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12-03-13   2786

정봉주 전의원 판결 논란 있다고 말한 게 문제?

정봉주 전의원 판결 논란있다 말한 게 문제?
방송심의 초딩이 해도 이보다 낫겠다
민원 성립도 안되는 사안 억지로 끼어맞춰 제재하기

3월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어난 일

방송프로그램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지난 3월 8일 전체회의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수감 하루 전 스케치를 방영한 MBC생방송<오늘아침>에 대해 의견제시라는 행정지도를 의결했습니다. 방송사가 사업승인을 받을 때 감정요인이 되는 법정제재는 아니지만 ‘의견제시’라는 행정지도를 받은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인사고과 등 내부 승진, 인사이동에 반영이 될 수도 있어 위축효과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의견제시라는 방통심의위의 결정이 국민들이 보기에 납득할만한 것이냐는 것입니다.

심의 도중 두 명의 위원이 도저히 심의위원으로서 부끄러워 앉아 있을 수 없다며 퇴장까지 했다는데,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그런 것일까요? 한번 직접 심의과정을 들여다 볼까요? 국민 여러분이 직접 판단해 주십시오.

<사건의 재구성>

MBC생방송<오늘아침>은 평일 아침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생활과 관련된 시사, 유익한 정보, 사회 이슈 등을 르뽀형식으로 전달하는 종합 시사정보 프로그램임. 지난 2011년 12월 약 3분 30초 정도의 분량으로 정봉주 전 의원의 수감 하루전 송별회를 스케치한 영상을 방송하고 이에 대해 이숙이 시사인 기자가 멘트한 것에 대해 민원이 제기됨.

이숙이 발언 : “정봉주 전의원의 경우에는 실형 1년을 선고받았고, 앞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국회의원 선거는 나갈 수가 없는데, 최근에 워낙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끌다보니까, 저렇게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그리고 BBK사건의 경우에 워낙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분들이 많았는데, 다른 분들은 다 무혐의가 됐거든요.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서 더 논란도 되고 있는데요….”

민원내용 : “다른 무혐의자는 어떤 내용으로 무죄였고, 정봉주 전의원의 경우, 어떤 이유로 유죄가 되었다는 사실 관계를 알려줄 필요가 있음에도 본질을 흐리고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언급하고 있다.” 


아래는 3/8일 목요일 방통심의위 전체회의를  3명의 방청객이 속기한 내용을 비교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전체 위원들>

구종상 권혁부 김택곤 박경신 박만

 박성희 엄광석 장낙인 최찬묵

(상단 왼쪽부터) 구종상 권혁부 김택곤 박경신 박만

박성희 엄광석 장낙인 최찬묵



박만(방송통신심의위원장) 문제된 부분이 이숙이 시사인 기자가 말한 내용 중 “BBK 사건 중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분들이 많았는데 다른 분들은 다 무혐의가 됐다. 형평성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라는 발언이 문제가 된 듯하다. (방송심의)소위에서 ‘권고’, ‘의견제시’ 3분, ‘문제없음’ 2분. 판단하시는 분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것 같은데…

구종상(심의위원)  내용이 크게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소위의 대다수 의견에 동의해서 의견제시 정도로..

최찬묵(심의위원) 저 이거 봤다. 보면서 큰 문제되겠다 생각은 안했는데..보는 사람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오해 소지 향후 없도록 주의하라고 ‘의견제시’. 

박경신(심의위원) 논란이 있는 것을 논란이 있다고 이야기한 것도 못하도록 방송인들, 언론인들 입술을 통제하게 되는 것이다.

박경신 법정제재가 아니더라도 의견진술이나 그런 의견이 나오면 내부에서 PD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인사고가에서도 언급되고… 그 안에서도 내부경쟁 승진도 이뤄지는 것인데, 당연히 (이런 방송 내용) 못하게 된다. 의견제시(진술) 취지가 이런 말 하지 말라는 건데, 그게 통제 아니고 무엇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논란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있다고 매우 균형잡힌 발언을 한 건데 그걸 설명을 안했다?(고 의견진술을 듣는다?) 설명을 했으면 더 제재하려 했을 것이다. 여기 있는 분들, 설명했으면 설명해서  논란키웠다고. (이숙이 기자는) 살짝 논란있다고 얘기하고 논란 벌이는 사람들의 주장은 소개도 안했다. 논란 있음을 말한 건데 한마디 한마디 다 방송인들, 언론인들의 입술을, 우리가 그들의 입을 리모콘으로 통제하겠다고 하고 있는 거다. 이런 발언은 이(이숙이 기자) 외에도 엄청 많다. 민원 하나 올라왔다고 언론인 위축시키는 것은 방송을 퇴보시키는 그런 행위라고 생각한다.

