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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2007
  • 200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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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기관 인근 집회금지 위헌판결 이후 노동·시민단체 줄줄이



헌법재판소가 30일 외교기관 100M 이내 집회금지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리자 미국의 이라크 파병압력 등으로 거세진 시민사회의 분노가 미대사관 주변에 대한 집중적인 집회신고로 나타났다. 광화문 일대의 집회신고를 받는 종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오늘 아침 10시 전후로 마치 아파트청약을 연상시킬 정도로 줄을 서서 집회신고를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2일 만에 30여 노동·시민단체 신고 봇물

종로경찰서는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내려진 어제(30일) 26개 단체가, 오늘(31) 11시 현재까지 7개 단체가 집회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집회를 신고한 단체들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평통사) 등 노동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미대사관 인근에 사무소를 둔 일부 기업들도 집회 방어 차원에서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2004년 12월 31일까지 1년치 집회신고를 마쳤다"면서 "집회 장소도 열린마당에서부터 교보빌딩까지 (집회가 열릴 만한) 거의 대부분의 장소에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민주노총과 민노당이 종로1가 삼성타워 앞, 광화문빌딩 앞, 정부종합청사 앞 등 가장 좋은 장소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집회신고가 급증한 이유는 헌재의 결정이 직접적 계기가 됐지만 이라크 파병압력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김판태 평통사 국장은 "우리는 2005년 1년치 집회신고를 마쳤다"면서 "그동안 외교기관으로부터 너무 먼 곳에서 집회가 허용돼 집회의 효율성을 갖기 어려웠는데, 이번 헌재의 결정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확대한 고무적인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이렇게 미대사관 주변 집회신고가 급증하자 종로경찰서에서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헌재 결정은 존중하지만, 이렇게 되면 광화문 일대 관리가 감당이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본청 차원에서 인력의 보강 지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방어집회 신고 말썽 소지

종로경찰서는 집회신고를 1년 단위로 접수하고 있다. 물론 신고를 했다고 해서 모든 집회가 열리는 것은 아니지만 먼저 신고한 단체에게 우선 순위가 주어지는 것이 원칙. 노동 및 시민단체의 집회신고가 급증하자 이 주변 기업들의 반대집회 신고도 접수됐다. 반대집회 신고란 먼저 신고한 단체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실제 집회 의사는 없지만 예상되는 다른 집회를 막기 위해서 하는 집회신고를 말한다.

현재 확인된 반대집회 신고기업은 미대사관 뒤편에 위치한 대림산업이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대림산업 총무과에서도 (반대) 집회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림산업 총무과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변 기업들의 반대집회에 대해 집회신고를 한 시민단체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종로경찰서가 미대사관 주변 기업들에게 일부러 반대집회신고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김판태 국장은 "시민단체들은 실제 집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에는 얼마든지 집회신고를 취하할 준비가 돼 있지만 반대집회 신고를 하는 단체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서 "집회신고의 자유는 누구나 동일하지만 이것이 실제 집회 의사를 가진 단체들의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면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흥배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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