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이리스, 스노보드 대회 구경이나 하라구요?


<아이리스>, 스노보드 대회엔 열려있는 광장
상업화 돼가는 ‘서울의 광장’ 걱정스럽다

참여연대 행정감시팀 신미지






길이 100m, 높이 34m.



머릿속으로 대충 그 크기를 그려봐도 어마어마한 ‘점프대’가 지금 서울의 중심, 광화문 한복판에 설치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1일, 개장할 때부터 논란이 됐던 ‘광화문광장’이 이번엔 스노보드 대회장으로 변신중이라고 합니다.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2009 서울스노우잼(Seoul Snow Jam)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 엄청난 높이의 점프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에는 놀라움과 기대가 묻어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뉴스보도나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에서 드러났듯 황당함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우선, 너무 위험해 보입니다. 현재 조성되고 있는 점프대가 FIS(세계스키연맹)의 국제기준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행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됨과 동시에 경기역사상 처음으로 도심에서 열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안전시설들도 함께 설치되겠지요. 하지만 지난 8월, 급하게 진행되었던 광화문광장의 개장과 함께 가장 먼저 제기되었던 안전성 문제는 이번에도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개최’에 넋 나가, 안전성은 외면




‘세계 최초 개최’는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경험도 전무한 대회를 스키장이 아닌 도로 한복판 광장에서 개최하는 것에는 걱정부터 앞섭니다. 아파트 13층 높이에서 점프를 하는 선수들이 혹시라도 떨어지게 됐을 때, 그들이 숲이나 눈밭이 아닌 아스팔트 차도로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여전히 광화문광장의 안전성은 커다란 돌 화분 몇 개에 담보되어 있는 상태에서 말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총 17억원의 예산이 든다고 합니다. 그 중 5억원은 서울시가 지출하고 기업으로부터 12억원의 후원을 받아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업의 후원을 받고, 모자란 부분을 서울시가 지출해 볼거리와 홍보 효과까지 얻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난 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도 그랬듯이 드라마 촬영이나 서울시 홍보, 기업행사에는 거침없이 허용되는 광장에서 시민들은 계속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행사취지를 ‘서울 도심의 멋진 풍경이 전세계 100여개국에 방영되어 서울과 대한민국의 위상 강화와 동시에 동계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알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보탬이 되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세계에 알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드라마와 세계대회가 열리는 화면 속에 비친 화려한 서울 풍경만큼이나 그 안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삶이 풍요롭고 민주적인지 입니다. 참고로 2009년 서울시는 홍보예산으로 400억원을 사용했습니다.



권력과 자본에게만 열려 있는 서울시 ‘광장들’

‘세계 최초 개최’는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경험도 전무한 대회를 스키장이 아닌 도로 한복판 광장에서 개최하는 것에는 걱정부터 앞섭니다. 아파트 13층 높이에서 점프를 하는 선수들이 혹시라도 떨어지게 됐을 때, 그들이 숲이나 눈밭이 아닌 아스팔트 차도로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여전히 광화문광장의 안전성은 커다란 돌 화분 몇 개에 담보되어 있는 상태에서 말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총 17억원의 예산이 든다고 합니다. 그 중 5억원은 서울시가 지출하고 기업으로부터 12억원의 후원을 받아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업의 후원을 받고, 모자란 부분을 서울시가 지출해 볼거리와 홍보 효과까지 얻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난 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도 그랬듯이 드라마 촬영이나 서울시 홍보, 기업행사에는 거침없이 허용되는 광장에서 시민들은 계속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행사취지를 ‘서울 도심의 멋진 풍경이 전세계 100여개국에 방영되어 서울과 대한민국의 위상 강화와 동시에 동계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알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보탬이 되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세계에 알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드라마와 세계대회가 열리는 화면 속에 비친 화려한 서울 풍경만큼이나 그 안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삶이 풍요롭고 민주적인지 입니다. 참고로 2009년 서울시는 홍보예산으로 400억원을 사용했습니다.




 


권력과 자본에는 관대하게 열리는 서울의 광장들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없는 대표적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광장을 사용하려면 스스로의 자발성이 아닌 서울시장의 허가와 경찰의 감시 아래에서만 가능합니다.



광장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서 광장을 연구한 한 학자(프랑코 만쿠조)는 말합니다.



“우리는 광장을 박제화하거나 대규모 관광산업 또는 고부가가치의 상업행위 대상으로 몰아감으로써 도시가 현재에도 기능하는 존재임을 망각하고 이를 과거의 세트장으로 전락시키려는 위험에서 구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6월부터 ‘서울광장 조례개정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서울광장을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 6만 여명의 시민들이 이미 서명과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서명을 받는 활동가들의 손에 작게 접힌 만원을 후원금으로 꼭 쥐어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광장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려고 조례를 개정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광장에서 집회만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광장에서 집회만 하겠다고 조례를 바꾸자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그 어느 곳도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권력, 자본에겐 활짝 열린 광장이 시민들에게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구경꾼이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바뀔 순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선 서울광장의 조례를 바꾸고 그에 맞춰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등 전국의 다른 광장들의 운영방침이 차례로 바뀌길 기대합니다.

서울광장 조례개정 서명운동의 마감이 이제 10일 남았습니다. 광장을 사용할 권리는 권력, 자본이 아닌 시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져야 합니다. 지금 바로 서명에 동참해주세요.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중복게재 됩니다.





▶ 서명참여방법 (www.openseoul.org)

  – 서명용지를 [다운로드] 받아 본인은 물론 주변 서울시민의 서명을 받아 사무국으로 보내주세요


  – 보내실 주소 : 110-043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132번지 참여연대 5층 행정감시센터 앞


  – 연락주시면 서명용지를 보내드립니다(전화 : 02-723-5302, 이메일 tsc@psp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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