장낙인(심의위원) 난감하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에 한나라당의 이혜훈, 원희룡 의원도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저는 판결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법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따질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민원 내용을 보면 핵심은 어떤 죄로 유죄됐다는 사실관계를 알려줄 의무가 있음에도 본질을 흐리고 판결이 잘못되었다는 내용이라는 것인데… 이 코너가 3분짜리 코너다, 가정주부들이 보는..2분 30초 정도로 그 전날 중요한 이슈 중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들을 보여주고 30초 정도에 패널이 코멘트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실관계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건 민원인의 생각일 뿐, 프로그램 포맷이 그런 식으로 된 게 아니다.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숙이(기자)가 언제 그랬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 것인데. 잘못된 민원을 가지고 심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의견진술이건 권고건, 낼 수 없다. 민원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심의대상이 아니다…이런 (심의대상도 안되는)명백한 사안을 두고 의견제시, 행정지도를 하게 된다면 아마, 여러 가지 논란이 됐던 안건이 많지만, 이 내용은 방송심의 역사에 길이 남을 그런 건이 될 것이다. 

박경신(심의위원)  이혜훈(의원)이,(기사 읽음) “그 판결 잘 모르겠다. 정 전의원이 말한 것 중 어느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인지 모르겠다.”, (한나라당 사무총장)권한대행인 사람이 기자들과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런데도)논란이 없는 것인가? 

권혁부(심의위원) 일부 위원이 심의 대상 특정을 잘못하고 있다. 이숙이가 말한 건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는 1년 형이라, 10년 간 피선거권이 없거든요. 국회의원 선거는 나갈 수 없 게 돼 있는데, 그런데 BBK사건의 경우 워낙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분이 많았는데 (이건 이숙이의 판단이다) 다른 분들은 다 무혐의가 됐거든요(이것도 이숙이의 개인적인 판단이다)”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정봉주는 BBK사건 말고 주가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그것이다. 나머지(다른 분들은)는 주가조작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안으로 유죄와 무죄가 갈렸는데, 그걸 따지지 않고 누구는 무혐의 판결을 받고 누구는 1년 받았다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 건,형평성 객관성에 맞지 않다.

김택곤(심의위원)  생방송 오늘아침은 다른 게 아니다. 정봉주 구속수감을 앞둔 하루의 스케치를 이숙이 기자가 전한 것이다. 그러고 자연스럽게 취재원의 정서나 감정을 전달에 충실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옳다 그르다 판단은 여기(방통심의위)에 물어볼 일은 아니다. 날씨 기상캐스터가 비가 내렸다며 지구 온난화 이야기를 했는데, 이를 두고 너 왜 지구온난화와 연결지었어? 라고 물어보는 격이다. 이 코너에서는 BBK사건의 진실에 대해서는 묻고 따지지도 않았다. 하루 전 분위기를 전했는데, 그걸 가지고. 중립성이건 공정성이건 해당 안 된다. 

장낙인(심의위원) (권혁부 위원이) 정봉주 유죄 판결이 주가조작 문제라고 이야기했는데, 저도 조사를 해보니까, 정동영 의원도 역시 이명박 대통령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 제기, 김현미, 박영선, 이해찬도 연루의혹 제기. 그런데도 이 분들 처벌 받지 않고 정봉주만 처벌받았다. 이숙이 기자 말이 전혀 사실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박경신(심의위원) (인터넷 검색을 한 후) 김현미에 적용된 것도(사실상 같은 거다). 그것을 권 위원 마음대로 죄가 되는 행위가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박 만 (야당측 위원들 말 무시) 박성희 위원 의견 내세요.

박성희 저도 의견제시

엄광석 민감한 이슈였다, 정봉주 사태를 놓고 기자가 나와서 설명할 정도로. 우리가 (방송에서)보고자 한 것은 두루뭉술하게 방송사가 전달해줘야 했다. …정봉주 혐의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시청자들에게 발언할 경우에 오도할 우려가 있으니, 방송사가 마땅히 주의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저는 의견제시라면 충분하다고 본다. 

장낙인 정봉주 의원, 바로 수감됐나? 시간이 지난 후 수감됐다. 그 전에 각종 언론에서 정봉주 의원 판결문 관련해서 이런 저런 기사 나왔다. 그런데 이걸(이숙이 기자의 멘트)로 시청자가 오도하겠나? 

박경신 민감한 사안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숙이 기자가 그걸 말한 것이다. 왜 민감해졌는지를 설명하는 것이고, (뭘 두고)권고 의견제시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장낙인 (사무처 방송심의국장에게)그럼 이 사안은 민원이 올라온 것인가? 민원 내용을 다시한번 말씀 드리겠다. “본질 흐리고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는데 이게 맞는 얘긴가? “논란이 있다”고 이숙이 기자가 이야기한 것을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한 것인가? 그런가, 아닌가? 민원인이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했다”고 한다. 이숙이 기자가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 것인가, 사무처?(담당 국장 대답 못하자) 

사무처 사무처는 판단하지 않았다.

