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1996-03-30   1031

노수석 군 사망에 대한 성명

폭력적 공권력 행사가 부른 또 하나의 죽음, 노수석 군 사망에 대한 성명서


1. 29일 오후 6시경 등록금 인상률 조정과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이던 연세대 대학생 노수석군이 경찰 진압과정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지역 대학생 1만여명이 대학별로 등록금 인상률 조정과 김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를 촉구하는 결의대회 및 동맹휴업을 벌인 뒤 거리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퇴로없이 진압봉을 휘두른 경찰의 강경진압에 의해 상당수의 학생이 부상당하고, 쫒기던 과정에서 노군이 숨진 것이다.


2. 또 다시 한 대학생을 죽음으로 까지 이르게 한 경찰의 불합리한 시위진압에 우리 국민은 분노와 경악을 넘어 처참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박종철, 이한열, 강경대  등 수많은 열사들의 죽음이 또 다시 악몽으로 떠오르고,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우리의 아들 딸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어야 하는지, 도대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이기는 한 것인지, 도대체 이러고도 김영삼 정부는 문민정부의 개혁을 또다시 입에 올린 것인지…..


3. 부모의 동의하에 공정한 부검 실시 등으로 노군의 사인을 한치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명확히 규명해야 함은 물론이고, 이러한 과잉진압을 초래한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법적 처벌도 마땅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권력의 합리적인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인 구조의 확립이다.  우선 공권력의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 시위로 인해 교통혼잡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는 시민 뿐만 아니라 그 시위대도 시민으로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시위자를 보호 하기는커녕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경찰의 공권력은 무엇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폭력이며, 이러한 보호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어떠한 폭력적인 공권력도 행사되어서는 안된다.


 4. 노수석군의 사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 지지는 않았지만, 진압 경찰에 의한 직접적 구타에 의한 것이든, 강경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심장마비이든, 어쨋든 노수석군을 죽음으로까지 이르게 한 것은 우리의 반민주적인 정치, 사회 구조이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이고,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집회, 시위는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한 형태이며, 정부는 그것에 귀기울여야 마땅하고, 경찰은 그것을 안전하게 보장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의 의무이며, 그것을 보장받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다.  이제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 문화 정착과 그것을 하나의 여론으로 귀기울여주는 정부의 태도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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