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센터(종료) 미분류 1999-01-15   785

[03호] 특집글2 인간 복제에 관한 [ 책임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 의 입장

인간복제에 대한 반대를 전세계에 요구한다. 생명공학에 대한 대중적 논쟁이 활성화되길 요구한다.

I. 세계의 국가들에게 요구한다: 법률과 조례에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시켜라.

II. UN에 요구한다: 인간복제에 대해 여러 민족, 문화, 종교, 신념체계를 가진 집단들에서 일어나는 우려들을 다루기 위한 국제재판소를 구성하려는 노력을 보여라.

III. 美의회는 다음 내용을 법률로 만들도록 하라.

① 수정란 분할이나 핵전이를 통한 인간복제를 금지한다

② 동식물의 장기, 조직, 세포, 분자들은 자연적이건 복제된 것이건 관계없이 특허를 얻지 못한다.

IV. 우리는 여러 미디어를 비롯해 세계의 시민들, 시민단체들에 촉구한다. 동물복제에 대한 활발한 대중적 논쟁을 일으켜라. 특히, 어느 정도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인 지에 대한 것이 중요하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우리 종(種)은 생존, 발전, 문명 내에서 개인들의 번영에 반하는 많은 행위들을 목도해왔다. 강제된 노예제도, 고문, 독가스, 생물무기, 동의된 바 없는 인간 실험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인간 사회는 한편으로는 아동노동, 환경파괴, 핵전쟁, 지구온난화같은 파괴적인 현상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양과 원숭이의 복제는 인간도 복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가장 근본적인 사실은 인간이 상품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인간과 다른 인간, 인간과 다른 문화와의 관계가 평가절하된다. 노예제도를 불법적인 것으로 규정한 헌법 13조나 고문, 아동노동, 여타의 인간 착취를 금지하는 다른 법률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 때가 왔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 개별 국가, UN 등에 인간복제를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것으로 규정하길 요구한다.

"할 수 있다"는 것이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기술을 인간에게는 적용시키지 않겠다'는 양을 복제한 기술을 개발한 사람의 말에도 불구하고 "생명공학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죽어가는 아이를 복제한다거나 완전히 똑같은 인간 장기 공여자를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태아의 췌장과 뇌조직을 이식하는 일은 당뇨병이나 파킨슨씨 병을 치료하기 위해 실험되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예기치 못한 놀라운 일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술적이고 의학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확언하길 꺼려한다.

우리는 전문적으로 생명윤리를 연구한다는 학자들이나 기업에서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 이런 새로운 제품을 문화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몇몇 실험들은 금지되어야 한다

복제를 금지함에 따라 몇 가지 과학적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추구하는 일은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과학적 용이함이 나찌의 강제수용사나 Tuskegee의 매독연구에서처럼 삶의 조건의 퇴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생의학적 정보를 얻는 어려움이 인간을 비참하게 만들고 착취하는 연구에 대한 충분한 정당화가 될 수는 없다.

DNA가 운명인 것은 아니다

클론―복제된 생물체―은 원래의 것과 DNA의 배열순서는 동일하지만 "완전히 동일한 복사본"이라고는 볼 수 없다. 살아있는 모든 것 성장하는 과정의 환경적, 사회적 요인들이 고유의 개별성과 어우러진 흔적을 가진다. 이는 유전학적으로 동일한 쌍둥이라도 마찬가지다. 유전적, 생화학적, 생리학적 과정의 단순합만으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언어의 학습, 역사적 지식의 전수, 새로운 지식산출, 음악, 미술, 다른 문화의 창조와 습득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문화와 사회는 생리적 과정의 밖에 있기 때문에 유전자나 세포를 통해서 전수될 수 없다. 그것은 단지 조직 사회내에서 인간끼리의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전수될 수 있다.

자연에 대한 대규모의 불경(不敬)

복제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복제 그 자체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생물학적 특성이 알려진 성인의 세포핵은 다른 유전자를 이용하거나 변형 따위를 이용해서 "성능개선(enhancement)"작업을 위한 재료로 이용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은 "성능개선"작업을 거친 '제품'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크고, 기타 우수한 사회적, 지적, 육체적 기술을 가진,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이라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하지만 매우 문제꺼리가 많은 이 분야는 문화적으로 한정되었을 뿐 아니라 자의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성능개선"을 위한 우생학적 시도를 무제한적으로 가능하게 할 것이다.

다양성의 손실은 위험하다

예측가능한 미래에 복제기술이 인간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동물들에게만 적용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유연한 대응과 질병에 대한 적응 따위를 통해 자연에 살아있는 생물들이 계속 생존하는 것은 대개 유전적 가변성의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제가 계속된다면 이런 특징들은 없어지고 만다. 1970년대 미국에서 곡물들의 수확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던 것은 유전적으로 너무 협소한 단작경영(monoculture)때문인데, 이는 복제기술이 사용될 때 빚어질 수 있는 모습을 선구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컨베이어벨트에서 만들어지는 동물들

복제에 대한 옹호자들은 복제기술을 통해 미래의 축산용 동물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보다 부드러운 모(wool)를 가진 양, 우유를 더 많이 생산하는 젖소 등등. 어떤 동물들은 인간에게 유용한 약품이나 인간장기의 이식을 위해 인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게 될 것이다(transgenic). 그러나 우리가 과연 이런 동물들을 단지 인간의 필요에만 소용된다는 점때문에만 유용한, 수지맞는 '살아있는 공장(biofactory)'으로 취급하려는 준비가 되어있는가? 우리가 다른 동물들을 바라볼 때 효용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이미 체계적으로 윤리의식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존중의 훼손

미리 정해진 표준에 따라 산업적으로 생산된 농업용 동물들[축산농가용 동물들]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분위기에서는 필연적으로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경멸로부터 잘 격리되어있다는 주장이 더이상 지지받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 ― 어린이, 빈민, 노인 등 ― 을 보호하려는 사회복지프로그램이 붕괴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와 더불어 동물들을 상품으로 취급해오던 우리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유전적 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대해오는 것과 인간 생활에서의 능력이나 종족들의 자연적 변종에 대한 존중이 감소하는 것이 서로 관련된 것이라는 것을 우리의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알 수 있다.

기술적 실천을 민주화하자

유전공학은 주로 공적인 세금을 통해 발전한 기술이다. 그러므로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결정을 하기에 앞서 시민들의 관심을 반영해야만 한다. 최근 ― 2월 26∼27일 ― 타임(Time)과 CNN이 성인 1,1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3%의 미국인이 인간복제에, 66%가 동물복제에 반대했다. <책임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CRG)>는 인간복제에 대한 전세계적인 반대운동과 동물복제의 윤리학과 지혜에 대한 대중적 논쟁을 벌일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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