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들과 함께 서명을] 힘겨워도 우리는 즐겁다!!


광장에서 쫓겨난 우리들, 그러나
아무리 험난해도 잃은 것을 찾는 우리는 즐겁다!


지난 토요일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30도를 웃돌던 일요일 오후, 참여연대 조례 개정팀과 인턴들은 서울역으로 향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에는 약 7,000여명(경찰추산 5,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언론악법 중단, 용산 참사 해결, 4대강 사업 중단 등을 요구했다.
 


덥다 못해 뜨거웠던 지난 일요일

더웠다. 더웠다. 너무 더웠다.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 생각나는 것은 ‘무지하게 더웠다‘라는 것이다. 비라도 오면 어쩌나 걱정하던 마음이 우스울 정도로 너무 더운 일요일 오후였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분홍색 종이 모자를 쓰고 7000여명의 사람들로 꽉 찬 뜨거운 아스팔트 위 서울역 광장을 우리는 서명용지와 피켓을 들고 돌아다녔다. 그래도 한마음으로 모인 대회 참가자들이었기에 서명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시간이 지나고 용기가 생긴 우리는 지나가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서명을 받기로 했다. 성공한 자의 과거는 비참할수록 아름답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듣지도 않고 지나쳐 버리는 사람들, 손사래를 치던 사람들, 쏘쿨족들에게 겨우 받은 몇장의 서명용지와 함께 우리는 사람들의 냉대와 아스팔트위의 열기를 한꺼번에 경험했다.

그러나 한마음으로 모인 대회 참가자들과 우리는 서로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었다. 우리보다 더 열심히 서명을 받으시던 수임인(서명 도우미)들 그리고 서울시민만 서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안타까워하시던 타 지역 주민들, 서로 서명해주며 파이팅이라고 외치고 돌아서는 이들의 뒷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우리는 왜! 이 좁디 좁은 서울역에 모여야 하는가?

‘잔디보호, 출입금지’

푸르른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 꽂혀있던 푯말이 생각난다. 몰래 들어갔다 학교 아저씨께 혼나며 쫓겨나는 학생도 종종 있었다. 학생이 아니라 잔디가 주인이던 그 운동장은 여전히 닫혀 있을까.

그리고 여기, 이제 시민이 아닌 서울시가 주인이 되어버린 서울광장이 있다. 광장은 언제나 열려있어야 광장이다. 그런데 그 광장이 닫혔다. 겉으로는 활짝 열린 듯 보이는 저 푸른 초원은 사실은 소통하지 못하는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서울 시장의 입맛에 따라 열고 닫힌다. 대한민국 시민들의 돈으로 조성되었고, 오랜 시간동안 시민들의 마당이 되어왔던 서울광장이 이제는 어디에도 하소연 할 곳 없는 약자들의 목소리와 잘못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을 몰아내고 죽은 공간으로 시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국민은 집회의 자유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자유와 권리를 되찾기 위해 모였다!

서울역에 모인 대회 참가자들은 서울시에 의해 불법시위 집단이 되어 서울광장에서 쫓겨났다. 우리는 서울시와 서울시장에게 허락을 받아야만 광장에 들어갈 수 있고 서울시는 경찰차를 방패삼아 시민들을 몰아내고 있다. 누가 우리를 불법시위 집단으로 몰고 있는 것일까. 서울시는 무엇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금지시키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서울시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어쩌면 대답 없는 외침이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도 문득 든다. 내 것을 찾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누가 알았을까.


손예진.bmp그래도 우리는 늘 즐겁다. 잃어버린 우리 것을 찾는 일인데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일요일 오후 모인 참가자들과 우리는 여기 좁은 서울역 광장 바닥에 앉아 다 같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각자 하는 말은 달랐지만 결론은 하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리고 우리 서울광장에서 편안하게 얘기하게 이제 그만 광장 좀 열어라.

<서울광장 조례개정팀 인턴 송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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