로는 여전히 후보자의 이미지, 언변에 의해서 토론의 우열이 판가름날 우려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의 문제이다. 이를 위해 사회자의 추가질문을 보장하고, 정책적 쟁점을 정치적으로 환원시키는 데 대해 일정한 제재가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는, 의제선정을 비롯하여 합동토론회의 구성과정의 투명성과 유권자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유권자의 공모를 통한 질문선정방식등의 방안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로, 방송토론의 공정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방송토론회 위원회에서 정당측 대표와 언론사측 대표를 가급적 배제하고 민간전문성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중심이된 독립적인 토론위원회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다섯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는 하겠으나, 군소후보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고려되어야 하며, 그 대안으로서 일정한 국민적 대표성을 지닌 후보에 대해서도 방송토론회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awc19971202.hwp

첨부파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