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기획 뉴라이트의 등장과 보수의 능동화
1. 들어가는 말
해방직후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의 주축은 반공과 친미, 경제성장제일주의와 안보이데올로기를 사상적 기반으로 하는 보수주의세력이었다. 반공과 친미의 구도 속에서 보수세력은 남한사회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세계냉전질서를 철저하게 국내적으로 흡수하면서 성장과 안보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여나갔다. 이 과정 속에서 보수세력의 강력한 경쟁상대는 존재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이념은 국가권력과 지배세력의 지원을 받으면서 한국사회의 구석구석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거대한 이념 틀로 작용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과정은 보수이념 자체에게 유리한 측면만을 제공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진보세력이 자리잡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자기검증과 반성, 반대세력으로부터의 비판과 이를 통한 끊임없는 성찰, 보다 합리적인 사고와 철학으로 발전하려고 하는 노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보수주의 이념은 바람직한 보수주의 철학을 완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윤민재, 2005).
이로 인해 한국사회에서 보수주의 세력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자유주의의 덕목은 매우 취약하였고 오직 반공과 친미, 왜곡된 보수이념만이 존재하였다. 또한 보수세력들은 이념적 성향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는 이념을 만들어내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보수세력의 주요 관심은 권력을 유지하면서 그 권력의 틀 속에서 지배세력으로 남는 것, 즉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만 있었기 때문이다(조찬례, 2003, 337).
반면 서구의 보수주의는 근대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반권위주의, 개인주의, 세속주의, 평등, 민주주의 등의 합리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되었다. 서구의 보수/진보의 형성은 근대국가의 형성과 개인과 시민의 발전 속에서 공적이고 민주적인 제도와 담화, 토론의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러한 이념간의 대립과 갈등, 경쟁은 민주적인 제도와 내용을 침식하지 않고 오히려 건강한 체질로 전환되면서 보수와 진보가 함께 성숙될 수 있는 사회적인 기반을 마련하였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과거 정권을 쟁취하고 지키는 데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사회통합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발전시키는 데는 실패하였다. 보수주의는 한국사회라는 공동체의 내용을 사회적 약자 보호, 공동체정신, 자율, 공정성 등의 가치로 채우지 못하였다. 또한 한국의 보수주의는 서구의 보수주의처럼 과거 속에서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들을 찾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파괴하거나 변형시키기도 하였다. 오히려 보수세력들은 1948년 건국과정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면서 여기에 모든 국가와 민족의 정통성을 부여하고 이것을 정치적 선과 악의 기준으로 사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현 시점에서 이러한 기존의 보수주의 세력의 이념적, 행위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보수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 가능성과 시대적 요청의 문제를 최근 몇 년 사이 부각되고 있는 뉴라이트 세력을 통해 진단하고자 한다. 이들이 과연 올드라이트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이들의 능동화 과정을 통해 알아보고, 사회정치세력으로서 향후 이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예상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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