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2004-09-02   1246

“현재 식량자급률 26.9%, 식량자급은 사활적 이해 걸린 국가적 과제”

WTO 쌀 협상 앞두고 범시민사회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국민운동본부’ 발족

WTO 쌀 협상을 앞두고 식량주권수호를 위해 범시민사회노동단체가 참여하는 운동본부를 꾸리는 등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100여 개 시민사회노동단체 및 민주노동당은 9월 1일 오후 2시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국민운동본부(이하 우리쌀지키기운동본부)’를 발족식을 갖고 쌀 개방을 막고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등 식량주권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선포했다.

“지금은 쌀 개방이 아니라 식량자급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

우리쌀지키기운동본부는 발족문을 통해 “정부당국이 쌀 개방을 기정사실화한 채 다만 개방의 방법만을 기술적으로 조율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동시에 쌀 소비자인 국민과 생산자인 농민들에게 단 한번도 협상목표를 뚜렷이 밝힌 적이 없으며 협상경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는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현재의 식량자급상황에 대해 “국제적 식량전쟁 시대에 식량자급률이 26.9%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마지막 남은 쌀마저 개방한다면 국내 쌀 생산기반이 무너지고, 결국 심각한 식량위기와 참혹한 기아 상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량주권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국가적 차원에서 식량자급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지목하며 “식량자급은 특정 사회집단의 이해와 연관된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사활적 이해와 관련된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리쌀지키기운동본부는 지금은 쌀 개방이 아니라 국민과 정부가 지혜를 모아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며 “안전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밖으로는 쌀 개방을 막고, 안으로는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농지법 개악 저지, 대통령 소속 농특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새로운 기구 구성 등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포했다.

각계의 연대선언 “쌀은 농민들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문제”

우리쌀지키기운동본부에는 농민운동진영은 물론이고 종교계를 포함해 민중,노동,여성,환경,문화 등 범진보진영이 참여한다.

여성계는 소비주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쌀지키기에 동참했다. 이강실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식량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문제로 직결된다. 농약과 광우병이 득실대는 수입 농산물을 밥상 위에 올려야겠느냐. 국익 국익 하면서 파병해, 김선일 씨 죽게 만들고, 그 국익을 위해 이제 농민들까지 포기할 셈이냐”라며 국익이라는 논리로 쌀 개방에 앞장서는 정부를 비판했다.

민주노동당도 당 차원의 노력을 약속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거리선전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하며 “농업관련 법안 재,개정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농민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민주노동당은 노력하겠다”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환경운동진영도 쌀 문제는 환경문제와 직결된다며 합류이유를 밝혔다.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쌀은 국토를 건강하게 지키기와 직결된다며 환경운동이 식량주권수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쌀은 농민들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문제인데, 싸울 때는 농민들만 싸워왔다. 쌀은 우리 국토를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환경운동이 쌀을 지키는 이유”라고 설명하며, “지난 한칠FTA의 비준은 막지 못했지만, 이번 WTO 재협상에서는 연대를 통해 쌀을 지키자”고 다짐했다.

식량자급 및 농업회생을 위한 법률 제,개정에도 집중

우리쌀지키기운동본부는 발족식을 마치고 ‘농업, 농촌, 쌀에 대한 전국 도시민 의식조사 결과의 시사점과 정책제언’과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농업회생을 위한 국민적 역할’ 등을 골자로 하는 발족기념 토론회를 가지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오는 12일까지 각계각층의 “쌀 개방 반대와 식량주권 수호” 선언이 이어지면서 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본격화된다.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는 지난 해 WTO 반대와 쌀 개방 반대를 외차며 자결한 이경해 열사를 추모하며 ‘우리쌀지키기 주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각 단체는 사무실에 추모분향소를 설치하고 이경해 열사 추모와 WTO DDA 반대, 쌀 개방 반대, 식량주권수호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농성을 벌인다. 청와대 및 외교통상부 앞에서 1인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9월 11일 오후 3시에는 종묘공원에서 국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10월 24일 경에는 쌀이 가지고 있는 사회공익적 기능을 대중적으로 이해시키는 장으로서 쌀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쌀지키기운동본부가 이번에 주력하는 것은 식량자급 및 농업회생을 위한 법률 제,개정 사업이다. 이미 농민단체, 학계, 법조계, 소비자단체, 환경단체 등 관련 전문가들로 법안기초소위원회를 구성했다. 박진도 충남대 교수, 윤석원 중앙대 교수, 송기호 변호사, 김좌진 변호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민중연대, 민주노동당,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학교급식운동본부 등의 단체에서 참여해 관련 법안을 검토하고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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