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이종간) 핵이식, 부처 장관 심의위원회 참여, 유전자 검사 등의 예외 조항 삭제해야



1.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15일(수) 국회에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안)을 제출했다. 이로써 2000년 초부터 진행돼 왔던 정부 내에서의 생명윤리법 제정 과정이 일단락 됐다. 생명윤리와 관련된 법률인 전무한 상황에서 정부가 관련 법률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나름대로의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 그러나 법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과연 인간의 존엄성과 시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률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많은 내용이 후퇴했다. 법률안이 이렇게 후퇴한 것은 법률의 주관 부서를 놓고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면서 타 부처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즉 생명윤리와 인권에 대한 고려나 그 동안의 사회적 합의보다는 특정 연구를 주관하고 있는 관련 부처의 주장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 법률안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체세포 핵이식(이종간 이식)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하다 시피 이종간 핵이식을 법률로 허용하고 있는 국가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것이다. 그리고 이전 법률안의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로 바뀌면서 7개 정부 부처 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되었다.

관련 부처의 장관들이 위원회에 포함된다면 위원회의 자율적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국가 기관이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경우에는 연구시설 및 내용 등을 신고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국가 기관이 직접 유전자 은행을 개설할 경우에도 복지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런 예외 조항들은 유전정보 이용의 관리 감독에 사각지대를 인정하는 것으로 심각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은 현재 법무부와 경찰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전자 정보은행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4. 앞으로 있을 국회 심의과정에서는 문제가 되는 조항들이 그 동안 이루어 졌던 사회적 합의에 맞게 수정되거나 삭제되어야 한다. 만약 이런 과정 없이 현재의 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정부는 생명윤리법을 구실로 비윤리적 연구를 합법화한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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