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차별금지 2017-08-30   621

[공동논평] 개헌 토론은 헌법에 기초해 평등의 가치를 확산하는 과정이 되어야

개헌 토론은 헌법에 기초해 평등의 가치를 확산하는 과정이 되어야

– 국회 개헌특위 전국 순회 국민대토론회에 부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내일(8/29)부터 한 달간 전국순회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국회가 “자유 평등 등 헌법 가치 강화를 위한 현행 기본권 조항의 개선”을 제안하고 있음에 주목하며, 국민대토론회가 헌법 개정에 관한 실질적인 시민참여 토론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개헌특위는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표현하는 것, 평등권의 차별금지 사유를 추가하는 것에 관해 “대체로 공감”을 이루었다고 자료집에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개정은 조문의 표현 문제에 그치지 않고 평등에 대한 감각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것이며 한국사회가 더욱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일조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분명한 점은, 현행 헌법에 부족함이 있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헌법은 누군가의 인권을 부정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누려 마땅한 권리다. 현행 헌법이 차별금지 사유로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유에 대해 차별이 허용되는 것이 아님도 당연하다. 개헌특위가 제안한 ‘장애, 인종, 언어’에 대해서도 개헌과 무관하게 차별이 금지되며, 현재 논의에서 적시되지 않는 수많은 사유들-종교, 나이, 학력, 병력,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가족형태, 출신국가 등-에 대해서도 차별은 금지된다. 따라서 개헌특위가 개최하는 국민대토론회는 차별이 허용되거나 금지되는 사유를 따지는 토론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헌법의 기본정신에 따라 평등의 가치를 익히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는 개헌 논의를 틈타 차별을 선동하는 세력들의 움직임을 우려한다. 이들은 ‘동성애 합법화 반대’를 내걸고 ‘동성애 동성결혼 개헌반대 국민연합’을 결성하여 서명을 받거나 집회를 여는가 하면, 오늘(8/28)은 ‘외국인 기본권 확대 개헌안의 문제점’에 관한 포럼을 국회에서 열고 있다. 이들은 ‘동성애는 하늘의 섭리에 반한다’거나 ‘차별금지사유에 인종이 추가되면 무슬림에 의한 피해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등의 편견과 왜곡에 기대어 차별을 선동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대한민국 헌법이 가리키는 차별금지와 평등의 정신을 정면에서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반헌법적 주장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의 움직임을 국회가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포럼이 국회에서 열리고 일부 국회의원이 축사를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1일 “동성애를 헌법개정을 하면서 허용하려는 시도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인들의 반헌법적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국회는 앞으로 진행될 개헌 논의에서 차별을 선동하는 발언과 주장이 횡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개헌 논의 과정이 차별을 확산하는 과정이 된다면 조문이 어떻게 개정되든 개헌의 정당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대한민국 헌법이 이미 차별금지와 평등을 선언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인 이유도 그것이다. 차별금지와 평등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 속에서 획득되는 가치다. 개헌 논의는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자리매김될 때에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세력들이 혐오에 기대어 역사를 되돌리도록 둘 것인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혐오에 단호하게 대처하며 평등을 이루어갈 것인가. 국회의 현명한 역할을 기대한다.

 

2017년 8월 28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SOGI법정책연구회, 강남역 10번출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교육공동체 나다,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노동당, 노동자연대,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다양한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 대학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대한불교청년회,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무:대(ACETAGE), 무지개 예수(로뎀나무그늘교회, 섬돌향린교회, 성공회 길찾는교회,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성평등과 정의 분과,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혁명기도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중연합당, 믿는페미,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법인권사회연구소,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 불교생태컨텐츠연구소,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위원회, 불교환경연대,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새사회연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섬돌향린교회,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적소수자문화환경을위한모임 연분홍치마, 신대승네트워크, 알바노조, 언니네트워크,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원불교환경연대,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주공동행동, 이주민방송 MWTV, 인권교육 온다,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연구소 창, 인권연극제,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해방열사_단, 장애해방운동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불교네트워크, 전북평화와인권연대,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종교와젠더연구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좋은벗,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페미넷, 페미당당, 평화의 친구들, 학술단체협의회, 한국HIV/AIDS 감염인연합회 KNP+,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 전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동하는의사회, 홈리스행동(현재 107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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