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15-02-03   1210

이통사 고객정보 무단 제공에 대한 알권리 찾기 캠페인

 

참여연대와 오픈넷, 이용자들이 정보제공 여부를 문의하는 캠페인 전개

 

서울고등법원, 수사기관에 고객정보 넘긴 사실을 은폐해 온 3대 이통사에 대해 위자료 인정

 

 

 

지난 1월 19일, 서울고등법원(김형두 판사)은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 통신사 3사가 가입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통신자료제공 요청에 따라 수사기관에 제공한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라고 판단하여, SK는 건당 30만원, KT와 LGU+는 각 건당 20만원씩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2014나2020811)을 내렸다. 이 판결에 힘입어, 참여연대와 오픈넷은 이용자들이 이통사들에 의해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수사기관에 넘겨졌는지를 문의하는 캠페인을 2015.2.2부터 시작한다.

 

이 캠페인에 따르면 모든 이용자들은 자신이 가입한 이통사에 전화하여 통신자료제공이 있었는지를 문의하고, 이를 알려주지 않을 경우, 위와 같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또는 이통사가 정보제공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경우, 영장 없이 통신자료가 제공되었다면 이에 대해서도 2012년 10월 고등법원판결(위자료 50만원)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의 적용을 받게 될 이용자들의 숫자는 전체 국민의 20%가 넘는다. SKT∙KT∙ LGU+ 등의 이통사들이 제공한 통신자료가 2013년 한 해에만 2012년 577만여건(문서당 계정수 상반기 9.8건 하반기 9.5건에 근거하여 추정), 2013년 730만여건(문서당 계정수 상반기 10.4건 및 하반기 9.9건에서 추정)에 이른다.

 

이러한 통신자료제공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사기관이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법원의 영장 없이 “요청”만으로 제공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통사에 가입하지 않은 성인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기관은 사실상 모든 성인의 개인정보를 아무런 제한 없이 손쉽게 취득해 온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제공 사실에 대한 당사자 통지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가입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수사기관에 넘어갔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통사들은 가입자가 자신의 개인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사실이 있는지 문의해도 ‘비공개대상’이라며 공개를 거부해 왔다는 점이다. 이번 고등법원판결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아무런 상의 없이 수사기관에 제공하고도 그 사실을 은폐해 온 이통사들에게 철퇴를 내린 것이다.

 

통신자료제공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4월9일 지금의 통신자료제공제도가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을 과도하게 제약한다며 관련법 개정을 권고했지만, 소관부처인 미래부는 작년 9월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작년 6월 캐나다 대법원에서는 경찰의 영장 없는 통신자료 취득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이 나왔다. 이 결정에서 캐나다 대법원은 “인터넷사업자의 이용약관에 ‘범죄수사를 위해 경찰과 협조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이용자 신원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다고 해도 이 조항은 경찰의 ‘적법한 권한행사(lawful authority)’에 응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임을 분명히 하면서, 경찰의 이용자 신원정보 취득 역시 법원의 영장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판시했다.

 

오픈넷은 작년 12월 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정청래 의원과 함께 통신자료제공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을 삭제하여 영장주의의 적용을 받게 하는 취지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통신자료제공제도에 의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받은 국민들을 대리하여 헌법소원도 청구할 계획이다.

 

이제 위의 2012년 및 2015년 승소판결을 이끌어낸 참여연대와 통신자료제공제도 폐지 입법활동을 하고 있는 오픈넷은 공동으로 이통사 고객정보 무단 제공에 대한 알권리 찾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동통신사들의 대응에 따라 공익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는 이번 캠페인에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문의: 02-581-1643,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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