장낙인 민원인의 주장과 이숙이 기자의 말 어떤가? 

사무처  판단하지 않고 민원 있는 사실 그대로 올렸다. 

장낙인 그러면 (방송심의)소위 올리지 않고 특위에도 안올리고 (사무처가)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각하 기각하는 것 있지않나? 민원 성립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건 왜 안올리나? 이건 성립하나? 

사무처 민원이 들어오면 그 민원을 바탕으로 내용과 관련해 판단이 안돼 올리는 경우도 있다. 기존 문제없다고 판단된 거면 제가 각하한 부분도 있다. 

장낙인 이숙이 기자 판결 문제 있다고 했나 안했나? …세상에 이런 심의가 어딨나? 창피해서 여기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이 심의는 초등하교 3학년이 봐도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할 것을 갖고 어떻게 의견제시, 권고를 할 수 있나?

권혁부 그건 장 위원 생각이고..

장낙인 논란이 있었나? 없었나?

권혁부 판결 논란 있다는 게 아니라, 두 사례가 다르잖나. 

장낙인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 세상에 이런 심의가 어딨나?  이건 심의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다.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박경신 사안성립이 안되는 거잖나? (사무처에) 뭐가 문제인지 말을 못하지 않는가? 어떤 것을 권고하겠다는 것인가?

장낙인 잘못된 민원인데 심의할 게 없는 거 아닌가( 4시32분 퇴장)

박 만 심의는 민원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거다. 

박경신 한 국가기관(법원)이 판결을 내렸다, 그거 싫어하는 국민들이 있다고 (이야기)한 걸 또 다른 국가기관(방통심의위)이 나서서 하면 안된다고 하는 거다. 논란이 있다고 얘기하고 논란 있는 이유 밝힌 게 아닌가? 비슷한 사안에 결정이 다르다고, 실제로 그 때문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고.

박 만 말하지 말라는 게 아니지 않는가.

박 만 제 의견은, 패널이 좀 객관적으로 말해야 하는데, 다른 분은 무혐의됐다고 이숙이 기자 자기가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아쉬워하는 분들 많다. 다른 사람은 무혐의가 됐는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거든요”라고 말을 하든지, 공정하게 전달하면 뭐가 문제냐? 그런데 단정적으로 얘기한 건 듣는 사람 입장에선 거북할 수 있다. 그런 표현 자제해 달라고 .. 이런 표현은 앞으로 자제해서 객관성 있게 해달라고 의견진술 할 수 있는 게 아니냐?

김택곤 이 기자의 말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 건 무혐의 받은 사람들이 많거든요…’라고 한 것인데.. 

박 만 “다 무혐의가 됐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 같다”고 하면 좋지 않으냐. 

권혁부 방송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출연한 사람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오해를 받지 않도록 정확하게 해달라고 심의위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의견진술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냐. 

김택곤 (방송)심의국장에게 묻는다. 심의 공정성 중립성 중요하다. 심의대상 선정하고 안건 올리는 것도 엄정,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바로 뒤에 “김미화의 여러분” 심의하게 됐다. 여러분과 관련해서 지금 현재 민원 제기된 게 있지 않나? 농림부 장관 프로그램 민원제기 됐지 않나? 

김택곤 3월 2일 민원제기 됐는데 안건 채택했나? 

사무처 … 

김택곤 자, 김미화의 이것은 모니터를 해서 끌어올리고 서교용(농림부) 장관은 민원 제기했는데 아직까지도 올라오지 않고.. 심의대상에 올리는 것도 엄정해야한다. 이러면 심의위는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고, 존립의 가치가 없다. 

박경신 (이전 심의 사안이었던)백선엽과 정율성 건은 비교도 안되는 것으로.. 백선엽은 전쟁영웅으로 만들고 친일행적 단 한 줄 말했다. 

박 만 지난 간 건 말하지 말라

박경신 정율성은 항일운동가로 만들었지만 이 사람의 과오 공산주의자였고 전쟁에 참여했다고 하면서, 과오 다 말했다. 훨씬 더 공정한 내용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사안도 성립 안되는 것을 결정하고. 사무처에서 뭐가 문제인지 지적을 못하고 있다. 

박 만 문제를 왜 사무처에서 지적하나?

박경신 입안이 돼야 (심의하는 거 아닌가?). 기소장도 없이 기소한 것에 해당된다. 죄목도 없이 이런식으로 심의하면 앞으로의 심의도 불을 보듯 빤하다. 저도 퇴장하겠다(퇴장). 

박 만 (그대로 진행하여) 그 부분에 대해서, 의견제시하도록 (결정)하겠다. (땅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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