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세월호참사 2014-04-24   2851

[성명] 비통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실종자들의 생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비통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비통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실종자들의 생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참사 원인과 구조실패, 철저하게 규명하고 책임 추궁해야
시민의 안전과 행복에 우선순위를 두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가적 사회적 노력이 시작되어야

 

세월호가 침몰한 지 일주일 이상 지났지만 기다리던 실종자의 생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망망대해도 아니고 연안에서 배가 침몰하고 300여명이 실종되었는데 일주일 넘게 한 명도 생환하지 못하고, 사망자만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충격과 아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려우나 이 땅을 함께 살고 있는 우리들도 참담하고 애통하다. 희생자들을 가슴 깊이 애도하며, 실종자들의 기적 같은 생환을 기원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번 사고 생존자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겪은 충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피해자와 그 가족, 국민들 모두가 겪은 고통을 함께 이겨내는 데 정치적 이해나 진영 갈등 같은 것이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을 색안경을 쓰고 보거나 악의적으로 매도하는 언행은 2차 피해로 이어지므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생존자와 피해 가족들에게 그리고 우리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줘야 할 때이다.

 

지난 8일 동안 구조 과정에서 선장과 선원, 선박회사, 그리고 해경을 비롯한 정부가 취한 조치들은 상식 이하였고, 결과적으로 이 사건을 수많은 생명들이 어이없게 희생된 충격적인 인재로 만들고 말았다. 이번 참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재난 중에도 침착하게 대응한 어린 교사와 학생들, 그리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 일부 선원들의 희생이다. 그들은 무책임한 선주와 선장, 그리고 우왕좌왕하는 해경과 정부와 달리 질서정연하고 차분하게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한 대가로 도리어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따라서 선장과 승무원들의 직무유기, 초기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구조에 실패한 해양경찰의 안이한 대응, 정부 전체의 초동 대응 실패와 무능에 대한 철저하고 체계적인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이 필요하다. 특히 해경과 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추궁 없이 선장과 승무원들의 과실로만 책임추궁이 축소될 경우 피해 가족들이나 국민들이 용납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출항부터 침몰 때까지 모든 단계에서 발견되는 충격적인 부실과 부패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 선박의 안전을 무시한 증축과 허가 과정, 출항 전 선박 미정비와 안전점검 부실, 과적과 과속운행, 더 나아가 정경유착 의혹 등 이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각 단계에서의 부실과 부패에 대한 진단과 규명과 책임추궁이 필수적이다.

 

이 참사를 계기로 대형 재난 발생 후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참사로 대형 재난의 발생 가능성이 우리 주변에 상존하는 반면 우리 사회가 이에 너무 취약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되었다. 만약 원전과 같은 시설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이번 사건처럼 초동대처에 우왕좌왕했다면 그 피해는 필설로 다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우선, 신속한 구조와 효율성을 우선에 두는 지휘체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한 모든 자원 동원, 피해자 입장을 이해함으로써 상호 신뢰를 통한 원활한 구조 진행 등 재난구조에 있어서 기본 원칙부터 정립해야 한다. 또한 대형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 방지 시스템과 제도에 대한 점검과 보강도 절실하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후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개선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충분히 검토하여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사회의 우선순위에 대해 사회적인 대토론이 시작되어야 한다. 선박회사는 경비를 절감하고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이유로 선원들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낡은 선박을 사들여 개조했다. 승객의 안전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이것은 비단 청해진 해운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직장과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사실상 정부에 의해서 강조되는 덕목이다. 한편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방위비 지출국가이지만 이번 사건에서 국가는 정작 재난에 처한 시민들의 안전은 지켜주지 못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군함과 군대가 있지만 전문적인 해난구조 인력과 장비는 턱없이 부족했고 낙후되어 있었다. 이를 위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소도 제대로 없다. 군사적인 즉응태세는 강조되고 수많은 군사훈련이 연중 반복되지만 재난대비 즉응태세는 강조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재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에 두는 방향으로 국가적 사회적 투자의 우선순위를 변경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돕고, 시민들이 사회적 자연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의 정책투자의 우선순위를 변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토론을 촉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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