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센터(종료) 미분류 1998-12-15   812

[02호] 4. 수돗물 불소화와 시민참여

― 11월 월례토론회 지상중계

11월 21일(토) 오후 4시 20분부터 약 두 시간여에 걸쳐 우리 모임의 11월 월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의 월례토론회는 지난 8월 이후 대중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돗물 불소화의 안전성과 윤리적 측면에 관해 이루어졌다. 이날 발제는 [환경보건학적 관점에서 본 수돗물 불화사업]이라는 제목으로 건강사회실현을 위한 치과의사회(건치)의 한영철 선생님이 맡아 주셨고, 지정토론은 우리 모임 환경 및 생명공학 분과의 박병상 선생님이 해 주셨다. 먼저 발표와 토론요지를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발제(한영철) 수돗물 불화사업은 특정한 이해관계에 의해 주장된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지니는 것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충치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뛰어난 보건예방 사업이다. 불소가 원래 자연환경 속에 일정 농도 존재하는 자연물질이며 전문학술지에 실린 바 있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낮은 농도(1ppm 전후)에서

의 안전성은 이미 입증되었으므로, 수돗물 불소화에 내재한 위험성에 대한 언론보도는 오도된 측면이 크다. {녹색평론} 등이 주장한 불소의 위해성 사례들은 고농도의 불소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는 수돗물 불소화와는 무관하며, 이와 아울러 공개적인 대화와 토론을 기피하는 {녹색평론} 측의 태도를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토론(박병상) 잘 판단이 서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토론을 맡게 되었다. 수돗물 불소화사업의 위험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리라 본다. 먼저 불소가 독극물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따라서 농도가 문제가 되는데, 이러한 농도를 어떤 기준에 따라 정할 것인지가 모호하며 한계치가 어딘지에 대해서도 상이한 진술들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불소는 수돗물 이외의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몸 속에 들어올 수 있으며, 이들이 몸 속에 잔류하여 농축되는 경우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이미 보고된 바와 같이 불소는 치아반점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수돗물 공급체계에서 치명적인 기술적 실수가 일어나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토론에 대해 한영철 선생님은 불소의 몸 속 잔류효과가 극히 미미하여 예상했던 바와 같은 효과를 가져오지 않으며, 치아반점에 대해서는 언론보도가 과장된 측면이 크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루어진 전체토론 시간에는 여러 사람의 문제제기와 답변이 이어졌다. 먼저 김환석 선생님은 문제를 과학적인 쟁점으로 한정시킬 것이 아니라 수돗물 불소화가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또 실험실 상황에서 벗어나 사회 속으로 특정한 기술이 도입되었을 때에는 다른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 STS교육 분과의 김추령 선생님은 일상 속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는 과학기술의 혜택에 대해 한편으로 긍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일반 시민들의 정서를 설명하면서, 적어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기 전까지는 수돗물 불소화를 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답해 서울대 치대의 문혁수 선생님은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치과의사들의 기존의 권위나 기타의 전문가적 특권에 의해 추진되어 온 것이 아님을 말하면서, 여러 겹의 안전장치 때문에 오작동이나 실수에 의한 위험은 극히 적다고 답변했다.

우리 모임 회원과 건치 회원 분들을 포함하여 약 20여 명이 참여한 이날의 월례토론회는 비록 구체적인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수돗물 불소화를 둘러싼 여러 가지 쟁점들에 대해 서로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토론회가 끝난 후 남은 사람들은 9시까지 철학까페 느티나무 등에서 2차에 걸친 뒷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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