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2007-05-24   1042

[3기 시민운동 현장체험⑤] 세계화를 넘어, 대안적 세계화를 향해

한미FTA, 괴물인가 선물인가⑤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 강연 후기

5월16일 수요일,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의 ‘세계화, 대안적 세계화’라는 강연을 듣기 위해 참여연대 2층 강당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내리던 늦은 저녁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급히 들어오던 강연자의 모습이 지금도 굉장히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우석균 실장은 “대안적 세계화를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합니다”라고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비에 젖은 옷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바로 강연을 시작했다.

▲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

강연을 시작하며 우리에게 던진 첫 질문은 이것이다.

“여러분은 대안적 세계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명확히 어떤 것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왠지 ‘대안적 세계화’라는 말에는 내가 그것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에 비해 지금의 세계화는 내가 배제되어 있다는 소외감을 준다.

강연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있었던 직접행동의 사례를 다양하고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해 보여 주었다. 특히 남아메리카 지역과 미국의 반세계화 운동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

가장 먼저 칠레. 칠레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가장 먼저 도입한 개발도상국가 중 하나라고 한다. 졸업하기 전 마지막 학기에 라틴아메리카의 정치변동과 근현대사에 관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도 신자유주의 대표국가 미국 바로 아래에 있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그 흐름에 반발하여 벌이는 행동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칠레에서 사회주의 정당이 집권하면서 이후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인한 몰락하기까지, 빈민을 위해 폈던 여러 보건의료정책과 사회적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관련 산업계가 반발하여 전국적인 교통・의료대란을 겪는 등 위기도 겪었지만, 많은 의사와 시민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자를 수송하고 무상 의료활동을 펼치는 등의 이야기를 듣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군부 쿠데타와 뒤따른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그 후로 지속된 다양한 직접행동을 가능성하게 한 씨앗이 되었던 것 같다.

▲ 강연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이어서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다양한 직접행동들을 살펴보았다.

그 첫 번째는 미국의 ‘액트업(Act Up)’. 과격한 시위행동으로 주목을 받았고, 그 효과를 이용해 공론화와 많은 지지자를 얻었다. 그들은 시위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이 사례를 언급하며 강연자가 했던 말이 굉장히 깊게 가슴에 와 닿았다. 사람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알리려 하는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명백한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것. 앞으로 있을 우리의 직접행동에서 본질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두 번째는 1999년 WTO 3차 각료회담을 저지시켰던 그 유명한 시애틀 시위장면. 여러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낸 것 자체도 큰 의의였는데, 더불어 WTO회담을 저지하는 역사적 성과까지 얻어낸 것은 정말 대단하게 여겨졌다. 이 외에도 히말라야 정상까지 올라가 반전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거대한 기구를 띄워 주목을 끌며 여론을 환기시키는 모습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이유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를 지지하고 싶지는 않다. 세계화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식의 세계화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생각하는 ‘대안적’ 세계화는 무엇일까. 그를 위해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저자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지지하면서, 초국적 기업이 사회 공공성과 국가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의 ‘세계화의 부작용‘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 ‘부작용’을 잘 감시하고 저지할 수 있는 소비자단체나 시민단체의 압력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초국적기업이라 하더라도 사회 공공성을 무단으로 침해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사회운동들에 의해 어느 정도의 조정과 감시가 이루어지므로, 결국 현재의 세계화가 계속 진행되어도 괜찮다는 이야기인가?’ 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지만, 실제로 ‘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맞서 좋은 결과를 낸 여러 사례를 보면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강연과 토론을 통해 정리했던 한미FTA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고, 한미FTA가 비준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은 우리가 직접 기획하고 현장으로 나가야 할 차례이다.

▲ 참가자 차희영참여연대는 지난 4월 30일부터 오는 5월 28일까지 약 한 달간 ‘참여연대와 함께하는 시민운동 현장체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한미FTA 괴물인가 선물인가’를 주제로 총 11회에 걸쳐 강연과 토론, 직접행동을 체험하게 됩니다. 지난 5월 16일에는 여섯 번째 순서로 ‘세계화, 대안적 세계화’라는 주제로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이 강연을 했습니다.

이 글은 현장체험에 참가한 차희영 씨가 이 날 프로그램을 마치고 느낀 점을 정리한 후기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후기는 인터넷참여연대를 통해 연재 중입니다.

차희영 (현장체험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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