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환경 2007-07-10   1332

새만금樂(락)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뭇생명을 유린하려는 ‘실체없는 유령’, 새만금樂(락)을 즉각 중단하라!

– 새만금樂(락)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입장

거전갯벌, 살금갯벌, 해창갯벌이라 불리던 평화로운 땅들이 느닷없이 방조제를 짓겠다는 이들에 의해 새만금이라는 정체불명의 이름으로 통칭되고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지도 어느덧 1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33km 세계 최장 방조제를 통해 인간이 만들어내 가장 아름다운 땅에서 아시아에서 세계로 도약하는 문을 열겠다는 새만금樂(락) 개최 소식을 접하며 뭇생명들의 죽음이 예비된 땅에서 울릴 풍악의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 우리는 우선 비통하고 그저 두려울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은 아니다. 화폐의 가치에 오염된 눈과 귀로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비명이 새만금에 있고, 이를 소생시키려 온 존재를 걸고 싸우는 단 한사람이 있는 한 우린 끝까지 새만금을 살리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의 갯벌을 유린하려는 모든 ‘실체없는 유령’들의 만행들과 맞서 싸울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한다. 일언이폐지하고 새만금樂(락)을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樂(락)은 총체적 사기극이다. 우선, 죽음의 땅에서 즐거움을 노래하겠다는 것 자체가 극단적인 언어도단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새만금 개발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실로 엄청난 비극이다. 평화롭던 마을 공동체는 개발 광풍에 휩싸여 완전히 두 동강이 났으며, 평생 갯벌을 일구며 삶을 꾸려왔던 이들은 유민으로 전락했고 심지어 죽음을 맞이한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진혼곡이 아닌 축제를 벌이며 그것을 환경파괴가 아닌 친환경이라 주장하는 락 페스티발을 우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우려스러운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행사 자체의 추진 과정이 허황되기 그지없다. “세계 12억 청년과 함께하는 세계 문화의 중심 새만금”이란 공식 슬로건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자는 선동이 난무했던 근대개발주의 패러다임의 반복이어서 차라리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33km의 방조제에 3만 3천명의 풍물패가 모여 33개의 지점에서 세계 최대의 풍물을 시도하여 기네스북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은 가시적 성과와 숫자에 집착하여 아무런 의미도 내용도 없는 동원을 자행하던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안쓰럽다.

우리는 이렇듯 허황되고 졸속적인 추진으로 점철되고 있는 이 행사 자체가 실체없는 유령, 희대의 사기극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이미 일부 알려진바, 행사 조직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의 상당수가 거짓으로 드러났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다던 KBS는 KBS 본사가 아니라 전주총국이었으며, 그나마 승인된 것도 아니었고 최종적으로 없었던 일이 되었다. 보도자료에 후원으로 공지되었던 농림부, 문화관광부, 전라북도, 군산시의 경우 확인 결과 후원을 한 사실 자체가 아예 없었으며 군산시의 경우에만 발대식 장소대관 협조를 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협찬사로 알려진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에 문의해본 결과 그들 또한 금시초문이거나 아예 협찬을 거절한 곳도 있었다. 야심차게 홍보되고 있는 무한계 음악축제 역시 일부 가수들이 출연을 승낙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출연 예고가 되었다며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행사는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보편적 공감과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정부 부처와 기업도 적극적인 의지와 후원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내용이 과장되어 진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기반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는 후에 대형 공연 기획 사기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선의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이 땅의 양심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갯벌을 유린하려는 ‘실체없는 유령’, 새만금樂(락)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새만금樂(락)을 중단 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과 투쟁에 최선을 다할 것 선언한다. 결코 오늘 기자회견이 끝이 아니다. 대중적인 출연 거부 캠페인을 벌여 나갈 것이며, 협찬 기업들에겐 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거듭 요구한다. 새만금樂(락) 조직위원회는 내용적, 형식적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새만금樂(락)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007년 7월 10일(화)

새만금樂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

갯벌배움터 ‘그레’, 경계를넘어, 광주인권운동센터,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 녹색교통운동, 녹색연합, 다산인권센터, 대항지구화행동, 동성애자인권연대, 라이브클럽 까페빵, 마들주민회, 마들창조학교, 문화연대, 미디어기독연대, 민주화를 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주노동당성소수자위워회, 민중복지연대, 부산인권센터,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성동건강복지센터, 성전환자인권연대지렁이,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미디어문화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연구공간‘수유+너머’, 원불교인권위원회, 이윤보다인간을, 이주노동방방송MWTV,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터넷언론네트워크,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서울지부,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서울지부경기북부지역지회,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전국첱거민연합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쟁없는세상, 진보교육연구소, 참여연대, 참여자치완도시민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청년환경센터, 초록정치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평화인권연대, 피자매연대, 학벌없는사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한국교회인권센터,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생협연합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시민연대

* 별첨: 새만금樂(락) 추진 관련 경과 보고

SDe2007071000.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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