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03-04-28   795

편집자주

이라크전이 끝나가고 있다. 연합군이 공습을 단행한 것이 지난 3월 20일의 일이니, 한 국가가 다른 한 국가를 초토화시키고 다른 모든 국가들을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하기까지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이라크 전쟁이 이토록 빨리 끝날 수 있었던 데에는 최첨단 과학기술로 개발된 각종 무기들이 한몫 했다.

전쟁은 무기 개발에 기여한, 그리하여 대량 살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과학기술(자)의 책임을 성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번 전쟁도 예외는 아니다. 이라크 땅에서 최첨단 무기들이 쉴새없이 포성을 울려대는 동안, 이라크 밖에서는 전쟁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전쟁의 위험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인지한 과학기술자들이 전 세계 시민들과 더불어 반전·평화를 염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물론 한켠에서는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서 과학기술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번 특집에서는 ① 과학기술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지적하며 전쟁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그래서 국내 과학기술자들 사이의 뜨거운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고 이후 반전 선언 및 서명 운동의 계기가 된― 글, ② 외국 과학기술자 단체들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반전·평화 움직임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글, ③ 대표적인 세계 과학자들의 평화 운동 단체인 퍼그워시 그룹의 반전 성명서, ④ 국내 과학기술인들의 반전 선언문을 차례로 실었다. 이 글들을 통해, 이번 전쟁이 최단기전으로보다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또 한 번의 역사적 교훈으로서 독자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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